[O명에게 물었습니다] "싸이월드 배경음악, 기억하세요?"

추억은 방울방울...그 시절 모두가 사랑했던 '싸이월드'가 돌아온다

박윤미 기자 | 기사입력 2021/10/01 [17:13]

[O명에게 물었습니다] "싸이월드 배경음악, 기억하세요?"

추억은 방울방울...그 시절 모두가 사랑했던 '싸이월드'가 돌아온다

박윤미 기자 | 입력 : 2021/10/01 [17:13]

▲ (사진=팝콘뉴스, 싸이월드)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과 이야기들을 골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습니다. 그동안의 일방향 보도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들과 소통하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뉴스입니다. 예민한 사안의 경우 의견을 주신 분들의 성함을 닉네임으로 대신하거나 블러 처리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몇 차례 컴백을 예고했던 '싸이월드'가 조만간 돌아오긴 할 모양이다.

 

싸이월드는 1일 오전 10시 42분 싸이월드 모바일 웹과 은둔 기간 중 개발한 새로운 서비스의 UX(User Experience)를 공개했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 측에 따르면 새로운 싸이월드 UX는 기존 싸이월드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와 미니홈피를 떠올리게 하는 블루를 사용했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싸이월드만의 고유한 '서비스 아이덴티티'인 방문자 수, 일촌, BGM, 도토리, (일촌)파도타기 등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복구해 회원들에게 추억을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최근 트렌드에 익숙해진 MZ세대 등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게끔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진화한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차별화되고 고유한 서비스를 통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현재의 SNS와는 다른, 그러면서도 1세대 미니홈피의 한계를 뛰어넘은 확장 가능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일 현재 이용자들이 달라진 싸이월드를 체감할 방법은 없다. 

 

새 UX 공개일이 1일 오전 '10시 42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흑역사 소환'을 은근히 기다렸던 이용자들은 '10월 첫날, 싸이(42)월드'와 같은 의미를 가리켜 '10월 1일 10시 42분부터 예전처럼 싸이월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이 예상은 빗나갔고 접속을 기다렸던 이용자들은 실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싸이월드제트는 올해 3월 서비스 재개를 예정했으나 세 차례(5월, 7월, 8월) 연기한 바 있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서비스 개시 시점을 미리 밝혔다가 연기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식 이용 가능 일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현재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사용자 아이디를 찾을 수 있다.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카카오톡으로 발송되는 인증 절차를 거치면 화면에 "싸이월드 ID를 찾았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가입 일자 및 아이디가 나타난다. 아이디는 메일주소 형식으로 돼 있다.

 

아이디와 함께 도토리, BGM, 게시물, 동영상, 사진 등의 게시판에 보관된 콘텐츠의 양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사이버 머니 격인 '도토리'는 지난 8월 31일 환불 절차가 종료됐다.

 

싸이월드는 2000년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 30~50대 중 싸이월드 그리고 미니홈피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다. 

 

싸이월드는 하나의 문화였으며, 한 사람의 갤러리였다.

 

물론 싸이월드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등장한 까닭에 주로 피처폰에 내장된 저화질 카메라나 똑딱이로 불리는 1세대 디카로 촬영한 사진들을 공유하는 정도였으나, 그조차도 당시로서는 기술혁명이었다. '싸이월드가 대한민국 카메라 기술을 키웠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싸이월드와 카메라 기술 발전은 일정 기간 행보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기억에서 흐려져 가는 옛 친구들을 건너건너 찾는 재미도 싸이월드의 매력 중 하나였다. '일촌'이나 '파도타기'로 불리던 이것은 지금으로 치면 SNS의 '팔로워' 또는 '친구추가' 같은 개념인데, 당시로서는 전화번호를 알지 못하는 옛 인연을 찾아내는 재미가 매우 쏠쏠했다. 

 

싸이월드, 하면 '그 시절 감성'을 빼놓을 수 없다. 스킨(배경)이나 미니미, BGM(배경음악), 다이어리 등은 사용자의 취향이나 생각 등을 엿볼 수 있는 힌트였다. 세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촌스러울 수 있으나, 그럼에도 되돌릴 수 없는 '청춘의 기록'인 것만은 분명하다.

 

일일 방문자 수 그리고 방명록 개수와 게시물에 달리는 댓글 등은 인기의 척도가 되기도 했다. 한 번 남기면 자주 바꾸지 않는 '일촌평'은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또 다른 타인에게 비춰주는 것이라 상호 간 특별한 약속 없이도 대부분 칭찬 일색이었다.

 

싸이월드의 인기는 적잖이 오래 이어졌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카카오톡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시선과 손길 또한 새로운 곳으로 뻗어나갔다.

 

물론 IT 인구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대거 이동하는 중에도 일부 싸이월드 마니아층 이용자들은 충성심을 발휘하며 싸이월드의 아성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했다. 기존의 기술 환경만을 가지고는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업체 측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시대 흐름을 쫓았으나 이탈된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싸이월드는 2019년 10월 11일, 1999년 서비스 개시 20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서비스 종료 후 2년 만인 현재, 싸이월드 서비스 재편 및 컴백 소식은 싸이월드를 잊고 살았던 기존 이용자들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사진을 미처 백업하지 못한 이용자들도 이번이 기회라는 듯 서비스 재개를 손꼽고 있다. 이러한 점을 놓고 볼 때 싸이월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는 '추억소환'이나 '그때그시절', '흑역사' 등을 해시태그로 한 개개인의 과거 사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싸이월드는 당시 인기만큼이나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미니홈피에 스킨이나 BGM, 미니룸 등을 취향에 맞춰 장착하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아이템은 선물할 수도 있었는데, 물리적 거리가 있는 일촌 사이에서는 특별한 날 현물 대신 스킨이나 음악으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당시 유행이었다. 싸이월드는 스킨 사용기한을 7일, 한 달, 평생 단위로 금액을 달리해 팔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지갑 사정이 각기 다른 이용자들을 두루 살피면서도 모두에게서 소비를 끌어낸 똑똑한 마케팅이었다.

 

BGM은 한 번 사면 영원히 소장할 수 있어 그때는 '노래 부자'들이 많았다. 카카오톡이 제아무리 신기술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고는 하지만 (초기에) 배경음악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아 이를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나중에서야 카카오톡이 개인 프로필에 배경음악을 도입한 것은 이러한 욕구를 가진 이용자들이 있다는 증명일 수 있다.

 

머지않아 싸이월드가 재오픈된다는 소식을 접한 30~50대는 과거로의 추억여행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불킥(후회스러운 일 때문에 잠자리에서 이불을 걷어찬다는 의미)하게 되는 일이 생길 것을 염려하는 눈치다.

 

40대 최경선, 곽지혜, 신성현 씨는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만 수천 장인 열혈 이용자들이었다. 최경선 씨의 경우 미니홈피를 통해 사진을 취미로 가졌고, 업으로 삼았던 때도 있었을 만큼 싸이월드에 특별한 애정을 품고 있다. 곽지혜 씨는 현재 동거 중인 7마리 고양이 중 첫째 둘째 고양이에 대한 기록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잔뜩 보관돼 있다.

 

최경선 씨는 "사진 찍으러 다닐 때라 감성 충만한 곡들을 골라 배경음악으로 깔아두었었다"며 "하나같이 다 감성 충만한 노래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 하나를 고르라면 고인이 되신 마왕 신해철 형님의 '민물장어의 꿈'이다"고 말했다.

 

곽지혜 씨는 다른 사람들의 배경음악과는 차별을 두고 싶어 어스윈드앤드파이어(Earth, Wind & Fire)의 '셉템버(September)'를 배경음악으로 깔았었다 한다. 전람회 그리고 가수 김동률의 팬인 신성현 씨는 싸이월드 시절에도 김동률의 목소리가 좋아 '기억의 습작' 한 곡만을 배경음악으로 설정했었다고 말했다.

 

아기 둘 엄마가 돼 이름 공개하는 것이 매우 쑥스럽다며 닉네임 사용을 요청했던 하모니 씨는 학부 시절 힙합을 좋아해 레게머리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 그가 배경음악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노래는 래퍼 윤미래의 '메모리즈'. 하모니 씨와 같은 30대의 백보람 씨 역시 당시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힙합 장르인 프리스타일의 'Y'를 틀었던 것 같다며 오래된 기억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