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첫 비대면 장학금 전달식 열고 26명에 1430만 원 전달

(팝콘뉴스=박윤미 기자)* 울타리[fence]: 모든 사람이 가족과 이웃이 되는 이야기들.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와 가정, 학교 같은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간혹 울타리 없는, 누구보다 울타리가 필요한, 울타리 밖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스스로 울타리를 걷어찬 이들도 있습니다. 코너 [울타리]는 그런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그들에게 필요한 울타리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설한 코너입니다. 기사를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의 울타리를 활짝 열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8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제31회 강서약사장학회 장학금 전달식'. 임성호 회장(사진 오른쪽)과 정윤정 여약사담당 부회장(왼쪽) 사이에 장학생 모습이 화면으로 보인다.(사진=강서구약사장학회) © 팝콘뉴스


강서구약사회가 지역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강서약사장학회의 장학금 전달식이 어느덧 31회를 맞이했다. 그동안 장학회를 통해 꿈을 키운 학생들만 무려 700명이 넘는다.

지난 28일 '제31회 강서구약사장학회 장학금 전달식'을 열고 중·고·대학생 26명에게 55만 원씩 총 1430만 원을 전달했다. 올해 장학금 전달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첫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온라인 행사를 위해 강서구약사회는 강서구 화곡동 소재 약사회관 지하 강당에 조촐하게 식장을 꾸려 비디오카메라를 켰다.

이 자리에는 임성호 회장을 비롯해 정윤정 여약사담당 부회장, 이종민 의장, 박효식 자문위원 그리고 사회를 맡은 이진성 약사가 자리했다.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들은 각 가정에서 PC를 통해 줌 프로그램에 접속, 식을 관람했다.

강서구약사회는 1977년 11월 창립했다. 서울 강서구 안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모여 성금을 각출해 지역 소외 및 불우이웃들을 돕던 중 1991년 특별사업으로 강서약사장학회를 설립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묵직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강서구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약사장학회 설립연도에는 학생 세 명에게만 장학금이 전달됐다. 장학사업에 뜻 맞는 약사들이 특별성금을 각출해 장학금을 만들어 전달한 것이다. 이후 2000년부터는 약사회 회원 전원이 장학사업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6만 원씩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이번 전달식까지 무려 723명 학생이 3억 9600여만 원의 장학금을 받아 학업에 정진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장학생은 강서구청, 강서보건소, 강서경찰서, 강서소방서 등 각 행정기관에서 추천한 모범직원들의 자녀들과 시각 및 청각 장애인의 자녀, 강서구약사회에서 자체적으로 선발한 학생들이다.

강서구약사회 이종민 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계획한 일들을 잘 해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두가 힘들지만 그럼에도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시기를 바란다"며 "오늘 이 행사가 여러분이 인생을 개척하는 데 있어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인생의 계획들을 하나하나 성취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효식 자문위원은 "학생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꿈과 희망이다. 어려울수록 더 큰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 장학금을 계기로 가지고 있는 꿈을 잘 펼쳐나가기라 기대한다"는 격려를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에 열린 강서구약사회 장학금 전달식에는 항상 많은 내외빈이 참석했으며, 장학생들도 빠지지 않고 행사장에 모습을 비췄다. 참석 내외빈들은 학생들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하며 격려하는 시간을 항상 가져왔다. 그러나 올해 강서구약사회는 코로나19 4단계 조치로 인한 엄격한 제한을 지키기 위해 장학증서는 우편으로, 장학금은 송금 방식으로 전달했다.

내외빈의 인사말 또한 영상으로 대체됐다.

▲ 서울시약사회 한동주 회장.(사진=강서구약사장학회) © 팝콘뉴스


먼저 서울시약사회 한동주 회장은 "강서구약사회 회원들께서 무려 31년간이나 소외이웃들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쳐오고 있다. 장학기금을 마련하는 데 흔쾌히 노력해 주신 강서구 약사 회원 여러분들에 진심으로 감사 인사 전한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방역에 만전 기하고 건강과 안전에 주의 기울여 달라.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꿈을 향해 정진해 달라"고 격려사를 통해 인사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짧고 굵은 메시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코로나19로) 행사 규모는 축소됐으나, 그 의미는 축소될 수 없을 것"이라며 "매년 이렇게 뜻깊은 행사 만들어 주시는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하다. 또한 26명 장학생 모두 축하한다. 정부와 국회도 여러분이 마음껏 꿈 펼치고 이뤄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선우 국회의원은 강서구약사회 회원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장학생을 격려했다. 강 의원은 "많은 분이 뜻 모아 주셔서 이 자리가 가능했다"며 "장학생들은 오늘 이 자리를 디딤돌 삼아 더 멀리 더 높게 도약해 달라. 많은 사람이 항상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강서구약사회의 31번째 장학금 전달식이 있기까지 묵묵히 조력한 약사 회원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한편 스물여섯 명 학생에게는 희망 시그널을 전송했다.

노 구청장은 "요즘처럼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뜻을 모아 행사를 열어 주신 임성호 회장과 약사 회원 여러분께 매우 감사하다"라며 "지금 같은 어려운 때에 이러한 나눔은 장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학생들은 큰 자부심 품고 더욱 정진해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노현송 강서구청장이 영상으로 학생들과 약사회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강서구약사장학회) © 팝콘뉴스


강서구약사회는 지난해 제30회 강서약사장학금 전달식 또한 특별하게 치렀다.

매년 강서구약사회 회관에서 치르던 행사를 강서구 시각장애인센터와 청각장애인센터(수어통역센터)로 옮겨 진행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와 장학생으로 선발된 자녀들의 이동 편의 등을 고려한 강서구약사회의 배려이기도 하다.

이 전달식에 앞서 강서구약사회는 지난해 5월 12일 약사회관 지하 너른마당 홀에서 '제5차 상임이사회' 중 장학금 수혜 대상자를 기존에서 시각·청각 장애인 자녀까지 포함하는 안건을 상정, 통과시키기도 했다.

이번에 제31회 장학금 전달식을 비대면 방식으로 치른 임성호 회장은 "코로나 방역단계 강화로 사상 처음 비대면 전달식을 열게 됐다"며 "예년보다 전달식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학생들과 사이버 공간에서 얼굴 마주 보고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서약사장학회가 벌써 서른한 살 나이를 먹었다. 강서에서 약국 하시는 모든 약사 선생님들께서 우리 학생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모은 것이 무려 31년째다"며 "약사 선생님 중에도 어린 시절 어려움을 극복해내신 분들이 계시다. 그때의 어려움과 힘듦을 잘 아시기에 기꺼이 우리 학생들을 위해 31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결같은 마음을 내어 주실 수 있으셨다. 그러니 장학생 여러분들께서도 꿈을 많이 가져야 한다. 꿈이 결핍되면 인생은 가난해진다. 여러분 나이에는 많은 꿈을 가져도 된다. 그것은 여러분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꿈과 희망이 있는 여러분 미래를 강서약사장학회가 응원하겠다"고 인사말 했다.

장학금을 받은 26명 학생 대표로 최정인 숭실대학교 학생은 "뜻깊은 추억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약사님들의 기대에 부응해 큰 꿈 펼쳐나가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키워드

#울타리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