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째 취미, '걷기'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안광욱걷기약발연구소) © 팝콘뉴스


걷기는 과거 우리의 주요 이동수단이었다. 그러나 이제 주 이동수단은 교통수단이고, 걷기는 보조로 전락한 지 오래다. 취미라고 하기에는 필수적이지만, 취미로 갖지도 않으면 너무도 줄어들 위험이 큰, 걷기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인류 역사의 시작, 걷기


인류의 역사는 걷기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는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손으로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도구의 사용이 가능해졌다.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인간의 뇌 용량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고, 인간은 다른 동물과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었다.

신이 준 선물인지, 혹은 진화 과정에서의 터닝 포인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있어서 걷기의 의미는 절대 작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걷기에 소홀해졌다. 그에 따라 인간이 걷기로 누렸던 건강 효과 역시도 사라지고 있다.

제대로 걷는다면, 발에 있는 발 반사구를 자극해 장기 기능을 활성화하고, 몸의 근육과 골격의 기능을 교정하며, 혈액순환을 증진할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걷는다는 행위는 우리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주는 한편, 지구력과 인내력 등 정신적인 효과를 높여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또, 걸음걸이는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 중 하나이기에 걸음걸이로 자신의 인상,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 (사진=안광욱걷기약발연구소) © 팝콘뉴스

'제대로' 걷기 위한 노하우


그렇다면, '제대로' 걷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3단 보행을 생활화해야 한다. 우리가 걷는 동안 가장 큰 충격이 전달되는 순간은 발이 땅에 착지할 때다. 체중 전체가 발바닥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충격을 최대한 줄이고,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뒤꿈치-발바닥-발 앞부분을 차례로 닿게 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걸어야 한다. 걷기는 두 발과 두 팔의 상호 교차 운동이다. 그런데 누군가와 함께 걷는 일이 많아져서인지 걸을 때 두 팔을 움직이지 않고 걷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두 팔을 교차하지 않는다면, 두 발의 활동성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전신운동인 걷기의 효과가 감소하므로, 걸을 때 두 발은 물론, 두 팔의 움직임에도 집중하자.

세 번째로는 보폭은 약간 넓게, 속도는 약간 빠르게, 발끝은 11자를 향해 걸어야 한다. 걷기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이 세 가지에 대한 상식은 충분히 알고 있을 터. 하지만, 여기에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안광욱걷기약발연구소의 대표인 안광욱 소장은 "현재 자신의 걸음걸이 습관은 의지의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자기 스스로 걷고 싶은 대로 걷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즉 근육과 골격, 관절이 그렇게 걸을 수밖에 없도록 변형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걸음 습관을 바꾸는 것은 위험합니다. 보폭이 좁은데, 갑자기 넓히거나 보행 속도가 느린 사람이 갑자기 보행 속도를 높이거나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이 갑자기 11자로 걸으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안광욱 소장이 추천하는 걸음 교정은 6개월간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6개월을 잡고 보폭을 서서히 늘려나가고, 속도를 서서히 높여나가며 발의 각도를 서서히 11자에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건강하게, 몸의 무리 없이 걸음 교정이 가능하다.

▲ (사진=안광욱걷기약발연구소) © 팝콘뉴스

기초건강을 지켜줄 걷기 습관


기초건강에는 수면, 소화, 배설, 순환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포함된다. 그런데 어르신이나 장애인은 이러한 기초건강에 취약하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인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걷기는 자연스럽게 이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준다.

또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의 경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불편하고 불리한 상황에 부닥쳐 자존감을 잃기 쉬운데, 걷기를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장애인이나 어르신 가족 구성원 역시 함께 걸으면서 이러한 자존감을 회복시킬 수 있어 가족 모두가 걷기를 생활화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누구나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걷기. 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는 이들도 걸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에 안광욱 소장은 이러한 해결법을 이야기한다.

"5분, 10분이 날 때도 그냥 걸으면 되는데, 1시간, 2시간을 내지 못하면 낼 때까지 걷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현대인이 그렇게 자주 시간을 내기 힘들잖아요. 그러니 자투리 시간을 5분, 10분이라도 내서 쪼개 걸어야 합니다. 두 번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2초입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만 해도, 우리는 하루에 6시간에서 최대 10시간씩 걸었다. 걷기의 준비 자세인 서기, 걷기의 응용 자세인 뛰기까지 포함한 시간이다. 눈 떠서 밥 먹고, 다시 저녁상 보기 전까지는 매일 그렇게 걸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때는 대부분 길이 포장되어 있지 않은, 걸을 때 자극을 많이 줄 수 있는 지면이었다. 현대에서는 어떻게 해도 과거의 걷기 양과 걷기 환경을 맞출 수 없다. 대신 100보 같은 1보를 걸으며 우리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오래전에는 생활을 위해 필요했던 걷기, 이제는 취미로, 건강을 위해 이어가야 할 필수요소가 되었다. 우리도 이제 걷기 취미를 통해 매일매일 한 발짝 더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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