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화 칼럼]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란다

내 아이가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한경화 편집위원 | 기사입력 2021/08/11 [11:30]

[한경화 칼럼]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란다

내 아이가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한경화 편집위원 | 입력 : 2021/08/11 [11:30]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한경화 편집위원·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 요즘 자녀 키우기가 정말 어렵다는 고민을 토로하는 부모님이 많다. 공부 뒷바라지도 어렵고, 건강 관리며 친구 관계, 진로 선택도 너무 어렵다. 그런데 자녀 교육 중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단연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만큼 선하고 바른 인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부모님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좋은 인성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좋은 인성을 갖게 된다."

 

아이가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란다는 말은 아주 일반적으로 알려진 교훈이다. 그래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부모들은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런데 아무리 부모가 인위적인 노력을 해도 부모가 가진 정서적‧심리적 요인에 의해 발현되는 무의식적 생활 속 언행은 알게 모르게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어느 선배 교사가 쓴 글에서 '부모는 위대하면서도 치명적인 존재'라는 글귀를 읽고 딱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감했던 적이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그 부모에 대해 궁금증을 갖거나 어떤 부모인지 짐작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간혹 속을 썩이는 아이들의 상담을 위해 학교에 오신 부모 중 반듯하고 예의 바른 언행을 지니신 부모님을 뵐 때가 있다. 

 

교사들은 믿는다. '지금은 힘든 모습을 보이지만, 저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아이라면 곧 나아지겠구나'라고.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사춘기를 맞아 일시적으로 방황하거나 일탈하더라도 부모의 좋은 모습을 보고 자라며 생긴 곧은 심지가 결국엔 자신의 좋은 본성으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태우고 가는 차 안에서 교통 혼잡이나 약간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거침없이 욕설을 내뱉는 모습, 물건을 사러 간 상점에서 점원과 고성을 오가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 자신의 실익만을 따지며 보이는 인색하고 배려 없는 모습, 다른 이를 무시하고 업신여기거나 나쁘게 대하는 모습 등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자녀들은 언제 어디서나 보면서 자란다. 즉, 부모의 인성을 보면서 자녀들은 인성을 형성해 나간다.

 

SNS가 발달하며 한참 인기를 누리며 잘나가던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인성 논란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추락하거나 이미지에 심한 손상을 입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며칠 전 종료된 올림픽 야구 경기를 보며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하던 국민의 눈에 비친 선수 대기석에서 껌을 입 밖으로 넣었다 뺐다 하면서 무료하고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은 선수에게 쏟아진 비난은 최근 불거진 인성 논란 중 가장 안타까운 사례다.

 

얼마나 볼썽사나웠으면 해설을 하던 선배 입에서 "이러면 안 된다. 계속 파이팅 하는 모습,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즉각적인 발언이 나왔겠는가? 선수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무의식적인 모습이 카메라 렌즈에 잡혀 거센 인성 논란에 휩싸이게 되리라는 것을.

 

나 역시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보던 중 카메라에 잡힌 선수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솔직히 그 모습이 불쾌하기까지 했고, 분명 파장이 있을 거라는 예상까지 했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우리나라가 지고 있어서 더 속상한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고, 경기가 패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더 거세어졌을 것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져 연일 피해자들의 폭로 글이 올려온 뒤 청와대 국민청원과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로 이어져 국가대표 자격까지 박탈당한 두 선수의 사례 역시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인성 논란이 일기 시작하면 끝이라는 교훈을 주었다. 

 

항상 논란이 일면 그제야 손편지를 쓰고 사과문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는다. 다른 범법 행위보다도 인성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치명적으로 받아들인다. 가수, 배우, 모델, 스포츠 선수, 정치인, 경제인 등 유명세를 치르는 '공인'은 한 번 인성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 회복이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다.

 

'인성도 실력이다!' 이제 인성은 누구에게나 실력을 갖추고 스펙을 쌓는 일처럼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되었다.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인성에 빨간 불이 켜지면 순식간에 실력을 가려버리고, 몹쓸 사람으로 인식되어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퇴출당한다.

 

내 아이가 예쁘게 말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예쁜 언어생활을 실천해 보자. 내 아이가 선하고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선하고 바른 인성의 소유자가 되어보자. 내 아이가 언제나 나의 삶의 모습을 보며 영향받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 청소년들도 현재의 마음과 기분으로 친구를 괴롭히거나 비도덕적인 행동을 할 상황에 직면했을 때, 현재 내가 경솔하게 행한 말이나 행동이 훗날 인성 논란으로 이어져 언젠가는 곤욕을 치를 날이 오리라는 것을 명심하고 바른 인성으로 처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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