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취미, '스피닝'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디자인바디) © 팝콘뉴스


큰 소리로 울려 퍼지는 음악이 귀를 때리고, 심장을 두근두근하게 한다. 무대에는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면서도 입가에 웃음을 띠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보인다. 놀랍게도 이곳은 클럽이 아닌 피트니스 클럽이다. 스피닝으로 페달을 밟으며 춤을 추는 이들에게서 클럽에서 춤추는 이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클럽과 다름없는 분위기에서 즐기는 전신복합운동


스피닝(Spinning)은 '돌다(Spin)'라는 의미에서 파생되어 '바퀴를 굴리다', '페달을 굴리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현재는 스피닝 사이클 위에서 진행되는 실내 사이클링 운동을 말한다. 주로 음악에 맞춰 발로는 페달을 돌리고, 상체로는 춤을 추는 스포츠 활동이다. 그래서 스피닝에서는 신나면서도 빠른 템포의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혼자 제자리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지만, 스피닝은 지루함 대신 흥겨움을 선물한다. 여럿이 하나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다 보면, 운동을 떠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디자인바디 백종민 강사 역시 '재미'를 스피닝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사람이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하는데요. 제 모토는 '이왕이면 운동도 재미있게, 즐겁게 하자'거든요. 스피닝은 보는 즐거움, 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듣는 즐거움도 있죠. 그래서 모든 감각을 이용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운동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쯤 설명하면, 몸치나 박치의 경우에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몸치나 박치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스피닝의 매력이다. 춤을 잘 추지 못해도 자신의 흥대로 몸을 움직이면 되고, 박자가 맞지 않아도 느낌대로 페달을 밟으면 된다. 꼭 정해진 춤동작대로, 음악의 박자대로 맞춰야 하는 부담감은 내려놓고, 신나게 즐기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면 그만이다. 오히려 몸치나 박치여서 부끄러움에 클럽에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다면, 스피닝으로 한풀이를 해봐도 좋겠다.

▲ (사진=디자인바디) © 팝콘뉴스

무릎 부담 없이, 칼로리 소모 효과는 최대로


스피닝은 다른 어떤 운동에 비해도 운동 효과가 뛰어나다. 몸무게 등 개인 차가 있겠지만, 스피닝은 한 시간에 700~800kcal를 소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빠르게 걷기가 225kcal,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고 알려진 수영이 550kcal, 계단 오르기가 440kcal임을 감안해도 어마어마한 칼로리 소비량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스피닝으로 칼로리를 많이 소모할 수 있는 비결은 스피닝이 전신복합운동이기 때문이다. 상체로는 춤을 추고 있으며 중심부로는 자전거 위에서 균형을 잡고 있고, 하체로는 끊임없이 페달을 돌리니 춤과 자전거의 칼로리를 동시에 소모하는 효과를 낸다. 특히 스피닝의 경우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데,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뒤쪽의 햄스트링은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이라서 소모되는 칼로리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고강도 운동은 필수적으로 무릎을 많이 사용해 무릎 통증을 유발한다. 그러나 스피닝의 경우에는 무릎에 하중이 실리지 않으면서도 무릎 주변 근육과 신경을 자극한다. 그래서 의사들은 무릎을 많이 사용해 연골이 약해져 있거나 반대로 무릎을 너무 사용하지 않아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스피닝을 권하기도 한다.

따라서 연골이 약한 어르신, 휠체어에 오래 머물렀거나 보행이 어려웠던 장애인에게도 스피닝은 칼로리는 높으나 몸에는 부담 없는 운동으로 다가갈 수 있다. 또, 스피닝은 시각장애인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다. 후천적 시각장애인인 백종민 강사는 시각장애인센터에서 스피닝 수업을 이끌어가며 많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스피닝을 추천하고 있다.

"스피닝은 음악을 들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잖아요. 페달을 굴리는 것도 어떻게 하는 방법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박자를 맞추면 됩니다. 상체 동작도 단순하게 이루어져 있고요. 그래서 시각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죠. 게다가 시각장애인은 소리나 다른 감각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장애인보다도 더 스피닝을 즐겁게 탈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저변이 넓지 않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구기 종목에 취미를 갖고 싶다고 해도 방울이 달린 공으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전문적인 센터를 찾아가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스피닝은 시각장애인에게도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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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로 달려나가기 위한 자전거가 아닌 지금을 즐기게 만드는 자전거


코로나19로 인해 단체운동이 어려워진 지금, 실내 자전거를 구매한 이들이 많아지면서 스피닝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과거 피트니스 클럽에서 다 같이하던 스피닝이 각각의 집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도 실내 자전거만으로 스피닝을 할 수 있으며, 집 안에서 해도 층간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내려놓는 일이 없다 보니 비교적 부상의 위험도 적다.

이에 맞춰 유튜브나 운동 코칭 앱 등에서도 스피닝에 관련된 많은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을 통해 스피닝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주의할 점이 있다. 스피닝에도 난이도가 있는 만큼 초보는 가장 쉬운 난이도의 영상을 선택해야 한다. 어려운 영상을 택한다면 손을 놓고 스피닝을 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으며 음악이 너무 빨라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스피닝 이전에 올바른 페달링 자세를 배워야 안전하게 스피닝을 할 수 있는 만큼 기본 교육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스피닝은 강도 높은 운동임을 잊지 말고, 스피닝 앞뒤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 백종민 강사는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로 '휴식하지 않는 스피닝'을 꼽는다.

"체력도 좋고, 스피닝을 많이 하는 강사들 역시도 수업 중간중간에 휴식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데 초보자분들 중에서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아니면 자신감에 넘쳐서 스피닝을 쉬지 않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휴식이 없이 계속해서 운동하면 부상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서 힘들 때마다 잘 쉬고,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리듬에 맞춰 즐기다 보면 어느새 스피닝 애호가가 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두 바퀴로 목적지를 향해 달려 나가지 않아도 좋다. 이 자전거는 절대 넘어질 일 없이 즐기는 것에 의미를 두고 만들어진 자전거니까. 그 위에서 맘껏 춤을 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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