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취미, '요가'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는 요가(사진=수핫요가) © 팝콘뉴스


우리는 요가를 운동으로 받아들이지만, 요가는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어 정신을 통일시키는 인도 고유의 수행법이다. 인도 요가의 기원은 인더스문명이 태동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정신력을 기르기 위해 육체를 단련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발전해 왔다. 그렇기에 요가는 마음과 몸, 정신의 합일을 이루어 우리의 삶에 중심을 찾아가는 균형추 구실을 해준다.


지금까지 잘못 누려온 여유를 바로잡기 위한 요가


기이한 자세로 유연성을 뽐내는 운동을 요가라고 생각한다면, 요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던져 버리자. 요가는 평온한 표정으로 정신에 집중하기 위한 단계 중 하나다. 마음이 소란할수록 몸 역시 균형을 잃기 마련이고, 몸이 흔들리면 정신도 나약해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요가는 몸의 균형을 찾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수핫요가 한진아 강사는 현대인의 삶에 여유가 없는 이유를 '숨이 없어서'라고 표현한다.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며 사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요. 요가를 하다 보면 느린 호흡으로 바른 자세와 균형을 지속해서 의식하게 됩니다. 신체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건강해지는 것은 덤으로 얻어지는 효과고요. 사실은 내가 그동안 했던 안 좋은 자세와 습관을 잡아주어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육체적, 철학적, 심리학적 활동입니다."

현대인의 모습을 살펴보자. 스마트폰을 하느라 시큰거리곤 하는 손목, 모니터에 빨려 들어갈 듯이 구부러진 거북목, 잔뜩 긴장해 솟아있는 딱딱한 어깨, 분노나 화를 이기지 못해 악문 턱과 꽉 쥔 주먹, 의자 위에 흘러내려 갈듯 걸터앉아 펴기 어려운 허리 등 어디 하나 멀쩡해 보이는 부위가 없다. 이보다 더 좋지 않은 것은 이 지경까지 몸을 망가뜨린 우리의 잘못된 습관이다. 또한 흥밋거리에 집중하고, 화를 내며 나태하게 무너져 내린 우리의 정신과 마음이다. 더 많은 여유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닌, 지금까지 잘못 누려온 여유를 바로 잡기 위해 우리에게 요가가 필요하다.

▲ 요가에 필요한 도구들(사진=수핫요가) © 팝콘뉴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수련하는 방법


요가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물품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요가매트 하나면 충분하다. 아무도 없는 들판이나 흙바닥에서도 가능하고, 바람이 불어오는 강변에도 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몸 상태나 하고자 하는 요가에 따라 안전을 위해 블록이나 스트랩, 케어링, 볼스터, 담요 등의 보조도구가 필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요가는 독학하기에는 어려운 운동이다. 초보자는 동영상을 보면서 요가 동작을 취할 때, 스트레칭 정도의 초급 과정까지만 따라 하고, 중급 이상의 난이도 있는 동작을 배우기 위해서는 요가 전문센터에서 전문가의 섬세한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요가 전문가의 리드대로 특정 동작을 실천해야 몸이 바닥에 놓인 상태나 힘을 쓰고 있는 방법과 방향, 호흡의 패턴, 지금 하는 생각 등을 인지하며 요가를 진행할 수 있다.

이제 전문가의 조언대로 요가를 제대로 배웠다면, 혼자 수련할 때는 자신을 돌아보자. 요가는 정렬과 균형이 매우 중요한 수련이기 때문에 골반과 척추가 바르게 정렬된 감각을 찾아가야 한다. 이 느낌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까지는 거울을 보며 정렬을 맞추거나 정렬의 기준이 되는 어깨나 골반 등을 손으로 확인해보는 것도 괜찮다.

▲ 요가 수업 모습(사진=수핫요가) © 팝콘뉴스

소외계층에도 절실한 요가의 필요성


코로나19가 불어 닥친 작년과 올해, 가장 힘든 것은 관계와 소통이다. 일상적으로 만나서 먹었던 밥 한 끼부터 쉬고 싶을 때 훌쩍 함께 떠났던 여행까지, 일상과 비일상 모두 소통이 가로막히면서 기존에 맺고 있던 타인과의 관계가 멀어져갔다.

그렇기에 한진아 강사는 코로나19 시대, 자신의 마음 돌보기에 요가만 한 것이 없다고 자부한다.

"요가는 스스로 돌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데요. 이로써 자기면역과 자가치유력을 갖게 해주며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과의 소통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이 시간은 다른 누군가와 보낸 어떤 시간보다도 값진 시간이 될 것이며, 자신을 알게 되면 타인과의 관계도 훨씬 수월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요가는 자신을 느끼고, 보듬어주기에 소외계층에게도 큰 역할을 한다. 타인과 소통이 어렵고, 타인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을 기회가 적으면, 우울증, 소외감, 열등감에 노출되기 쉬운데, 요가는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한진아 강사는 장애인에게 있어 요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는 인지력이 부족하고, 몸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의 변형이 일어나고, 극히 왜소하거나 비만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어릴 때부터 주 3회 이상 꾸준히 관리해준다면, 신체 강직이나 변형을 막을 수 있어요. 환경이 받쳐주지 않고, 장애인의 건강에 관한 공감대가 널리 퍼져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수강하시는 분들께서 동작을 잘 따라 하지 못하시더라도 시원하다고 하시면서 열심히 수업에 응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보람이 큽니다."

외적으로는 아름답고 활기찬 몸을 갖게 하고, 내적으로는 강한 면역력과 정신을 갖게 하는 운동인 요가. 흐트러진 정신과 불균형을 이루는 몸을 다잡기 위해서 요가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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