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인한 극단선택 막으려면 '신뢰' 쌓고 '맞춤형 교육' 필요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최근 연달아 발생한 학교폭력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사례에서, 피해 학생이 학교폭력실태조사, 위클래스 등 피해를 알릴 창구를 선뜻 이용하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면서,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을 살피기 전에, 담임선생님 등이 학생들에게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돼주는 것이 먼저라고 짚는다.'말할 수 있는 어른'의 자리를 마련해, 학생이 나서서 '나'와 '친구'의 피해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이 방안 찾으면, 선생님은 들을 준비 돼 있어야"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 '위클래스(학교 설치 상담시설)'를 검색하면 곧장 "상담내용이 가정에 알려지나요?", "위클래스 상담 시작하면 수업시간에도 불려가나요?" 등 학생들의 질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설치 상담시설인 '위클래스(Wee Class)' 매뉴얼에 따르면, 상담사는 내담자의 안전이 위험한 경우 상담 사실 및 내용을 보호자 및 담임교사, 학교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비밀보장'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위클래스 이용 사실 혹은 내용이 또래 친구나 보호자에게 알려질 것을 불안해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불안의 배경에 '학교 안에 믿을 만한 어른이 없다'는 판단이 있다고 짚는다. 특히, 가장 가까운 담임선생님이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의 자리를 차지해야 상담과 제보의 문턱이 낮아지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학교 안에 믿을 만한 성인, 내가 피해 사실을 이야기할 때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성인이 존재하면, 그들을 신뢰하고 얘기할 것"이라며 "특히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평소에 집중적으로 담임선생님과 관계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안에서 방안을 찾도록 해야한다는 제언도 더했다.

박남기 교수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폭력을 가했던 학생과 주위 학생들이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학생들보다 문제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면서 "학생자치기구 등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도출하면 학교가 들어주는 모습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학교폭력 연령대 하락, 사이버 폭력은 커져...'맞춤' 예방 교육 필요해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 전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초등학생들의 피해 응답률은 고교생의 9배에 달했다.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3년 이래 초등생 수치가 줄곧 높았지만, 지난 2018년부터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모양새다.

SNS 등을 이용한 사이버 폭력 비중이 커지는 상황도 눈에 띈다. 2013년 전체 피해사례 중 9.1%였던 사이버폭력은 2020년 12.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해 연령이 낮아지고, 사이버폭력 등 이전에는 없었던 형태의 폭력이 발생하면서 구체적 대응 방법부터 '어떤 것이 폭력인지'에 대해 대상에 맞춰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을 분기별로 진행하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교육과정에 대한 별도의 지침은 없다.

김석민 푸른나무재단 연구원은 "일반 교과가 교육과정을 가지고 쉬운 과정에서 심화해나가듯이, 학폭 예방 교육 역시 해당 연령이나 그때 있을 법한 '사례'를 각색해 전한다든지,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는지 하는 것을 안내하는 식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고, 가해자 역시 무엇이 가해인지 인식하고 앞으로 하지 않아야겠다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푸른나무재단의 2020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재학 중 피해 경험은 17.3%, 가해 경험은 7.6%, 목격 경험은 16.2%로 드러났다.

피해 상황에 대해 알렸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18.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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