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커뮤니티케어 정책 실효 아직..."분절된 체계 통합해야"

8일 지역사회 노인 의료, 돌봄 통합서비스 해법 모색 토론회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1/07/08 [18:22]

노인 커뮤니티케어 정책 실효 아직..."분절된 체계 통합해야"

8일 지역사회 노인 의료, 돌봄 통합서비스 해법 모색 토론회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1/07/08 [18:22]

▲ 8일 '지역사회 노인에 대한 의료·돌봄 통합서비싀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유튜브 캡쳐)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2018년 서울신문이 2006년부터 발생한 '간병살인' 108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자의 평균 나이는 64.2세, 가해자의 간병기간 평균은 6년 5개월이었으며 10명 중 6명은 피해자를 혼자 간호했다.

 

올해 3월에도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를 3년간 간호하던 아들이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알려진 바 있다.

 

국가 차원 돌봄체계의 미비가 가족에게 돌봄부담을 전가,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된다는 분석이 시민사회 안팎에서 공유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기부터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즉 지역사회 주도형 돌봄을 정책과제로 내세워왔다.

 

노인이 가족에 돌봄 부담을 전가하고 싶지 않아 시설에 비자발 입소하는 사례를 근절하고, 살던 집에서 존엄하게 나이들어가기(Aging In Place, AIP)를 수행할 수 있는 의료·돌봄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돌봄이 필요한 서비스 이용자가 AIP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 마련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예산부족'보다 먼저 제시하는 문제는 서비스의 분절이다.

  


"현행 노인 돌봄 예산 '밑빠진 독' 담겨... 분절된 체계에 예산 샌다"


 

▲ 2017년 기준 장기요양서비스 부적절 이용률을 나타낸 그래프. 적정한 서비스가 있다면 지역사회 생활이 가능한 '저의료 저요양군' 노인의 시설 입원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사진=석재은 교수 토론회 발제 자료)  © 팝콘뉴스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노동조합 주최로 '지역사회 노인에 대한 의료·돌봄 통합서비스 해법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유애정 건강보험연구원 지역사회통합돌봄연구센터장 등 커뮤니티케어 관계자들이 참석해 발제 및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꼭 필요한 인원만 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시설 입소 가능 인원을 현실화하는 등 조처가 서비스 마련과 병행돼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점을 우선 현행의 문제로 꼽았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료돌봄체계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아랫단 문제를 정리해도 한계가 있다"며 "요양병원 쏠림현상을 해결하는 게 우리 사회 구조조정의 중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요양원'이 아니라 '요양병원'에 혐의를 먼저 물은 것은 요양병원이 현행 장기요양 체계 바깥에 위치해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장기화하는 요인인 까닭이다.

 

현재 요양원은 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에서 예산을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요양원은 장기요양 체계에 따라 입원에 '등급 기준'이 적용되지만, 요양병원에는 이 같은 기준이 없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기능상태가 괜찮아서 등급을 못 받아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요양병원이 장기요양 재정체계의 '깨진 독'같은 역할"을 해왔다며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현재 전체 장기요양재정에 맞먹는 돈이 요양병원 재정에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이 오래 유지되면서, 돌봄 예산 중 '커뮤니티 케어'로 돌아가야 할 예산이 시설 지원에 묶여 있게 되고, '맞춤 서비스 지원'도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요양병원 및 요양원 공급은 수요 대비 2.7배 수준이다. 특히, 요양병원의 병상 수가 전체 요양병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OECD 평균은 5% 안팎이다.

 

이에 김윤 교수는 지자체가 재원 운영을 통합해 담당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김윤 교수는 "돈주머니가 나눠져 있고, 각각의 돈주머니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정해져 있지만, 그 서비스만으로는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사는 데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재정은 장기요양보험 중심으로 마련하더라도, 그 재정을 어떻게 쓸지, 누구에게 서비스를 제공할지,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책임은 시·군·구 지자체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 운영 주체 나뉘어 '통합 서비스' 어려워


 

'시설 축소'라는 과제와 함께 '서비스 통합'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기요양제도 설계상으로는 케어믹스(통합 서비스)가 가능하다. 주야간보호 3회, 방문요양 3회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공급자가 단종 서비스 기관들로 분포해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짚었다.

 

단종서비스 기관들이 '기관의' 경영정책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보니, 혼합 서비스 이용을 희망하는 이용자를 받아주지 못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석재은 교수에 따르면, 실제 수급자의 82%의 수급자는 방문요양, 주야간보호, 방문간호 중 한 가지 서비스만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서비스 제공 기관을 '복합재가서비스기관'으로 재편하고, 단종서비스 기관은 신설할 수 없도록 통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외에도 이날 자리에서는 거주형태가 아니라 필요 서비스에 따라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는 서비스 통합 필요성, 장애인 커뮤니티 케어의 미비 등도 함께 논의됐다.

 

석재은 교수는 "우리 사회는 초고령 사회에 돌입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위기감'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하고 삶의 질을 고려한 의료·돌봄 체계가 확립돼야 초고령 사회 이후 우리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끌고 갈 수 있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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