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인천 1호 떡 명인이 빚어낸 시간

갓 빻은 쌀로 지은 정성스러운 떡, '낙원떡방앗간'

강나은 기자 | 기사입력 2021/06/29 [15:50]

[백년가게] 인천 1호 떡 명인이 빚어낸 시간

갓 빻은 쌀로 지은 정성스러운 떡, '낙원떡방앗간'

강나은 기자 | 입력 : 2021/06/29 [15:50]

▲ 낙원떡집 김인자 대표(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 백년가게: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

 

가까운 곳, 어쩌면 허름해서 그냥 지나친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왔고, 어쩌면 10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이웃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사연을 쌓아 왔을까요.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친 소상공인은 물론, 마음 따뜻한 사연 있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맛이 안 나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은 손님들이 맛이 좋다고 칭찬해주시고, 자주 찾아주시니 하나도 힘든 게 없습니다."

 

남들이 잘된다고 해서 용기 내 시작한 떡집이었다. 하지만 다른 떡집보다 맛있다는 자신감은 없었다. 그저 몇 종류 안 되는 떡이라도 잘 만들어서 잘 팔자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아들인 김두용 대표가 떡에 푹 빠져 떡을 배우러 다니면서 낙원떡집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보다 떡은 더 차진 맛을 자랑했고,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더 좋은 재료를 쓰고, 새로운 종류의 떡에 도전하게 되었다. 오히려 1대가 쌓아온 노하우보다도 2대에서 쌓아 올리고 있는 노하우가 더 많은 셈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백 년은 거뜬하다는 믿음이 굳건하다.  

 


동네 떡집에서 탄생한 인천 1호 떡 명인


 

지금은 깔끔하게 리모델링을 마친 번듯한 시장이지만, 35년 전, 시장 바닥이 포장되어 있지 않았던 흙바닥이었을 때부터 낙원떡집은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옷가게를 하던 김인자 사장이 주변으로부터 떡집을 해보라는 제안을 듣고는 떡집을 차린 게 첫 시작이었다. 

 

"아는 사람이 '한번 해봐라. 그래도 떡집은 꾸준히 장사가 된다더라'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어요."

 

그렇게 차린 떡집은 할 줄 아는 떡이 없어 떡 종류도 많지 않았다. 가장 쉽다고 생각했던 절편, 인절미 위주로만 판매했다. 그런데 이렇게 연 떡집에서 부모님이 일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아들, 김두용 대표가 떡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떡 만드는 방법을 배우겠다고 나섰다. 부모로서는 힘든 일을 시작하는 것 같아 걱정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사람이 만들면 떡도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내심 생겼다.   

 

그렇게 김두용 대표는 열정적으로 떡 만드는 기술을 익히기 시작했고, 학원은 물론, 명인들에게서 비결을 배워오기도 했다. 이어 김두용 대표는 떡 관련 대회에 나가 수상기록을 세웠다. 특히 제8회 전국 떡 명장 선발대회에서 동상을 받고, 인천에서는 1호로 떡 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두용 대표는 이렇게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28세부터 낙원떡집에서 본격적으로 떡을 만들기 시작해 벌써 10여 년간 떡을 만들어내고 있다. 

 

▲ 베스트셀러인 바나나떡, 대추경단(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국산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따끈한 떡


 

낙원떡집은 각종 떡에 들어가는 재료부터 남다르다. 떡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인 쌀은 큰 규모로 농사를 짓는 업체를 통해 당일 방아 찧은 쌀로 공수한다. 이렇게 바로 찧은 쌀은 쌀 향이 훨씬 고소하게 풍긴다. 쑥도 마찬가지로 오늘 쑥을 뜯으면 내일 새벽에 삶아 내일 떡에 사용한다. 직접 쑥을 재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콩은 좋은 콩을 골라 1년 동안 쓸 양을 미리 받아서 사용하고, 밤은 공주, 잣은 춘천, 대추는 경산에서 받아 모두 국내산으로 사용한다. 

 

낙원떡집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떡은 영양찰떡이다. 각종 국내산 잡곡을 듬뿍 넣어 만들었기에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도 사랑받고 있는 영양찰떡은 재료를 아끼지 않았기에 어떤 곳보다도 풍성한 맛을 자랑한다. 쑥인절미 역시도 낙원떡집의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한입 물면 직접 재배한 쑥의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질 정도로 쑥 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들다 보니 가래떡만 씹어도 고소하고 잘 마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김두용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떡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대추와 코코넛을 넣어 만든 대추경단이나 SNS에서 핫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바나나떡 등으로 특별한 수요 역시 만족시키고 있다. 

 

종류가 워낙 많으니 떡집 앞에 펼쳐진 매대 가득 각각의 떡이 쭉 펼쳐지고, 그 외에도 잔치 떡은 따로 배달한다. 일이 고되고 힘들 법하지만, 김인자 사장은 장사하면서 지금처럼 신날 때가 없었다고 말한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장사가 잘되면 힘들다고 느끼나요. 장사가 안될 때가 힘들죠. 떡 맛을 못 냈을 때가 힘들고요. 지금은 떡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고, 손님이 워낙 많아 힘들지도 않아요. 남들은 지금이 불경기라는데, 저희 떡집은 불경기를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이제 손님이 점점 늘면서 매출도 계속해서 올라가는 중이라서요. 힘들기는커녕 항상 감사하죠."

 

▲ 낙원떡집 전경(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점차 많아지는 단골을 통해 더욱 성장할 백년가게


 

낙원떡집은 기존에도 단골들의 발길이 꾸준했으나, 점차 단골들이 많아지고 있는 떡집이기도 하다. 이렇게 단골이 점차 많아지는 비결은 떡집을 찾을 때마다 손님을 기억해주는 따뜻한 배려와 정 덕분이다. 시장에서 떡을 판매하다 보면 어르신들이 주로 떡집을 찾는데, 자주 오시는 분들이 어떤 떡을 좋아하시는지 기억해두고, 좋아하실 것 같은 떡을 하나씩 더 넣어드리기도 한다. 

 

"마진이 적더라도 어려운 분들에게는 조금 더 넣어드리곤 해요. 그렇게 사 가시면 다 마음을 알아주시니까요."

 

물론 낙원떡집에 단골이 넘쳐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맛이다. 결혼 축하 떡이나 백일 떡 등 좋은 날 맞춤 떡을 할 때면, "떡이 맛있었다"며 "잘 먹었다"고 가게로 전화를 주시는 고객들도 있다. 그렇기에 떡 만드는 일이 고되고 쉽지 않아도 힘이 난다. 

 

백년가게에 한번 지원해 보라고 제안한 것 역시도 낙원떡집을 찾은 손님이었다. "2대째 활발하게 운영 중인 것은 물론, 떡 대회에서 이뤄낸 수상이력도 탄탄하고, 여러 차례 방송 이력도 있으며 손님들의 평가도 좋으니까 백년가게가 될 만하지 않겠냐"는 말과 함께였다. 

 

이 말에 김두용 대표가 직접 서류를 꾸리기 시작했고, 서류를 준비하면서 오히려 김인자 사장에게 "될 것 같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백년가게는 음식점이 대부분이지, 떡집이 되기는 조금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기대도 안 했는데,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너무 욕심내지 않고, 정성을 다한 맛있는 떡을 만드는 것뿐이다. 

 

"떡을 더 많이 만들려고 하면 몸이 힘들 테고, 자기 몸이 힘들면 정성은 덜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계속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만큼 고객들은 분명히 알아봐 주시니까 이렇게 꾸준히 떡을 잘 만들고, 잘 판매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면, 우리는 과거부터 떡을 빚어 함께 먹고 나누곤 했다. 아직도 이 전통은 내려와 결혼식을 하거나 아이의 돌잔치를 할 때, 환갑잔치를 할 때면 떡을 돌리곤 한다. 이뿐만 아니라 떡은 '좋은 것', '귀한 것'을 대신하는 말로도 쓰인다. '이게 웬 떡이야', '누워서 떡 먹기' 등은 쉽게 좋은 것, 귀한 것을 얻었을 때 쓰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이렇게 좋은 날, 좋은 것, 귀한 것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재료와 마음을 더해 떡을 만드는 낙원떡집에는 항상 좋은 기분으로 떡집을 찾는 단골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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