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있는 작별인사를 통해 맺는 의미 있는 관계 이야기하는 영화로 남고파"

▲ 11일 '혼자 사는 사람들'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왼쪽부터)홍성은 감독, 공승연 배우, 정다은 배우, 서현우 배우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성의 있는 작별을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이야기한다.

1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 언론·배급 시사회가 개최됐다. 시사회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연출한 홍성은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가 참석해 영화와 관련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1인분의 외로움을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가까운 관계보다 전화 너머 목소리가 편한 콜센터 직원 진아(공승연 분), 사회초년생으로 일에서도 관계에서도 헤매는 신입 직원 수진(정다은 분), 진아에게 말을 거는 이웃 성훈(서현우 분) 등 인물들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관계 맺는 일상을 풀어냈다.

이번 영화로 첫 장편 연출을 맡은 홍성은 감독은 "20대 중반부터 혼자 살았다. '혼자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고독사에 대한 다큐를 보다가 내가 울고 있더라. 혼자 사는 삶이 완벽하고 온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불완전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역시 이번 작품으로 첫 장편 스크린 데뷔를 한 공승연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만장일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을 큰 표정 변화 없이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은 만큼, 부담도 막중했다는 설명이다.

공승연은 "진아는 연기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표정도 말도 없다. 그런데 조금씩 (일상에) 돌이 던져지고, 무너진다. 이 감정연기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섬세한 감정 표현할 때 현장 편집본을 많이 보면서, 흐름을 잘 파악하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콜센터 상담원 역할을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공승연은 "둘째 동생을 포함해 여러 주변 사람들이 콜센터 일을 해봤다고 하더라. 현장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어려웠고, 유튜브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표정없는 하이톤을 내야 했다. 하이톤을 내려면 광대뼈를 올려야 하는데, 표정 없이 하라니까, 그게 어렵더라"며 고민했던 지점을 풀었다.

홍성은 감독은 진아를 콜센터 상담원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되려 콜센터 상담원으로 설정하고 진아 캐릭터가 뻗쳐나왔다고 부연했다.

홍성은 감독은 "콜센터 상담원 일이 천성에 맞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어떤 사람에게 제일 편하고 능숙하게 여겨질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능숙한 사람"이라고 진아 캐릭터를 소개했다.

또, "진아는 상처받는 일에 대해서 도망을 치는, 이별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다"라며 "사람과 제대로 된 방식을 갖춰서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촬영 비하인드도 언급됐다.

서현우는 "금연을 한 지 5년 차다. 감독님이 조심스럽게 '찍을 수 있겠냐'고 하셔서 흔쾌히 흡연 장면을 찍었다. (흡연 장면에서) 마법 같은 연기를 뿜어내야 했는데, 마침 바람도 불지 않는 날씨라 연기가 독특하게, 예쁘게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가 실제 촬영된 2년 전 20살에 들어섰다는 정다은은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데 수진이라는 인물이 보이더라. 인물 중 밝고 솔직한 친구라고 생각했고, 사회초년생에 걸맞게 덜렁대고 부족한 점이 20살이라는 점과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 공승연의 배우상과 CGV 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 2관왕을 거머쥐었다.

홍성은 감독은 '혼자 사는 사람들'을 두고 "제대로 된, 성의 있는 작별인사를 하는 과정을 배워나가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혼자 살 수 있고, 중요한 관계들이 어쩔 수 없이 떠나거나 틀어질 수도 있고, 그런 걸 끊임없이 겪으며 산다"라며 "어떤 관계가 오건, 떠나가건, 나에게 왔다 가는 사람들에게는 작별인사를 잘하면, 그들이 의미있는 관계가 되는 것이구나 (생각하게끔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서현우는 "영화를 보면서 '혼자사는 우리'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휴대폰으로 뭘 보고 있다면, 혼자 휴대폰을 보는 상황인 동시에 휴대폰을 통해 몇 만 명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찰을 함께 하시고, 동질감도 느끼고, 또, 영화를 보면서 너무 외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관객에게 전했다.

상처받은 혼자들을 위로하는 영화 '혼자사는 사람들'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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