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①]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은 유일무이한 '생존권'

단발성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필요해

편슬기 기자 | 기사입력 2021/04/15 [09:40]

[장애인의 날①] 시각장애인에게 '안마업'은 유일무이한 '생존권'

단발성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필요해

편슬기 기자 | 입력 : 2021/04/15 [09:40]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 수는 전국 25만 명이다. 이중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의 수는 몇 명일까.

 

시각장애인들은 눈이 보이지 않아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익숙한 공간에서의 일상생활은 곧잘 해내지만, 비장애인들과 같은 업무 수행은 사실상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선택하는 직업은 '안마사'다. 눈이 보이지 않아도 손의 감각을 이용해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얻고 생계를 지속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불법 안마소로 인해 위협받는 시각장애인 생존권


 

▲ 대한안마사협회 이옥형 협회장(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대한안마사협회는 1970년 12월 3일 사단법인 대한안마사협회로 설립돼 현재 22대 이옥형 회장이 협회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협회에서는 안마사에 관한 전반적인 일들을 폭넓게 전개해나가고 있다.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안마 봉사활동을 전국 규모로 실시하며, 최근 들어서는 산업재해나 질병, 각종 사고로 인해 중도 실명한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안마사 양성 기관인 안마 수련원을 운영하는 것도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일환이다.

 

1974년 보건복지가족부(현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가청소년위원회 전신)로부터 인가받아 설립된 직업훈련기관이다.

 

2년간의 수료 기간 동안 해부 생리와 병리, 안마기와 안마실습, 이료임상과 한방 등 안마에 필요한 이료 전문지식을 배우고 체득하며 전문 안마사로 거듭나기 위한 인고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안마수련원의 모든 과정을 수료한 시각장애인안마사는 정식 인가를 받은 안마원에서 근무하게 되거나 스스로 안마원을 개업하는 길을 걷게 된다. 시각장애인들이 종사할 수 있는 직종이 한정적이다 보니 현행법에서는 시각장애인만 안마사가 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각종 안마, 마사지 숍들이 즐비한 현실이다. 정식으로 인가받은 시설이 아닌 비장애인 안마사들이 운영하는 불법 시설로, 시각장애인안마사들의 생존권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들이다.

 

대한안마사협회와 시각장애인안마사들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불법 안마소의 난립에 대해 정부 차원의 엄정한 대처와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과 중도 실명으로 시각장애인이 될 수 있는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으로서도 시각장애인들의 안마 독점권을 인정하고 포용해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마'는 직업 아닌 생존권 


 

▲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사단법인 대한안마사협회(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시각장애인은 오감 중 하나인 시각을 잃게 되면서 이를 대신할 청각과 촉각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대한안마사협회는 체형이나 온도의 미묘한 변화를 읽어내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전문가이며 '안마사'라는 직업은 시각장애인에게 단순한 직업 아닌 '생존권'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립한 불법 업체에 대한 허술한 단속과 솜방망이 처벌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입지가 좁고 그 규모가 작아, 법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입법이 되기까지의 능선을 차근차근 넘어서기까지 어려움이 큰 것이 현실이다.

 

또,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하면서 대다수 안마원이 경제난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수의 시각장애인안마사들이 직업을 잃었고 기초생활지원금이나 실업급여를 받아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한안마사협회 류명구 정책실장은 "안마사라는 직업 특성상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안마원의 운영이 거의 마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에 빠진 탓도 있으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시각장애인들의 직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50명 이상 공공기관ㆍ민간기업 사업주는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미준수 시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는 건강한 기업 문화를 갖추기 위한 '헬스키퍼' 고용을 통해 장애인 고용률을 높인다. 기업이 안마사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협회나 안마원 등으로부터 파견받아 기업체 직원들에게 안마 및 마사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원들의 피로 회복과 근골격계ㆍ신경계ㆍ순환계 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복지의 일환인데, 이곳에서 근무하는 헬스키퍼들이 대부분 2년 계약의 비정규직이라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비정규직에 실 근무시간도 4시간으로 굉장히 짧은 편이다. 헬스키퍼를 파트타임으로 운용해 장애인 근로자는 2명을 고용하지만 1명분의 월급만을 지급하는 일명 '꼼수'를 사용, 기업으로서 유리하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고용인 관점에서 이를 지적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나마 헬스키퍼 일자리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양질의 일자리에 속하기 때문이다.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일자리임에도 적은 돈이나마 직무에 임하고 싶어 시각장애인 안마사 회원들의 지원이 쏟아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2009년부터 실시된 안마바우처 제도는 근골격계 질환이나 뇌병변 환자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안마사들에겐 일자리 마련과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으로 이어지고 있어 시각장애인안마사들 사이에서 호응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바우처 제도의 예산이나 안마 수가 인상 폭이 미미해 아쉬움을 남긴다. 협회는 바우처 제도 대상자의 연령을 낮추는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진입 장벽을 낮춰 많은 국민들이 안마 바우처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한안마사협회는 시각장애인안마사들에게 있어 불법 안마원, 비장애인안마사, 양질의 고용이 가장 해결이 시급한 문제라고 호소했다.

 


매년 돌아오는 장애인의 날, 하루보단 '항상'


 

매년 4월 20일은 유엔에서 정한 공식적인 장애인의 날이다.

 

대한안마사협회는 모든 장애인이 좀 더 행복해지고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시대가 오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보이는 장애에 따라 능력이나 인격을 평가하기보다는 얼마만큼 노력하고 인간답게 살려고 노력하는가에 따라 평등한 평가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진 안마사들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장애인의 날이 단 하루 동안의 장애인을 위한 날이 아닌 지속적으로 장애인들의 자립 자활을 돕는 정부, 사회가 되길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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