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소비자 신뢰 잃은 것이 패착"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대표가 사임하며 자리에서 내려왔다. 사실상 실적 부진에 대한 '경질'이라는업계 해석과 함께 외부 인사 영입설이 들려오며 롯데온의 '재기' 여부에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4월 론칭한 '롯데온'은 마트와 슈퍼, 롭스, 하이마트, 홈쇼핑 등 롯데의 7개 계열사 온라인 쇼핑 부문을 통합한 공식 온라인 플랫폼이다. DB통판 '넷플릭스'를 표방하며 창대한 출발을 외쳤으나 결함투성이인 쇼핑 시스템으로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 고꾸라졌다,

신동빈 롯데 대표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외부 인사 영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롯데온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커머스 시장 '폭발적 성장' 롯데온 성적표는 '초라'


▲ 롯데온 메인 화면(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지난해 주요 e커머스 거래액을 살펴보면 ▲네이버쇼핑(27조 원) ▲쿠팡(22조 원) ▲11번가(10조 원) ▲롯데온(7조 6,000억 원)이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e커머스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을 등에 업고 전년 대비 19.1% 성장한 와중 롯데온은 겨우 7% 성장이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타 e커머스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이 제공하는직관적인 디자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편리한 반품 및 환불, 빠른 배송 서비스 등에 비해 롯데온이 선보인 서비스는 타사 고객을 흡수할만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오픈 초기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롯데의 온라인 쇼핑몰이 롯데온으로 통합되면서 기존 롯데쇼핑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등급이 모두 초기화된 점이 대표적이다.

롯데닷컴을 꾸준히 이용해 왔던 정보람 씨는 "기존 등급혜택과 무료배송이 사라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니 게다가 상품도 없고 타 쇼핑몰보다 가격도 더 비싸다"며 오픈 당시 불만을 쏟아냈다. 해당 문제는 원활히 해결됐지만 아직도 롯데온이 넘어야 할 벽이 많다.

특정 브랜드의 티셔츠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 티셔츠'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신발, 모자, 바지 등 다른 상품까지 함께 검색되면서 원하는 상품을 찾는 시간이 한참 걸리기도 했다.

또한 물품을 결제 후 바로 취소했으나 결제 취소가 안 되게 막혀 있었다. 업체도 연락 안 되고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3일 동안 '기다리라'는 말 외에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소비자 불만의 목소리가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평점란에 이어지고 있다.


곧 오픈 1년…성공적 재기 가능할까?


▲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평점란에 고객들이 남긴 리뷰 및 평점(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롯데온은 곧 오픈 1년을 맞이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적 없이 운영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네이버, 마켓컬리 등 이미 e커머스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해 영역을 굳건히 하고 있는 e커버스 시장에서 롯데가 '롯데온'을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오프라인 매장 경험 중심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SNS를 통해 정보가 빠르게 퍼져 나가고, 다수의 고객이 아닌 '한 명의 고객'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지난 1년간 롯데온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미치는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롯데는 상하관계와 수직적 사고방식을 지닌 보수적인 기업으로 유명하다. 유통 부문에도 초반부터 뛰어든 올드한 이미지가 강한 데다 롯데온 오픈 당시 발생했던 고객 불편사항들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소비자들을 등 돌리게 만든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롯데그룹은 "롯데는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롯데온을 정상화 궤도로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곧 영입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롯데온은결제시스템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자결제업무 개선에 나서는 등 판매자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 혁신을 통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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