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휴식 공간과 상쾌한 정원 공간 '돋보여'...물품보관함 적고, 소화기 눈에 잘 안 띄여

(팝콘뉴스=편슬기 기자) 인공 폭포가 만들어내는 경쾌한 낙수음과 시선이 닿는 곳마다 가득 찬 녹음, 지붕의 유리창과 통하는 넓은 공간과 자연광이 인상적인 '더 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들이 변모해야 할 지향점을 제시했다.

축구장 13개 규모, 전체 영업면적 8만 9,100㎡로 서울 내 위치한 백화점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더현대 서울'은 전체 면적 중 절반(49%)가량은 고객을 위한 휴식과 조경 공간으로 꾸며졌다.

26일 정식 오픈한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더현대 서울'을 프레스 투어와 사전 오픈이 진행된 25일 직접 찾아갔다.


매출보다 '고객'에 중점…편의성과 휴식 공간 최대로


▲ 더현대 서울 5층에 위치한 사운즈포레스트 전경(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지하철 5호선·9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와 연결된 통로를 지나면 바로 '더현대 서울' 지하 2층과 연결된다. 이곳은 최근 소비 주도 세대로 급부상한 MZ(밀레니엄ㆍZ)세대를 겨냥한 흥밋거리가 한가득이다.

중고 거래를 통한 리셀(Re sell, 재판매)이 다양한 마켓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는 현재, 더현대 서울은 이곳 지하 2층에 프리미엄 스니커즈 리셀 스토어인 'BGZT LAB BY 번개장터'를 마련했다. 강렬한 붉은색 조명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끄는 이곳엔 마음에 드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찾기 위한 마니아들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셀렉션 및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체험이 가능한 총 301평 규모의 나이키 콘셉트 스토어와 젊은 감성의 편집숍을 구경하다 보면 지하 2층만 둘러보는 데 1시간은 족히 소요된다.

지하 1층으로 올라가면 베이커리, 카페, 와인 매장, 식료품 마켓과 푸드코트가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은 단연 푸드코트 존에 구성된 '푸드트럭' 공간이다. 아기자기하고 각각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푸드트럭들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평범한 푸드코트를 전혀 다른 식문화 공간으로 바꿔놨다.

푸드트럭에서 근무 중인 김태호 씨(23세)는 "코로나 시국이라 손님이 없을까 걱정도 많이 됐지만 가오픈이지만, 손님들도 많이 오고 계시고 현대백화점에서 위생과 방역 등에 꼼꼼히 신경 써주고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라고 말했다.

지상을 통해 더현대 서울로 들어서는 입구에 서면 지나는 이들의 체온을 체크하는 열화상 카메라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자칫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보니, 현대백화점 측은 방문하는 고객 한명한명의 체온을 꼼꼼히 살피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 손잡이 살균 기기가 전 층 에스컬레이터에 설치돼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매장 곳곳에는 상품 접촉이 많은 백화점 특성 상 손 소독제도 곳곳에 비치돼있다. 어림잡아도 백여 개를 훌쩍 넘는다.

특히 에스컬레이터 앞에 설치된 자동 소독 기계는 고객들이 잡는 손잡이를 온종일 살균 소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좁은 공간에 고객이 밀집하는 엘리베이터 안에도 소독제 분사기가 설치되어 있어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백화점의 풍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현대 서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조경'과 '휴식 공간'이다.

매장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기존 백화점과는 다르게 지상 8층까지 공간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시야를 막는 장애물을 없앴다.

1층부터 천장까지 뻥 뚫린 넓은 공간에는 천장에 설치된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이 곧바로 스며든다. 같은 층에 조성된 두 개의 인공폭포에서는 물줄기가 끊임없이 쏟아져 보고 듣는 즐거움과 휴식을 선사한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폭포의 물이 고이는 공간에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현대백화점 측은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요원을 인공폭포 바로 옆에 상시 배치해 뒀다.

층마다 유모차와 장애인 우선 탑승 엘리베이터와 일반 고객 탑승용 엘리베이터가 나눠져 있는 점도 사회적 약자를 염두에 둔 현대백화점 측의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이동 통로마다 휠체어가 걸릴만한 턱이나 높은 계단이 없다. 공간과 공간을 잇는 다리의 경사 또한 완만해 진입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 고객들을 위해 마련된 휴식 공간, 원목 의자 외에도 푹신한 쇼파와 철제 의자 등 재질과 디자인도 다양하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5층에 위치한 사운즈포레스트는 실제 흙과 나무로 정원을 꾸며 백화점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조차 잠시 잊을 만큼 큰 규모와 아름다운 조경을 자랑한다. 정원을 관리하는 전문 조경사들이 내부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원 모양새를 다듬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정식 개관에 앞서 미리 이곳을 찾은 김미경 씨(53세)는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는데 아름답게 꾸며진 휴식 공간이 마음에 든다. 다른 백화점의 경우 쇼핑 위주의 공간이었는데 여기(더현대 서울)는 휴식과 쇼핑이 한데 어우러져 가볍게 놀러 오는 기분으로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진행된 프레스 투어에 가이드로 나선 홍진수 현대백화점 홍보팀 대리는 약 30여 분간 진행된 투어에서 고객의 '편의성'을 강조했다.

그는 "매출에 앞서 고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간에 주안점을 둬 자연스럽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신경을 기울였다"라고 강조했는데, 실제 어느 층을 가도 고객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 좋은데 조금 '아쉬운' 부분도...


▲ 1층 에스컬레이터 옆에 배치된 소화기는 쓰레기통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고객을 위한 휴식 공간이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많은 의자와 테이블, 5층에 조성된 공원 등은 확실히 고객 입장에서 바라볼 때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큰 백화점 규모에 비해 지하 1층에 마련된 물품보관소의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방문 고객이 많을 경우 불편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식 오픈이 아닌 사전 오픈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4시쯤 확인했을 때, 95개의 물품 보관함은 이미 모두 꽉 차 있었다.

물품보관함 가운데 대형 캐리어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가 5개밖에 안되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더서울 현대'는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관광객까지 겨냥한 서울의 대표 쇼핑 명소를 지향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이곳을 찾는 외국인 쇼퍼들은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우려가 앞섰다.

또백화점에서 배포하는 책자에 물품보관소 위치가 표시되지 않은 점 또한 고객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대신 당일 사용에 한해 이용료가 무료라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한 점은 고객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듯하다.

소방 안전설비의 배치도 살짝 변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현대 서울의 내부는 유려한 곡선으로 이뤄진 구조에 차분한 화이트 톤으로 디자인돼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자랑하는 데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구석구석 배치된 소화기를 확인할 수 있다.

소화기 역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빨간색 소화기가 아닌 스테인레스 소화기가 놓여 있어 내부 인테리어와 잘 어우러지지만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눈에 잘 띌지 의구심이 든다. 입점 매장의 경우 빨간색 소화기가 놓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일부 소화기는 쓰레기통 뒤편에 배치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지 못할 수 있어 위치 조정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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