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서 회동. 전략반도체 등 신기술 방향 논의

▲ 7일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생산공장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악수를 나누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을 연이어 만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번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났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회장과의 만남에서 현대차가 추진 중인 미래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및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 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이 7일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등 SK그룹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 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현장 방문에 대해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하했다.

아울러 "우리 임직원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보다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지난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규모를 갖춘 곳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가 생산하고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 쏘울 EV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E-GMP’ 기반의 현대·기아차 전기차에 탑재될 SK이노베이션 제품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차 전용 모델의 특장점들과 결합돼 고객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게 된다.

지난 2011년 국내에서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현대·기아차는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며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목표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 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지속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고 성능의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방문은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전기차·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며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회동의 의미를 전달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논의한 '리튬-메탈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재인 흑연 또는 실리콘을 리튬 매탈로 대체해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행거리 확대는 물론 차량 경량화에 따른 에너비 절감이 가능하다.

또, 전력반도체는 최소한의 전력으로 배터리 구동시간을 늘려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로, 대부분을 수입해 사용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글로벌 전기차 수요 급증 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SK그룹은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는 등 전력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왔고, 반도체 제조 및 소재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전기차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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