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도 편집국장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영도 기자)과부 마음 홀아비가 잘 안다는 속담이 있다.

한 번도 병치레를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이 아프다는 타인의 말에 얼마만큼 공감할 수 있을까?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굶주림에 지친 파리 시민들이 반기를 들자 먹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

부의 양극화도 문제이지만 경험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자신의 일이 아니면 쉽게 공감하기 어렵고 소통할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으며 갈등과 반목의 임계점을 향하고 있어 우려가 앞선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젠더 문제뿐만 아니라 소득계층별 생활양식이 달라지면서 사회적 통념상 받아들이는 보편적 기준의 가치와 기대도 매우 상대적으로 격차가 커지며 공감능력도 상실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6천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1인당 국내총소득(GNI)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하는데도 우리 주변의 빈곤함은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부의 분배가 한쪽으로 편향됐기 때문에 수출이나 국민총소득과는 상관없어 보인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구당 소득별 등급을 5단계로 나눠 구분해 보았을 때, 최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은 22.6% 줄어든 반면 최상위 계층은 11.3% 늘어나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지만 정책의 안정화를 위한 과도기라는 변명과 언론이 정치적 목적성을 갖고 경제 위기의식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있다며 희석시키기에 바쁘다.

우리 사회에 엄습한 경제불안 문제는 국민 모두의 생존 문제이지 정치공학적인 이념이나 이데올로기 대립과는 맥락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TBC 신년토론회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는 경제문제를 이념적, 정치적 진영문제로 접근하며 경직된 사고의 한계를 드러내 안타까움을 더했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볼 때 아래를 내려보고,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위를 바라보기 마련이다.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세상을 평가하기 마련인데 과거 열린우리당 김한길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참패를 당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국민과 함께 바라보지 못하고 국민과 마주 앉으려고 했던 것이 실패의 주된 요인이었다고 자책했었다.

결국 정치권이 국민의 생각과 공감대를 갖지 못한다면 민심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고, 과거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혼란의 끝은 결국 저항운동으로 표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8일 청와대 내각 2기 구성을 완료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었지만, 팍팍한 서민들의 삶을 어디까지 들여다보고공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