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앞둔 보좌관 마음은

(팝콘뉴스=황선달 자유기고가)

“앞길 어떻게 될까” 점쟁이·사주관상 보기 열올려
FTA 청문회 등 현안산적 불구 회관엔 이례적 웃음꽃

요즘 재미있는 일들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미 쇠고기 청문회와 한미 FTA 청문회를 통해서 웃기지도 않은 일들을 국민들이 직접 텔레비전과 신문 등을 통해서 접했겠지만 방송에서도 알 수 없고, 더구나 신문에서도 알 수 없는 재미있는 일들이 국회의원회관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새로이 당선된 국회의원 당선자들과 재선과 3선 등에 성공한 국회의원들의 보좌진 채용에 관한 내용이 그것이다.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최근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초선의원으로 활동하다가 아깝게 석패한 야당의원의 한 보좌관은 휴게실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사주 비슷한 궤를 그려놓으면서 누군가와 열심히 통화를 하고 있었다.

전화상의 목소리는 여자로서 신원을 알 수는 없었지만 금방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점쟁이, 아니 점술가라고 해야 하나 도사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사주, 관상 등등을 잘 보는 여자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 보좌관이 이 여자와 통화를 하는 이유는 바로 궁합을 보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 궁합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18대 국회에서 보좌해야 하는 의원과의 궁합을 묻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의원과 결혼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고, 앞으로 이 의원과 자신과의 관계가 좋을지 일할 때 서로 호흡이 맞을 지를 묻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통화 결과 의원과 궁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지 그 보좌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럼 가면 안되겠네요?”

그 보좌관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마디로 의원을 고르는데도 사주를 보는구나라는 생각을 금치 못했다.

부천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한 K의원이 있다. 올 초 자신이 데리고 있던 한 보좌관이 월급을 갈취 당했다며 1인 시위를 하는 등 이미지에 먹칠을 했던 의원이기도 하다.

추천을 받아 채용한 보좌관에서 뒤통수를 맞자 그 의원은 이번에는 완전 공채를 통해 깔끔하게 보좌진들을 채용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얼마 전 국회 게시판에 채용 공고를 냈다고 한다. 4급부터 9급까지 채용한다고 말이다.

이를 보고, 구직난에 허덕이던 보좌진들과 외부 지원자들이 대거 지원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일일이 전화를 걸어 면접을 보러 오라고 전화까지 한 모양이다. 면접을 보고 온 한 보좌관의 말을 인용하면 기가 막혔다고 한다.

자신만 부른 줄 알고 찾아간 의원실에 들어서자 수십명의 대기자들이 앉을 자리도 없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까 서로 알고 지내던 다른 의원실 보좌관과 비서관들이 대거 몰려왔다고 한다.

원래 보좌진 채용은 비밀리에 하는 것이 관례인데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좀 그랬는데, 그 자리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자 서로 겸연쩍었다고 했다.

그리고 면접장에 들어서자 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의원과 함께 지역주민으로 보이는 두 명이 앉아있었고 한 젊은 여자가 앉아서 채점란에 면접 채점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5급 비서관에 지원한 한 비서는 당혹스러운 말을 들었다고 한다.

“현재 5급 비서관은 옆에 앉아 있는 여자로 낙점이 됐다”며 “다양한 인재를 뽑기 위해 5급을 뽑았지만 뽑을 거라는 공고를 냈다”고 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가관인 것은 5급으로 채용된 여자가 4급 보좌관에 지원한 사람들을 면접을 봤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면접 채점까지 하고 있으니 4급에 지원한 사람들은 자존심이 완전히 구겨졌다고 한다.

면접을 보고 온 한 면접자는 “아예 뽑을 생각이 없으면 공고를 내지 말았어야지 면접을 보러 온 사람에게 이미 뽑았다고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면접자는 대놓고 의원에게 “똑바로 하시라”는 직언까지 하고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의원은 면접자들에게 “우리 의원실에 대한 소문은 들어서 알고 계시죠?”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해서 또 다시 월급을 떼일 수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 면접자는 말했다.

우리 의원실에 대해서 알고 계시죠...라는 말이 과연 무슨 뜻일까? 단지 소문을 들어 봤냐는 것인지, 다 알고 왔을 거니까 너도 각오하라는 의미인지 면접자들은 이 말을 두고 설왕설래 했다고 한다.

결국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 중 서로 아는 사이인 보좌관과 비서관 그리고 비서들은 면접이 끝나자마자 화가 치밀었는지 마포 쪽으로 가서 술을 퍼마셨다고 한다.

지금 국회는 이 같은 일자리 문제 때문에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좀 여유 있는 보좌진들은 양다리를 걸쳐놓고 의원실을 저울질 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보좌진들의 경우는 직급을 낮춰서라도 자리만 얻을 수 있으면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좌진들이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모시고 있는 의원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의원이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을 해주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끗발과 지연 학연 등에 밀리는 것이다.

언론에 드러난 것과 같이 한나라당의 구인난, 민주당은 구직난은 절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모두 다 똑같이 구직난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이 많은 보좌진들의 경우는 스스로 물러설 준비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2주 정도 다가온 18대 국회 개원. 과연 그때까지 일자리 잘 찾아 안착을 할 수 있을지 국회의원회관 보좌진들의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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