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정수백 기자)

호남대표론 부상땐 최대계파 박상천 우세속
정세균-김효석등 호남대표주자들도 맹추격

비호남대표 힘받을땐 강금실-추미애 급부상
불출마 선언 손학규대표 선택 최대변수될듯

민주당 당권 경쟁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7월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뽑는 통합민주당은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지난 대선패배로 여당에서 야당으로 위치가 추락했다. 여기에 총선에서 81석을 얻어 성적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흐트러진 민심을 다잡을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대표가 절실하다. 그렇다면 누가 새 대표에 오를까.

차기 당 대표는 2년 동안 당을 이끌며 재보선은 물론이고 2010 지자체선거까지도 관장할 수 있어, 야당의 강력한 대권주자가 될 수 있다.

정치전략연구소 이석호 소장은 “야당에서 당권을 잡는다는 것은 대권고지에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당 대표가 되면 차기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새로운 제1야당 대표는 누가 될까. 우선 통합민주당 '당권'의 미래를 점치기 위해서는 당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근접할 수 있을 듯싶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총81석을 얻었다. 물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 제주 부산 경남 등에서 고르게 당선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지역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당선자 중 호남이 전체 의석 과반수를 차지했다.

원내 의석 분포를 중심으로 보면 호남과 비호남권으로 나눠진다. 따라서 차기 당권향배를 둘러싸고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호남을 중심으로 견고한 지지기반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과 호남 고립구도에서 탈피하기 위해 비호남 당대표가 출현해야 한다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는 것.

통합민주당 내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권을 놓고 당 내에는 상반되는 두 가지 의견이 있다. 하나는 전통적 지지세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호남출신 당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과 지지세 확산을 위해 비호남권 대표가 현실적으로 타당하다는 의견이 상존하고 있다. 결국 이에 대한 결정은 전당대회에서 판가름 날 듯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치지형 안에서 현재까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정치인은 누구일까.

열린우리당 시절 양대 산맥을 형성해온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세력이 크게 위축됐다.

또한 두 거물 정치인이 총선에서 낙선함에 따라 당권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위치다. 정 전 장관은 당분간 정치에 손을 뗀 뒤 외국으로 나갈 계획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도 '정치'와는 당분간 거리를 둔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손학규계가 비례대표 등을 통해 많은 당선자를 배출하며 최대계파로 부상했고, 열린우리당과 통합한 구 민주당 세력도 호남에서 대부분 당선됨으로써 박상천계도 당 내 대주주로 등장했다.

하지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번 전대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따라서 박상천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때문에 '호남 대표론'이 힘을 받을 경우 새 대표 자리에 오를 영순위로 박 대표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정세균 의원이나 김효석 의원 등도 '호남 대표론'을 앞세워 당권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당 의장 출신의 4선 정세균 의원이나 김효석 원내대표 등도 호남을 대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상천 대표의 강력한 도전자가 될 전망이다.

통합민주당 내 한 재선 의원은 “호남 대표론이 힘을 받을 경우 박상천 대표와 정세균 의원 간의 양파전으로 갈 공산이 크다. 박 대표는 구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인 반면 정 의원은 구열린우리당에서 당 의장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다. 두 사람으로 압축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만약 '비호남 대표론'이 힘을 받을 경우 상황은 다르게 진행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역시 당 의장 출신인 문희상 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인기몰이에 나섰던 강금실 최고위원, 3선고지에 오른 추미애 의원 등이 당권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 최고위원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만큼 당 이미지를 새롭게 하기 위한 최적의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강 최고위원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야당으로 추락한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당 이미지를 재고하기 위해서 참신하고 깨끗한 인물이 대표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들이 돌고 있다. 강금실은 여기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변수 하나를 추가 한다면 '손학규의 선택'이 될 듯하다. 손 대표는 이번 대표경선에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당 내 최대 주주임에는 분명하다. 따라서 '손 대표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도 관심사다.

손 대표는 내년쯤 서울이나 수도권 등에서 재보선이 있게 되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재보선 이후 원내에 진입하게 되면 당 내 세력 확장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로드맵 안에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손 대표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결국 손 대표는 차기 대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인물을 선택해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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