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 안진 “가치평가의 모든 제반 요소 전문가적 판단에 결정”
검찰 “유리한 결과 값을 만들기 위한 단순 계산기역할”

▲ 신창재 교보생명 사장(사진=교보생명) © 팝콘뉴스



[팝콘뉴스=최성해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풋옵션 2심 소송이 막바지에 왔다. 앞서 지난 2020년 4월 신 회장은 풋옵션 가격 산정과 관련해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1심에서 안진이 승소했으나 검찰이 항소하며 2심 법적다툼이 진행중이다. 최근 어피니티와 교보생명간 공인회계사법 위반' 관련 2심 결심공판이 끝나며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어피니티 “객관적인 평가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다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 제1-1형사부는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 FI:재무적 투자자) 주요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관련 2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번 공판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들의 불법적인 공모 정황이 명백한 만큼 1심과 같은 최고 징역 1년 6개월과 1억 원 이상의 추징금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이 불법혐의없이 제대로 산정됐느냐다. 풋옵션은 재무적 투자자 등 투자자가 주식을 특정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어피니티는 객관적인 평가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어피니티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 FI측 변호인은 교보생명이 가치평가 과정에서 FI측에 교보의 1주당 주식 가치를 약 43만 원으로 평가한 내재가치보고서와 중장기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FI 측이 소프트 카피 형태의 자료 제공을 거듭 요청했음에도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한 사실이 드러나 검사의 주장 및 지난 기일 교보생명 직원이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과 배치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기일 검사는 안진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 평가의 완성도가 상당했기에 평가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진회계법인(이하 안진)의 상증법과 증발공 평가는 교보생명이 핵심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탓에 법률에 따라 이뤄지지 못하거나 임의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으며 그 결과 참고로만 활용됐다고 밝혔다.

안진측 변호인은 구술변론에서 평가방법, 평가인자를 포함한 이 사건 가치평가의 모든 제반 요소는 안진의 전문가적 판단에 의해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평가방법과 평가인자가 보고서 발행 당일 FI들에 의해 결정됐다는 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이 발행일로부터 수일 전에 결정됐다는 점이 이메일 등 증거를 통해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교보생명이 핵심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임의로 이뤄질 수 밖에 없었고, 가치평가의 모든 제반 요소는 안진의 전문가적 판단에 의해 결정됐다는 것이다.

◇검찰 “1조 원의 경제적 이익을 노린 대형경제범죄일수도”

반면 검찰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어피니티가 교보생명 지분 24%에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허위의 가치평가를 통해 투자손실을 8000억 원대 투자이익으로 둔갑시켜려다 실패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공인회계사법이라는 행정법규 위반으로 기소돼 유무죄가 다퉈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총 1조 원의 경제적 이익을 노린 대형경제범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선 네 차례 2심 공판에서 검찰은 어피니티와 안진 회계사들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정황이 담긴 244건의 이메일 증거를 제시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어피니티와 안진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공모한 내용이 명시됐다.

어피니티는 안진 측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고, 이들은 모든 단계 과정마다 필요한 자료 정보, 수시 산정한 결과값까지 완벽하게 공유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40만9000원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어피니티는 안진 회계사에 평가방법에 따른 풋옵션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등 가치평가를 주도하기도 했다. 안진 회계사들은 어피니티 측에 시나리오별풋옵션 계산 결과를 컨펌해주면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며 고객에 유리한 결과 값을 만들기 위한 단순 계산기 역할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1심 무죄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회계사회 '조치없음' 결론 판단에 객관성 문제가 드러난 만큼 1심 재판부 판결의 파기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법원의 2심 판결 선고기일은 내년 2월 1일로 예정됐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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