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문책경고 최종의결
승소시 연임 전망, 감독원 압박 변수

▲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사진=우리금융) © 팝콘뉴스


(팝콘뉴스=최성해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의 갈림길에 놓였다.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는 어느 때보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지배구조 안정성, 경영 연속성 등이 중요한 시점에서 책임경영에 힘을 싣는 최대주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적 다툼 시 승소 전망 무게…앞서 DLF손실소송 관련 법원 “제재할 법적근거 없어”

28일 업계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 불완전판매관련 손 회장의 문책경고 조치를 의결했다. 지난해 4월 8일 금융감독원이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결정을 내린 지 1년 7개월 만이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신규판매 3개월 금지 같은 업무 일부 정지 제재를 내렸다.

현행법상 '자본시장법 위반'관련 금감원의 불완전판매 제재는 금융위원회가 의결한다. 금감원의 제재를 확정짓는 상위기관인 금융위가 이 제재를 의결하며 손 회장의 '문책경고'조치가 최종확정됐다.

이번 당국의 '문책경고' 확정만을 떼놓고 보면 연임은 불가능하다. 문책경고로 손 회장의 금융권 임원 취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연임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및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때다. 손 회장은 이미 지난 2019년 우리은행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손실 사태관련 당국의 중징계를 법적소송으로 뒤집은 사례가 있다. 당시 금감원으로부터 DLF사태 관련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으로 문책경고를 받았다.

이에 손 회장은 법원에 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지난 2021년 8월 1심, 2022년 7월 2심 모두 승소했다. 당시 법원은 내부통제 기준 등 지배구조법 위반으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라임사태도 당국이 일선 은행창구의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CEO까지 물은 비슷한 사례라는 점에서 소송에서 당국과 맞붙으면 손 회장의 승소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여타 금융지주와 차이…최대주주 의견 반영돼야

변수는 당국의 압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 회장이 압박을 느낄 발언을 잇따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0일 금융사 글로벌 사업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 뒤 기자들에게 “과거 소송시절과 달리 지금 같은 급격한 시장 변동에 대해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다”며 “아마도 당사자께서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주주현황을 보면 손 회장이 당국의 압박을 정면돌파할 수 있다. 최대주주가 손 회장이 지지하는 모습이 목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여타 금융지주와 다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최대주주는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 5.55%,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 3.93%로 우리지주, 은행 사주조합이 9.48%를 가졌다. 이어 국민연금공단 8.88%를 보유했다.

이어 민영화차원에서 매각한 지분을 보유한 과점주주들이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갖고 있다. 사모펀드인 IMM PE 5.57%, 유진PE 4%를 보유했다. 푸본생명 3.97%, 한국투자증권 3.77%, 키움증권 3.73%, KTB자산운용 2.3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1%, 두나무 1%, 예금보험공사 1.29% 등이다.

최대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은 손 회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우리금융 노조는 라임펀드사태 금융위의 의결을 앞두고 지난 9일 "우리금융지주를 관피아의 보금자리로 전락시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라며 "최근 '펀드사태 제재'를 악용한 친정권 유력인사들이 차기 우리금융 회장을 노린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우리금융 흔들기를 통해 CEO리스크를 가중하고 있다"고 사실상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노성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지난 14일 '금감원장-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뒤 손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지금은 말씀드릴 게 없다"며 말을 아끼며 현재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금융에 영향력이 큰 과점주주 사외이사들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지주사 재출범 이후 그룹 경영성과 호전, 완전민영화 달성,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리더십이 검증된 손 회장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주식소유구조상 최대주주의 의견이 반영돼야 책임경영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재무적 투자자는 시세차익에 관심을 두지 않느냐”라며 “금융권에 아무리 당국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더라도 최대주주의 의사에 반한 CEO가 선임되면 임기 내내 반발과 저항에 시달려 정상적 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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