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번째 취미, '막걸리 빚기'

(팝콘뉴스=강나은 기자)막걸리는 원래 단맛이 나는 술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양조주로 마시는 막걸리에는 감미료를 넣어서 달게 만들지만, 당분이 알코올이나 산으로 발효되기 전에 갓 만든 막걸리를 마시면 고소한 단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이 맛이 궁금하다면, 직접 막걸리를 빚어보자.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얌이랩:맛있는한식연구소) © 팝콘뉴스


막 걸러서 만든 서민의 전통주

막걸리는 고려시대부터 마셔온 우리나라 전통주로서, 막 걸러냈다고 하여 막걸리라고 불린다. 쌀로 밑술을 담가 청주를 걸러내고 남은 술지게미를 다시 체에 걸러냈기에 막걸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청주를 만들고 남은 술로 만든 술이다 보니 저렴하고, 대중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막걸리와 동동주를 혼동하는 때도 있는데, 동동주는 술을 발효시킨 뒤에 위에 맑은 부분을 따라낸 술로, 식혜와 닮아있는 모습이다. 반면에 막걸리는 침전물이 더 많고 탁한 만큼 육안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막걸리가 훨씬 더 흔하고 대중적임을 생각해볼 때, 우리에게 익숙한 술이라면 막걸리다.

최근 막걸리는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K-문화의 영향으로 외국에서도 관심이 높아졌고 국내에서도 전통주에 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막걸리는 사이다나 야쿠르트 등 다른 음료를 섞어 취향껏 즐기기 좋다. 또한 복분자 막걸리, 밤 막걸리, 잣 막걸리, 땅콩 막걸리, 옥수수 막걸리 등 지역마다 다양한 막걸리가 나오고 있으니 여행지마다 다른 막걸리를 즐겨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재미로 꼽을 수 있겠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전이나 두부김치 등 전통 한식은 물론, 의외로 양식이나 일식 등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니 이렇게 색다르게 즐겨봐도 좋다.

▲ (사진=얌이랩:맛있는한식연구소) © 팝콘뉴스


특별한 도구 없이 빚을 수 있는 막걸리

막걸리를 꽤 좋아하는 이들도 직접 만들어본 경험은 얼마 없겠지만, 조선시대까지 양반가마다 전통적으로 막걸리 만드는 비법이 내려왔다. 게다가 막걸리를 만들고 남은 술지게미로 술떡을 만들기도 했다. 비록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가양주로 내려오던 막걸리 비법은 거의 사라졌으나, 비법이 없다고 해도 막걸리를 빚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막걸리를 빚는 데는 큰돈이 들지 않고,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된다. 준비물은 물과 밥, 누룩이다. 우선 물을 적게 잡아 밥을 짓는다. 찜솥에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면 최고지만 일반 밥솥에 지어도 괜찮다. 이렇게 밥이 되고 나면 넓은 쟁반 등에 펼쳐서 밥을 식혀준다. 그러고 나서 누룩과 물, 밥을 고르게 잘 섞은 후에 발효에 들어가면 된다. 이때 찹쌀을 이용하면 더욱 성공적으로 막걸리를 빚을 수 있다. 조리기능장, 발효 명인인 김재식 얌이랩:맛있는한식연구소 대표는 "완성된 막걸리를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 크다"라며 누구나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보길 권한다.

"이렇게 완성된 막걸리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즐길 수 있습니다. 직접 만든 막걸리를 친구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 내놓고, 친구들이 맛있게 먹어준다면 정말 보람이 있겠죠? 저는 친구들과 등산모임을 갖고 있는데, 이따금 직접 만든 막걸리를 가져가 맛을 보여줍니다. 친구들이 좋아하면 그렇게 기분 좋을 때가 없어요."

▲ (사진=얌이랩:맛있는한식연구소) © 팝콘뉴스


한 번 맛보면, 주기적으로 만들게 되는 막걸리의 매력

오래 발효하지 않고 먹는 단양주, 오래 발효시키고 숙성시켜 먹는 다양주도 있는데, 발효 기간이 짧은 단양주로는 탄산이 많은 막걸리를, 다양주로는 목넘김이 부드럽고 깊은 막걸리를 얻을 수 있다.

단 막걸리를 빚을 때는 발효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나쁜 균이 들어가면 며칠을 기다려 발효시킨 술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막걸리를 담아둘 통을 깨끗이 살균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리고 직접 만든 막걸리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없으니 최대한 빨리 먹자. 또한 발효 후 뚜껑을 열 때는 탄산이 남아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막걸리는 빚는 방법이 어렵지 않고, 간단해 한 번 만들어 먹어본 이후에는 쉽게 도전하는 취미가 될 수 있다. 좋은 사람과 모인 좋은 날, 직접 만든 막걸리로 그 흥취를 돋운다면, 더욱 기억에 남는 날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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