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병 치료 전문 한의사가 알려주는 마음병 치료법 '마음세탁소'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재용 기자)현대인은 마음병을 지니고 있다. 분노, 두려움, 우울과 불안, 증오와 혐오 등과 같은 요소들이 마음병의 근본 원인이다. 황웅근 한의사는 그것을 '묵고 찌든 때'라고 하는데 동양에서 예로부터 강조한 수기치인이 바로 그 때를 씻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동양의 전통철학과 현대 한의학을 접목해서 마음병 치료 전문 한의사로 활동하는 황웅근 한의사는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훌륭한 심리치유법을 현대 언어로 쉽게 알리기 위해 '마음세탁소'를 집필했다고 한다.

마음병은 나만의 강박에서 비롯

현재 우리나라는 수많은 아픔이 상존한다. 전 세계에서 자살률 1위다. 툭하면 흉악한 뉴스가 나온다. 황웅근 한의사는 우리 사회의 인성교육 시스템 부재에 책임을 느끼며 우리 마음속의 착각, 무지, 집착, 욕심, 부정이 어느 지점에서 시작됐는지를 되짚는다. 그것을 발견해 마음의 때를 성실히 씻고자 한다는 것. 자신도 한때는 마음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동의보감'의 다음 문구를 보고는 묵고 찌든 자신의 무지의 때를 씻어주고 마음병에서 확실히 벗어났다고 한다.

"온갖 생각이 어지럽게 떠올라도 의식이 있는 데만 작용하고 의식이 없는 데는 작용하지 못한다."

그는 이 구절을 보고 현실과 관념, 실체와 생각을 확실히 구분하게 됐다고 한다. 자기 머리를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현실은 단지 '나만의 강박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생각의 허구성에서 빠져나오자 집착이 풀리면서 잠자리도 편해졌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임상에서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3년에 심장병으로 고생하던 누이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정신이 무너졌지만, 다시 가다듬었다. 삶과 죽음은 하나이고 동생이 간 세상과 내가 사는 세상이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동생의 부활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메시지로 부활했다. 동생은 그렇게 자신의 마음속에 살아 있었다. 이런 사실을 깨닫자 자책은 곧바로 반성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다시 성현의 말씀이 담긴 경전들과 동의보감에 준거해 마음병 환자 치료에 매달렸다.

그렇게 지금까지 동양철학의 지혜와 한의학을 접목해서 마음병 치유에 매진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치유하고 있는 내용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전달해준다.

진실을 파악한 사람들의 삶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삶이 매우 가혹하게 다가올 때면 우리는 그 상황이 꿈이기를 희망한다. 그건 단지 나약한 현실회피인 것은 아니다. 지금의 고통과 두려움이 실은 생각의 오류나 욕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라는 신의 목소리일 수 있다. 삶 자체가 일종의 꿈이라는 자각은 이미 오랫동안 각종 경전과 고전소설에 자주 등장했다. 호접지몽, 일장춘몽, 남가일몽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진실을 파악한 사람들의 삶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동양고전인 장자 외편 지북유에도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사람이 천지간에서 사는 기간은, 마치 벽의 틈새로 흰 망아지가 지나가는 모습을 언뜻 보는 것 같다."

우리 삶이 하나의 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삶의 무게는 뚝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것만으로도 이제껏 고민했던 삶의 문제가 즉시 해결된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생각에 매몰되어 가슴이 짓눌릴 때, 상대방 때문에 내 인생이 꼬였다며 한탄스러울 때, 하는 일마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 좌절할 때, 그래서 내 삶과 내가 처한 현실로부터 상처받고 우울한 기분에 빠질 때, 저자는 그 모두가 꿈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계속해서 악몽을 꾸며 꿈속 세상을 누빌 것인가. 아니면 그 허망함을 정확히 인식하고 의도적으로 행복한 꿈을 꿀 것인가?

'내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착각

우리가 착각에 빠지는 것은 사물의 양면과 이면을 살피지 않고 단면과 표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가 느끼는 실체는 본래 실체와 다르게 된다. 저자는 착각이란 매우 광범위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가장 흔한 착각은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착각이다. 남들이 사치스럽게 사니까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남들이 여행 가니까 나도 여행을 가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청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라서 스스로 청빈하게 살려 하지 않는가?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열심히 자기 수양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서는 왜 따라서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단 말인가?" - '마음세탁소' 본문 37p

그러나 저자는 '내가 존재한다는 착각'이야말로 가장 화려한 착각이라고 한다. 그 존재의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나라는 존재를 깊이 생각하면 이런 착각이 얼마나 허망한지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 내 존재의 시작점인 출생과 내 존재의 끝점인 사망에 대해 본질적으로 아무런 권한이 없다. 비록 자의적으로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몸을 움직인다고 할지라도 내 생각이 흐르도록 하는 근본 바탕, 내 몸은 구성하는 원소마저도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저자는 그렇다면 그 바탕에 의지해서 일어나는 나의 자율적인 권력이 과연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되묻는다. 내가 존재한다는 착각은 곧장 '내가 뭔가를 가질 수 있다'는 착각으로 빠진다는 의미다. 가질 수 없지만, 가졌다고 착각하는 것. 가져야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화려한 착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화려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저자의 생각은 다분히 노장 철학과 불교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현직 의사가 제시해주는 관점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뛰어난 문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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