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곤충 생태와 교감하는 새로운 인생 진로를 찾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편집자 주: 'MZ팬덤을찾아서'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함께 진화하는 팬덤의 양상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비단 연예인이나 방송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소위 '연반인(연예인 반 일반인 반의 줄임말)'을 대상으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단순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응원 문화가 아닌 콘텐츠의 지형을 톺아보고자 한다.]

MZ세대의 성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과시적·성취적 삶을 지양하는 흐름을 부인하기 어렵다. 파이어족 미니멀 라이프 등의 삶의 방식도 이런 흐름과 이어져 있다. 영농업이나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더라도 농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젊은이들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많은 이들이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서울 부부의 귀촌일기') © 팝콘뉴스


#1 서울 부부의 귀촌일기

'서울 부부의 귀촌일기'는 BTS 멤버 중 한 명이 즐겨보는 채널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농촌에서 텃밭을 가꾸고 친구 부부가 차린 동네 카페 일을 돕고 소소한 농촌 생활의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동물과 이웃들과의 교감이다. 가장 집중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은 에피소드는 '하지마비 고양이 흥민이'다. 다리를 다친 새끼 고양이를 우연히 구조하고 하지마비 판정을 받은 후에는 외진 시골에서 병원이 있는 먼 도심까지 꾸준히 내원하며 재활치료를 진행했다. 이후에도 시골에 유기된 강아지와 일명 '뜬장'이라 불리는 철장에 평생 갇혀서 지내는 대형견을 구조하는 과정 등이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프잉TV') © 팝콘뉴스


#2 프잉TV

'프잉TV' 채널은 양봉업이란 생소한 농촌 생활을 다루고 있다. 꿀벌의 생태가 최근 환경 문제와 더불어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프잉tv'의 꿀벌 생태 이야기가 주목을 꾸준히 얻고 있다.

식물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이 갑자기 대량으로 실종되는 사건을 현업자이자 전문가로서 다루기도 하고, 특히 '벌침에 대한 이해와 쏘였을 시 대처법! 그리고 최대한 쏘이지 않는 법'이란 에피소드는 119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꿀벌들의 천적인 장수말벌, 황소개구리 등의 다양한 생물들의 생태를 소개하며 동물들뿐만 아니라 곤충 생태계와 교감하는 농촌 생활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리틀타네의 슬기로운 생활') © 팝콘뉴스


#3 리틀타네의 슬기로운 생활

'리틀라네의 슬기로운 생활' 채널 운영자는 30대 싱글 여성이다. 귀농·귀촌 하면 떠올리는 주체가 대부분 중년 이상의 부부나 남성인 것과는 다르게 젊은 미혼 여성인 운영자는 처음 귀촌 결심을 했을 때 가족과 지인들의 반대와 우려를 무시하고 자신의 선택대로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구독자가 꾸준히 늘고 충성도가 높은 건 단순히 시골에 직접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자연을 벗하며 사는 슬로라이프, 미니멀라이프의 일상을 선택해 살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골에서 자연인에 가까운 삶을 사는 유목민이나 귀촌 청년 가구는 생각보다 흔하다. '리틀타네의 슬기로운 생활'은 시골에서의 의외로 바쁜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보다 MZ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부분이 크다.

영국에서 유학 생활과 취업을 했던 소위 '고스펙', '고학력자'이면서도 주변 시선에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의 진로를 포기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기 때문이다. 8월 16일 자로 업로드된 '영국에 온 시골 백수 취업제안 받았다 머선 일이고...'에서는 옛 고용주로부터 좀 더 좋은 조건의 재취업을 제안받고 고액 연봉에 흔들렸으나 거절하고 다시 한국의 평범한 시골로 돌아오는 줏대를 보여준 바 있다. 또래의 젊은 사람들에게 남에게 보여주기 좋은 스펙보다는 자신만의 가치를 좇아가는 게 행복일 수 있다고 자신의 일상으로 직접 보여준다. 그저 삶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남들과 다른 삶을 꿈꾸는 1인 가구 청년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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