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인갑 ㈜시스코프 대표이사 ©팝콘뉴스

(팝콘뉴스=여인갑 경영학 박사/㈜시스코프 대표이사)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람은 운동이나 독서라고 말한다. 등산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역시 운동의 범주에 속한다고 본다. 그런데 막상 독서가 취미라고 말하는 사람 중 독서삼매에 빠지면서 책 읽기에 몰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터넷 덕분에 궁금한 사항을 손쉽게 파악해 볼 수 있어 더더욱 책 읽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책을 점차 멀리하게 된 원인 중의 하나가 책 읽는 방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학입시 덕분(?)에 억지로라도 책을 읽는 시간이 있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우치고 있어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정작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폭넓은 교육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모두 '말하는 인간(homo loquens)'이면서 동시에 '읽는 인간’(homo legens)'이다. 말하는 기술도 익혀야 하지만 읽는 기술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데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관한 세 가지 포인트를 나눠본다.

첫째는 밑줄을 치면서 여백에 느낀 점을 기록한다.

한 번 읽고 난 책의 내용을 기억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눈으로만 본 내용은 쉽게 잊어버린다. 읽은 책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읽으면서 중요한 단어나 문구는 밑줄 쫙 치면서 읽으면 읽는 도중에 앞부분의 참고할 내용을 찾아본다거나 읽은 다음에 다시 볼 때 밑줄 친 부분만 빨리 일별해 보면 쉽게 기억이 되살아난다. 뿐만 아니라 읽으면서 저자와 동감한다거나 반대 의견 또는 의문 나는 부분은 원, 삼각형, 물음표 등 표시를 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시는 읽지 말아야 할 책이라고 판정하면 첫 페이지에 X자를 크게 표시하여 구분해 둔다.

둘째는 제목만 보고 책을 선정하지 말아야 한다.

책 제목은 대부분 출판사에서 판매가 잘되기 위한 제목을 붙인다. 특히 번역서인 경우는 원제목과 전혀 다른 책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을 제목에 현혹하기 위함이다. 일본에서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는 대표적 소설가 엔도 슈사쿠(1923-1996)의 1966년 작품 '침묵'이란 소설이 있다.

작가는 책의 제목을 '침묵은 없다'라고 써서 출판사에 보냈는데 출판사에서는 그냥 '침묵'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물론 그 책은 제목 덕분에(?) 대히트를 쳤고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이다. 작가가 책 출판 후 독자와의 만남에서 책 제목에 대해 솔직히 고백하고 책 뒤쪽으로 갈수록 침묵은 없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고 제목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적이 있다.

서양에도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속담이 있다. '겉을 보고 속을 판단하지 마라'라는 뜻이다. 목차를 보고 어떤 내용인지 자기가 흥미를 느낄 만한 소제목들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책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지 않아도 좋다는 충고도 있다. 또한 자기가 흥미를 갖는 소제목 부분을 먼저 읽어 보면서 전후로 연결해서 읽어 보는 것도 좋겠다.

셋째는 10년에 한 번 다시 읽어 볼 책을 가져야 한다.

평생을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어볼 책을 소장할 수 있다면 큰 행운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적어도 10년에 다시 한번 읽어볼 좋은 책을 선정하면서 애독하는 방법도 좋다. 프랑스의 철학자요 수학자인 블레즈 파스칼(1623-1662)의 '팡세'를 100독 이상 했다는 기록을 본 적이 있다. '팡세'를 적어도 20번 이상은 읽고 있다고 말한 분도 있다.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 채찍질해 볼 수 있는 책은 위대한 스승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책은 읽으면서 스스로 묻고 생각해 볼 때 이해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책을 읽으며 깨달은 점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혼자 읽어도 좋겠지만 여럿이 독서클럽을 만들어서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한 소감을 나누고 그 책을 읽음으로 자신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들을 나눌 수 있으면 독서의 기쁨이 더욱 커질 것이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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