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캠핑·등산·서핑...슬로라이프도 부지런하게

(팝콘뉴스=김진경 기자)[편집자 주: 'MZ팬덤을찾아서'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함께 진화하는 팬덤의 양상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비단 연예인이나 방송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소위 '연반인(연예인 반 일반인 반의 줄임말)'을 대상으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단순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응원 문화가 아닌 콘텐츠의 지형을 톺아보고자 한다.]

요리하는 남자...가 아니라 아저씨들이 대세다. 요리만이 아니라 캠핑, 등산, 낚시 야외활동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천천히 하지만 몸을 직접 움직이고 부지런하게"가 요즘 뜨는 아저씨들의 슬로라이프 즐기는 법이다.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의 백미는 혼자서 살림은 야무지게 하면서 취미생활도 여유롭게 즐기는 싱글들의 삶을 엿보는 것으로 이중에서도 최근에 의외로 큰 호응을 유도하는 건 아저씨들의 슬로라이프 따라 하기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 팝콘뉴스


#1 악역 전문 배우 곽도원, 알고 보니 슬로라이프 영재

최근 슬로라이프를 가장 잘 보여준 '관찰 예능'으로 평가받고 있는 건 '나 혼자 산다'의 게스트 멤버 영화배우 곽도원이다. 연세살이로 1년 동안 빌린 제주도 2층 전원주택에서 살면서 마당에서 직접 채집한 고사리를 제주도 현지 오일장에 가져가서 팔고 번 돈으로 소주 사서 집에 돌아온다는 일화 등 믿기 어려운 철저한 현지화 일상을 보여준다. 1400평이라는 마당에서 갈퀴나물과 머위 등을 채집해 직접 나물을 만들어서 7첩 밥상을 챙겨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쉬지 않고 각종 취미생활을 하고 집 주위 주민들과 어울려 논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고 관광객에 가까운 연세살이 주민이지만 현지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함께 스노클링, 낚시, 심지어 승마까지 섭렵하고 있다. 집 근처 식당 주인과 친해져서 생일선물로 양파 한 망을 얻었다며 소탈하게 웃는 모습에 보는 사람들까지 마음이 훈훈해진다.

일반적인 제주도 주민에게는 일상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도시인들에게는 생소한 나물 채집과 해양스포츠를 일상처럼 편하게 즐긴다. 슬로라이프를 동경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여유와 관록을 보여준다. 슬로라이프의 교본, 이데아 그 자체인 아저씨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 팝콘뉴스


#2 트민남 자칭하다 정말 트렌드세터가 된 아저씨, 전현무

'나 혼자 산다' 출연진이 구매한 인테리어 소품을 따라 사고 '미드 센추리 모던'이 유행이라는 소리에 새로 이사한 집의 인테리어를 따라 하는 등 스스로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을 자칭하고 있다. 초반에는 그런 모습을 작위적이고 욕심이 과해 부담스럽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트민남 콘셉트를 향한 시선이 부드러워진 건 제주도 한라산 등산을 다녀온 뒤다. 땀을 뻘뻘 흘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면서도 끝까지 등산을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성 있는 트렌드세터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이후로는 집에서 요리하고 그림을 그려 선물하는 등 서툴고 거친 결과물을 내면서도 주위를 챙기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욕심만 많은 비호감 이미지가 강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힐링하는 푸근한 이웃 아저씨 같은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다. 집안은 항상 어질러져 있고 돈 버느라 바쁜 모습만 보이던 모습에서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려는 모습으로 변화한 덕분이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 팝콘뉴스


#3 가루왕자에서 맥가이버·먹는 분야 예술가로 진화하는 싱글라이프, 이장우

캠핑과 요리는 요즘 연령 무관하게 큰 인기를 끄는 취미생활이자 콘텐츠다. 드라마 배우 겸 뮤지컬로 영역을 확장한 이장우는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한 화에서 플라잉낚시·캠핑·카누·요리를 전부 보여주는 등 트렌드세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 캠핑 문화란 유행에 편승한 것뿐이라면 흔하고 지루한 콘텐츠였을 것이다. 1박 2일이 일반적인 캠핑과는 달리 직접 구매한 캠핑카를 끌고 한적한 해변에서 몇 달간 지내며 해산물을 채집해서 요리하며 해루질이란 독특한 문화를 소개한다. 또한 집밥을 예능으로 풀어낸 모습은 매우 흔한 콘텐츠지만 전문시장에서 수십 개의 재료를 구해다 직장동료들에게 직접 제작한 조미료를 선물하는 등 웬만한 셰프보다 본격적인 솜씨와 씀씀이를 보여준다. 자택 옥상에서 항아리를 드릴로 조작해 바비큐를 만드는 등 단순한 집밥이라기에는 본격적이고 독특한 도구를 함께 선보인다. 비닐팩에 양념과 야채를 함께 넣고 흔들어서 쉽게 김치를 만드는 '쉑쉑김치', '쉑쉑김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쉬우면서도 창의적인 요리를 끊임없이 개발해 보는 즐거움과 함께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걸 선보이고 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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