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심각한 우울 호소도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극단선택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심리부검 결과, 과반이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복지부는 2015~2021년 7개년 누적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심리부검은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망자의 심리 행동 양상 및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의 조사로, 국내에서는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번 대상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의뢰됐거나 유족이 직접 면담을 의뢰한 19세 이상 자살사망자 및 그 유족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리부검 대상자 801명 중 94.0%(753명)이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고신호는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주변 정리 ▲수면상태 변화 등이다.

'스트레스 사건'의 경험 비중은 1명당 평균 3.1개로, 내용으로는 가족관계(60.4%), 경제문제(59.8%), 직업 스트레스(59.2%) 등이었다.

대상자 중 88.6%(710명)는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전 연령층에서 우울장애가 82.1%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중독장애(32.8%), 불안장애(22.4%)가 뒤이었다.

대상자 중 35.8%(287명)가 생전에 한 번 이상 자살시도 경험을 했다. 대상자 중 자살로 가족 또는 친구, 지인 등을 잃은 경우는 42.8%(343명)이었다.

유족을 대상자로 옮기면, 사별 이후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경험한 유족 중 97.0%(879명)는 우울 증상 등 심리상태 변화를 경험했고, 사별기간이 3개월 이내로 짧을수록 심각한 우울을 호소했다. 또, 유족의 59.5%(566명)는 면담 당시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또, 자살 유족의 72.3%(688명)는 고인과 유족을 향한 비난, 가족이 받을 충격 등을 우려해 친구나 친한동료, 친인척, 자녀, 부모 등에 자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심리부검은 자살 원인에 대한 분석 정보를 얻는 목적 외에도 유족의 건강한 애도를 도와 심리적 지지와 위안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자살 유족이 심리부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함께 심리부검 면담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팝콘뉴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