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궁디팡팡' 모르면 고양이집사 아니죠"

17~19일 양재 aT센터서 '2022 궁디팡팡 캣페스타 SEOUL' 개최
여행용 가방에 왜건까지?...'고알못'들은 이해 못하는 특별한 이색풍경
(주)캣페스타, 이번에도 길고양이 TNR 위한 '해피컷팅 프로젝트' 마련

박윤미 기자 | 기사입력 2022/06/18 [20:20]

[르포] "'궁디팡팡' 모르면 고양이집사 아니죠"

17~19일 양재 aT센터서 '2022 궁디팡팡 캣페스타 SEOUL' 개최
여행용 가방에 왜건까지?...'고알못'들은 이해 못하는 특별한 이색풍경
(주)캣페스타, 이번에도 길고양이 TNR 위한 '해피컷팅 프로젝트' 마련

박윤미 기자 | 입력 : 2022/06/18 [20:20]

▲ '2022 궁디팡팡 캣페스타' 현장. 첫날 오전 9시 31분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 고양이 모시는 집사라면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그날이 왔다. 이름도 마치 집사들만의 암호 같은 '궁디팡팡 캣페스타'.

 

(주)캣페스타에서 주최·주관하는 고양이 전문 박람회 '궁디팡팡 캣페스타'가 17일부터 일요일인 19일까지 사흘간 양재 aT센터 전관 1, 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대한민국 애묘인 즉, 길과 집을 가리지 않는 고양이 집사들의 대동단결 혼연일체 축제의 장이라 할 수 있다. 박람회장과 원거리에서 혹은 대중교통 안에서 고양이 장난감을 든 이들이 눈빛을 교환하며 가벼운 목례를 나누는 것은 '님도 다녀오셨군요?' 하는 일종의 육묘맘들이 빚어내는 동지애의 광경이랄까. 

 

박람회 첫날인 17일 방문하자 주말이 아님에도 불구, 오픈 예정 시간인 10시 전부터 입장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서는 등 지난 캣페스타 여느 회 못지않은 장관을 이뤘다.

 

9시 31분에 현장에 도착했다는 러시안블루 고양이 '뷰리' 집사 K씨는 모처럼 쉬는 날을 맞춰 엄마와 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여유롭게 도착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나오니 그 짧은 시간에 초대권 줄은 100명 가까이 대기를 알리고 있었으며, 사전구매자 또한 100명에 다다른 숫자를 기록하고 있었다고.

 

입양한 길고양이 네 마리와 사는 U씨는 박람회 출석부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 친한 수공예 작가들의 박람회 참여를 응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고양이용품을 구매할 기회는 박람회 말고는 없어서다.

 

'궁디팡팡 캣페스트'가 코로나19라는 암흑의 터널을 지나왔음에도 이처럼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할 수 있는 건 갈망하는 것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풀리면서 소비 욕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것과 같은 효과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지난 2020년 3월 부산 벡스코 행사와 12월 서울 학여울역 세택 행사에 라인업까지 맞췄지만 취소되는 사태를 맞은 바 있다. 평소 박람회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애묘인들에게는 낙담할 수밖에 없던 상황. 때문에 주최 측은 온라인 박람회를 통해 집사들을 다독다독해야 했다.

 

하여 이번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알 수 없는 불순물이 가라앉은 뒤 맑은 물을 확인한 시점에 열린, 참으로 시의적절한 '소비의 향연'이었다.

 

▲ '2022 궁디팡팡 캣페스타'.(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엄마와 함께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K씨는 보통 '궁디팡팡 캣페스타' 한 번을 다녀오면 30~50만 원을 쓴다. 어차피 고양이가 먹을 것, 가지고 놀 것들이라 소비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다묘 집사 U씨는 200만 원을 쓴 적도 있다. 캣타워, 캣 휠을 동시에 사들였던 4년 전인데, 아직도 그것들이 그대로 집에 있다. 이번에는 화장실을 전체 교체하기 위해 꼼꼼히 물건을 살필 예정이라며 예산은 '적당히 100만 원'이라고 귀띔했다.  

 

(주)캣페스타 사무국에서 홈페이지 내에 공개한 이번 박람회 참여업체는 약 280개로 집계된다.

 

고양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유명 업체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작가를 닮은 그림이나 도예품, 뜨개 용품, 장난감 등을 선보이는 핸드메이드 작가들도 상당수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신생 업체들과 신제품 또한 박람회장에서 만날 수 있는 묘미다.

 

박람회 일정이 확정되고 나면 각종 SNS를 통해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길렀다'든가 '지르는 자 복되다'는 등의 우스갯소리가 집사들 사이에서 회자하는데, 그만큼 '궁디팡팡 캣페스타'가 집사들에게 어필하는 인기와 크다는 증명이다.

 

다만 아쉬운 것 하나가 있다면 개(dog) 유모차가 대거 출동하는 여타 펫 박람회와는 달리 묘(cat)는 당연지사, 안내견을 제외한 모든 동물의 출입이 불가하다는 것.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니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지만, 집에도 고양이가 있으면서 남의 집고양이 사진과 영상을 보는 집사들로서는 어쩌다 개냥이 한 마리 정도 마주칠 수 있는 은혜(?) 마저 사전 차단당한 것 같은 섭섭함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박람회장 곳곳에 걸린 2D, 3D 고양이들만 눈에 꼼꼼히 담아도 귀가하는 집사의 행복감은 충만해질 수 있다. 

 

▲ 길고양이 TNR을 위한 해피컷팅 프로젝트.(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궁디팡팡 캣페스타'는 지난 제6회 박람회부터 '해피컷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람회의 화룡점정이다. 

 

그간 해피컷팅 프로젝트를 통해 모인 수익금은 지난 제6회 박람회부터 직전 제20회 박람회까지 5050만 7020원. 이 돈은 전국 길고양이들의 TNR(포획-중성화수술-원래 살던 곳으로의 방사) 비용으로 쓰이고 있다. 입장객들은 고양이 캐릭터의 귀 한쪽을 자르는 것만으로도 길고양이 TNR 활동에 동참하게 되는 셈이다.

 

이 외에도 (주)캣페스타는 길고양이 인식 개선을 위한 각종 사진전을 비롯해 여러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길동물 입양 홍보 등을 박람회의 근간으로 두어 동물 애호가들이 단지 이 박람회가 소비로 끝나는 것이 아닌 동물권 및 나눔에 대한 가치의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K씨는 "매번 '궁디팡팡'에서 50만 원 이상씩 소비하는 것 같다"라며 "올해는 집안에 행사도 있고 해서 금요일에 나올 수 있었는데 오픈도 전부터 많은 사람이 줄 서 있어서 깜짝 놀랐다. 나름 머리를 써서 3층부터 올라갔는데 선착순 이벤트 하는 브랜드는 사람들이 줄을 좀 서 있는데 다른 곳은 한산해서 그나마 다닐 만했다. 경험대로라면 토요일, 일요일은 인파에 치일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씨는 18일에 남자친구와 다시 한번 사냥(?)을 위해 박람회장을 찾을 예정. 아무래도 엄마와 함께 다니면서는 소소한 감상까지는 무리가 있다고.

 

이번 '2022 궁디팡팡 캣페스타 SEOUL' 박람회는 일요일 오후 5시 30분 폐장한다. [팝콘뉴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