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역 쪽방촌 공공개발, 국토부 '뒷짐'에 토지등소유자도 '목소리'

공공개발 찬성하는 토지주 등 용산 집무실 앞 집회
"선이주 동시착공 하면 토지주 등도 이익 보는데... 국토부 '뒷짐'"
"정부, 설명회한다는 약속 지켜라"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6/14 [17:30]

[현장] 서울역 쪽방촌 공공개발, 국토부 '뒷짐'에 토지등소유자도 '목소리'

공공개발 찬성하는 토지주 등 용산 집무실 앞 집회
"선이주 동시착공 하면 토지주 등도 이익 보는데... 국토부 '뒷짐'"
"정부, 설명회한다는 약속 지켜라"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2/06/14 [17:30]

▲ 14일 오전 서울역 쪽방촌 공공개발에 찬성하는 토지주 등 모임인 '서울역 공공주택 주민대책위원회'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삼각지 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토부의 지구지정을 촉구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우리가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정부가 한다고 했다. 한다던 지구지정은 언제 할거냐."

 

14일 오전 서울역 쪽방촌 공공개발에 찬성하는 토지등소유자 조직인 서울역 쪽방촌 공공주택 주민대책위원회(이하 공공주택 대책위)는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삼각지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토부의 공공주택 지구지정 및 찬성하는 토지등소유자와 반대하는 토지등소유자가 모두 참석한 '설명회'를 열라고 촉구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2월 5일 서울역 건너 동자동 쪽방촌 일대를 공공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원주민에게 공급할 공공임대주택 지구지정을 연내 완료한다고 약속했으나 반년째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 반대 목소리?..."국토부 '뒷짐'에 제대로 된 설명 못 들어서"

 

이날 공공주택 대책위는 지구지정이 무기한 연기된 배경에는 민간개발을 주장하는 토지등소유자(서울역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 이하 서울역 대책위)의 반대를 두고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말 서울역 대책위는 국토부에 '역세권 공공임대주택사업'으로 해당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다. 토지등소유자가 땅에 대한 소유권과 개발이익을 가져가는 대신, 시에 일부 땅을 공공임대주택 등 용도로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쪽방촌 원주민들은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이 마련되더라도 민간개발의 경우, 원주민들의 이주대책으로 해당 주택이 돌아가지는 않을 수 있다며 공공개발을 주장해 왔다.

 

이날 공공주택 대책위는 역세권 공공임대주택사업이 쪽방촌 원주민뿐 아니라, 토지등소유자에게도 부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재형 공공주택 대책위 총괄본부장은 "역세권 공공임대주택사업은 허용 층수, 용적률 등이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른 대토개발보다) 더 낮다. 공공개발은 기부채납이 없지만, (역세권 공공임대주택사업은) 기부채납이 있다"며 "민간개발, 공공개발을 나눌 게 아니다. 수지분석하고 객관적으로 비교해보면 (공공개발에 따른) 대토개발이 더 낫다"라고 주장했다.

 

애초 정부안에 따라 '공공주택 특별법'에 기반해 개발이 진행되면, 토지등소유자는 사업 주체에서 물러나는 대신, '대토보상'을 받는다. '대토보상'은 토지보상금을 현금이 아니라, 사업 시행 이후 해당 토지 혹은 아파트 분양권으로 받는 방식이다.

 

토지를 공공에 넘겼다가 차후 소유권을 다시 가져오는 방식인 만큼, 공원 조성 등을 위한 추가 기부채납 의무가 없다. 

 

▲ 공공주택 대책위가 작성한 민간개발(왼쪽)과 공공개발(오른쪽) 비교 표 일부  © 팝콘뉴스

 

■ "국토부, 반대 토지등소유자에 제대로 설명할 책임 있어"

 

이 같은 상황에도 민간개발 주장 목소리가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배경으로는 '대토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꼽았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외 토지 혹은 건축물의 우선 공급은 '쪽방 실거주 토지등소유자'와 '타지역에 거주하나 쪽방촌에 1주택만을 가진 토지등소유자'에게 돌아간다. 타지역에 거주하고 쪽방촌에 다주택을 가진 토지등소유자는 현금청산 대상이다.

 

또, 대토보상의 시기도 논점이다. 이날 공공주택 대책위는 원주민이 모두 임시 거주지로 이주하고 공공주택 건설 및 재이주가 완료된 후에 개발이 시행되는 '선이주 선순환'이 아닌 '선이주 동시개발'을 주장했다. 대토계약을 맺는 시기와 보상 시기가 크게 벌어지면, 그간 땅값이 크게 오르면서 보상을 통한 토지주 실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백기승 수석부위원장은 "공기를 짧게 잡아야 개발 전후 차이가 크지 않다. 만일 땅이 10억 원이고 양도세 떼어서 6~7억 원쯤 남는다고 하자. 5~7년이 더 지나면, (당초 보상으로는) 10평 뺏기고 1평만 다시 살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주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같은 논의의 장을 국토부 등 공공이 적극적으로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백 수석부위원장은 "지금 (정부)안이 베스트는 아니"라며 "(공공개발이 필요하다면 논의)시간을 당기는 게 중요하다. 시간을 당기려면 논의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수석부위원장은 "세입자도 들어오길 꺼린다. (지구지정이 되면) 권리금 문제 등 생길 수 있다"라며 "국토부가 공표한 사안이다. 발표를 했으면, 신뢰를 줘야 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조재형 총괄본부장 역시 "영등포 쪽방촌 재개발이라는 좋은 케이스가 생기지 않았나"라며 "빨리 진행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역 대책위가 국토부에 제출한 민간개발안에 대해 현재 국토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역세권 공공임대주택사업의 주체가 서울시와 용산구인 만큼, 지자체와 동자동의 조건이 해당 사업 요건을 충족하는지 살피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역세권 재개발 사업에 대해 요건이 맞는지 안 맞는지 문의하고 (국토부는) 회의 때 참석하고 있다"라며 "(역세권 재개발 사업으로) 지구지정이 될지 안 될지는 진행해 봐야 아는 거라, 아직 확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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