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운동의 진짜 재미를 찾는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편집자 주: 'MZ팬덤을찾아서'는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의 흐름 속에서 함께 진화하는 팬덤의 양상을 분석한다. 최근에는 비단 연예인이나 방송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군의 소위 '연반인(연예인 반 일반인 반의 줄임말)'을 대상으로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단순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하는 응원 문화가 아닌 콘텐츠의 지형을 톺아보고자 한다.]

현대인에게 운동이란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관리하고 투자해야 하는 스펙이다. 이런 인식 속에서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게 업무나 고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운동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돼버린 상황 속에서 스포츠의 미덕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운동이 항상 즐겁기만 한 건 아니지만 익숙해지면 더 즐거울 수 있다고. 기초체력을 얻기 위해서는 때로 고행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고통이나 자기 절제도 성취욕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몸으로 직접 증명하는 이들이 있다.

▲ (사진=iHQ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 팝콘뉴스


#운동뚱, 개그우먼 김민경

웹 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도 코로니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대중의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던 2020년도에 시작됐다. 맛집 예능으로 유명했던 iHQ '맛있는 녀석들'의 파생 방송으로 과한 음식 섭취로 인해 건강 이상이 우려되는 '맛녀석' 멤버들을 유명 운동 트레이너들에게 맡겨 재활하는 과정을 목표로 했으나 개그우먼 김민경은 오히려 체육인의 재능을 갑자기 발견해 갔다.

비만형 몸뿐만 아니라 운동경력도 일천하고 연령이 이미 40대인 여성이 악조건을 전부 무시하고 고도로 훈련된 전문 트레이너에게 극찬받으며 매회 새로운 운동 능력을 개발했다. 특히 날씬하고 아름답고 어린 여성들의 전유물에 가까웠던 필라테스 운동에서 체력단련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운동하는 재미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비만형 체형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민첩성이나 근력이 떨어질 것이란 편견과는 정반대의 훌륭한 기초체력을 보여주고 유연성도 특출났다는 평을 받으며 운동과 비만 여성에 대한 기존 편견을 전부 재고시키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사진=SBS '골때리는 그녀들') © 팝콘뉴스


#골때리는 그녀들

2021년 6월 코로나 시국이 한창이었던 한여름에 SBS에서 여자 축구 르네상스를 목표로 여성 연예인들을 모아서 축구 예능을 시작했다. 이후 최고 시청률 10%에 육박하며 최근 시즌2 슈퍼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시즌1에서는 평균 연령이 40세 이상인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불나방'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시즌1의 우승팀 구성원들의 연령이 가장 높은 편이지만 다른 팀의 구성원들도 연령이 30세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송소희, 김진경 등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리고 운동 경력이 있는 팀원이 선발되어 활약을 펼친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구성원이 연령대가 높거나 축구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여성들이다.

공을 몰고 다니다 상대방 골대 안에 공을 차서 넣으면 득점하는 경기라는 정보 이외에 더 이상 아는 게 없는 문외한이었던 사람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킨 지점이다. 나이가 많아도 여성이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다. 다분히 남성적이고 민족적인 유희였던 축구라는 운동이 좀 더 친숙한 생활밀착형 오락으로 다가왔다. 지역마다 여성 전용 조기축구회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운동에 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 이를테면 중년 여성도 운동을 충분히 즐기며 할 수 있다. 그런 당연한 사실을 누군가 나서서 몸으로 보여줬을 뿐이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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