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일곱 번째 취미, '전사지 공예'

(팝콘뉴스=강나은 기자)무더운 여름을 앞둔 6월, 이제 얼음이 들어간 물과 음료, 차가운 요리를 찾아도 어색함이 없을 날씨가 찾아왔다. 이때 유리그릇이 필요하다. 시원한 얼음이 들어간 유리컵, 먹음직스러운 수박이 담긴 유리 접시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지 않는가. 그런데 투명하기만 한 유리컵, 유리 접시가 심심해 보인다면, 유리를 꾸며보는 건 어떨까? 아주 쉽고 간단하게 특별한 유리그릇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 (사진=오브유) © 팝콘뉴스


무더운 여름, 보기만 해도 시원한 유리그릇 꾸미기

전사지가 낯선 이들에게도 판박이는 익숙할 것이다. 전사지는 판박이와 같은 원리로, 옷이나 유리 등에 옮겨붙일 수 있도록 만든 그림이나 사진 등을 말한다. 그렇기에 입문자는 물론 어린아이들이 처음 전사지 공예에 도전해도 결과물이 그럴듯하게 나오고, 활용성도 굉장히 높다. 물론 오랜 시간 동안 전문적인 수업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난이도에 맞춰져 있다. 게다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처럼 손이 잘 안 따라주는 스타일이라면, 쉽게 말해 '똥손'의 기질이 있다면, 전사지 공예에는 도전해봐도 좋을 것이다.

전사지 공예가 처음 우리나라에 알려졌을 때만 해도 전사지를 활용해 티셔츠나 에코백 등에 모양을 입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후에는 도자기에도 활용되었고, 최근에는 유리컵 공예 등으로 유리 접시나 유리컵에 전사지로 모양을 입히는 공예가 유행하고 있다. 요즘 같은 더운 여름날, 알록달록한 무늬로 꾸며낸 유리그릇은 보는 사람마저 청량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전사지 공예는 아이들, 부모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고, 혼자서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전사지 공예는 단순하면서도 손이 많이 가는 공예 작업인데요.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과정에서 깊게 몰입하게 되고 잠시나마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오브유 이지현 대표는 이렇게 나이에 상관없이, 재능에 상관없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전사지 공예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 (사진=오브유) © 팝콘뉴스


내 마음대로 오리고, 붙여 만든 나만의 작품

여러 모양과 색의 전사지를 골라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꾸밀 수 있다는 것도 전사지 공예의 장점이다. 마치 스티커로 다이어리를 꾸미듯이 아기자기하게 글씨와 캐릭터를 넣어도 좋고, 다양한 색깔의 도형으로 단순한 무늬를 넣어도 좋다. 이렇게 전사지 공예를 하기 전, 자신이 어떻게 전사지로 장식할 것인지 구상하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전사지 공예를 시작한다.

전사지를 잘 자르고 붙이는 것이 전사지 공예의 전부다. 전사지라고 해도 종이와 큰 차이가 없어서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다. 또 작업하며 어느 정도 결과물을 예상할 수 있어 얼마든지 수정해가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학교 다니면서 가위질 한번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종이를 오려 붙이는 행위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죠."

만약 유리에 붙이고 싶다면, 유리 전사지, 도자기에 붙이고 싶다면 도자 전사지, 의류 등에 붙이고 싶다면 의류용 전사지를 오려서 붙인다. 유리와 도자의 경우, 작품 꾸미기가 끝난 뒤에는 600/800도에 가마 소성을 거쳐 식기로 사용할 수 있는 유리그릇, 혹은 도자기가 된다.

▲ (사진=오브유) © 팝콘뉴스


물기가 많으면 아무리 예뻐도 도루묵

물론 아무리 쉬운 공예라고 해도 주의할 점은 있다. 간혹 물기를 잘 제거하지 않아 전사지 소성이 잘못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주는 과정을 중요시해야 한다. 기껏 마음에 드는 완벽한 작품을 만든다고 해도 물기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그 모양대로 소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또한 예쁜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오랜 고민을 거듭하는 예도 적지 않은데, 마음 가는 대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오려보고 배치해보면서 구상하는 것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해보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그리고 한두 번 만들어보면 다음 작품부터는 감을 찾기가 쉬워진다.

오브유에 찾아오는 수강생 중에서도 두 개만 만들기로 예약해두고 찾아왔다가 감을 찾은 뒤, 재미를 붙여 다섯 개씩 만들어가는 경우도 흔하게 일어난다.

"요즘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아기자기한 유리잔을 만드시면서 힐링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집에 있는 날이 많은데,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서 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죠."[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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