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철학으로 삶의 건강성 회복할 수 있어

▲ 프리드리히 니체(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재용 기자)최근 출판계에서 니체가 주목받고 있다. 장석주 시인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다룬 에세이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를 출간했다. 그는 침울하고 자신감이 없던 청년 시절에 니체를 읽고 나선 나약함을 떨쳐냈다고 한다. 장석주 시인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니체 철학이 우리 삶의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려준다. 한국어 니체 전집의 편집위원이자 번역자이며 오랜 시간 니체 철학을 연구해 온 백승영 교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관한 해석서를 내놓았다. 그는 이 책에서 '긍정의 철학'인 니체 철학에 접근하는 길을 보여준다.

허무감, 정신적 분열의 시대

왜 지금 니체인가? 왜 우리는 니체를 읽어야 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과거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물질적 풍요의 소비 사회에 살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과도한 경쟁주의와 불안,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소비 욕구가 재촉하는 삶의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에 쫓기며 살아가고 의미 없는 것에 중독되고, 삶의 피로감과 허무감을 느끼면서도 어디론가 급히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성공과 물질적 풍요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그 이면에는 불안, 피로감, 우울증, 인간관계의 갈등, 가정 해체, 정체성 상실, 허무감, 분노, 스트레스 등을 느끼며 혼돈과 실존적 고통을 느낀다.

가정에서도 구성원들은 불통과 분노, 고통을 느끼며, 해체를 경험하고 있다. 현대는 과도한 배금주의 풍토 속에서 인간관계와 삶의 가치가 분열되는 자아 빈곤과 존재 분열의 시대이다. 존재의 강박과 편집증, 불안 신경증과 같은 의미의 부재가 규정하는 삶 속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대 문명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이며,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이기도 하다.

니체는 현대인의 정신적 치유제가 될 수 있어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동안 정신의학이나 심리치료는 많은 이론과 임상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 심리적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고 삶의 고통은 다방면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최근 정신과나 심리상담소를 찾는 많은 사람의 문제는 단순히 정신질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관계, 가족관계의 위기, 삶의 무의미함, 허무감 등 실로 다양해졌다.

기성의 정신의학에서 다루기 어려운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 등의 문제가 깊이 결부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1970년대 이후 철학은 본래 고대부터 가지고 있던 철학의 실천적 역할을 다시 주목하게 되었고 그 중심에 바로 니체가 있다. 니체 사상은 다양한 광맥을 지니고 있다. 철학, 심층심리학(심리치료), 문학, 정치학, 사회학, 교육학, 신학, 문화 이론 등의 영역뿐만 아니라, 실존철학, 신페미니즘 등에 니체가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라는 산맥을 넘어서지 않고는 현대를 만날 수 없다"는 철학자 미셸 푸코의 말처럼 니체는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의 치유제가 될 수 있는 철학자이다.

니체의 철학은 심리학적 통찰에 기초하고 있어

니체 철학의 심리학적 내용은 오늘날 지속해서 변주되며 연구되고 있다. 니체의 사상은 불교처럼 심리학적 통찰에 기초해 있어서 삶의 건강 문제를 탐구하는데 적절하다. 니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나 융의 분석심리학,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등 현대의 심층심리학이 탄생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어느 날 프로이트가 나타나 정신분석을 만든 것이 아니다. 유럽 정신사의 흐름에서 이미 라이프니츠, 칸트, 니체 등 무의식의 철학적 담론을 준비한 많은 사상가가 있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시작이 아니라 정신분석의 마지막 결실에 해당하는 것이다.

니체 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은 융은 자신의 저작들에서 니체를 수없이 언급하며 니체 사상과 대결하고 자신의 사상을 발달시켜나갔다. 융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하나의 심리학 연구의 보고로 간주하고 이를 학문적 대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니체의 이 책이 현대 영혼의 허무주의적 위기를 다룬 집단심리 드라마뿐만 아니라 개인 심리 드라마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았다.

삶의 건강성 찾는 '힘에의 의지'

니체는 일반적으로 프로이트나 융, 아들러의 사상 같은 현대 심리치료학이 탄생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으며 실존적 정신 치료 전통의 중요한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니체는 의식은 표면에 불과하며 그 아래 인간의 심혼의 세계를 움직이는 더 심층적인 심리적 구동 장치로 본능이나 무의식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힘에의 의지'를 통해 삶의 건강성을 찾고자 했다.

니체 철학은 심리치료의 형태로 태어나 지금도 인간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는 데 정신의학적 기여를 하고 있다. 니체의 철학은 삶의 모순과 고통에 대한 날카로운 심리적 통찰과 인간 치유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담고 있기에 우리는 니체 철학을 통해 삶의 고통 문제의 치유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팝콘뉴스]

참고자료

김정현, <철학과 마음의 치유>, 책세상, 2013

김영필, <정신치료의 철학적 지평>, 철학과현실사, 2008

강영계, <니체와 정신분석학>, 서광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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