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 눈이 더 나쁜 이들을 위한 안경원, '그냥동네안경원 부천점'

(팝콘뉴스=강나은 기자)이안경이라는 평범했던 상호가 그냥동네안경원이 되었다. 더 이상 무슨 표현이 필요할까. 가까운 곳에 오랜 세월로 믿음을 주고, 실력을 증명한 곳인데. 동네 안경원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냥동네안경원에는 전국구에서 안경을 맞추러 오는 고객이 모인다는 것,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안경을 무료로 맞춰주며 봉사한다는 것 정도다. 형님부터 동생, 그리고 이제는 아들로 이어지는 안경 가문에서는 가난한 이들, 눈이 더 나쁜 이들을 위한 안경을 만들어 베풂이 이어지고 있다.

가까운 곳, 어쩌면 허름해서 그냥 지나친 곳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30년 이상 이어왔고, 어쩌면 100년 넘게 이어질 우리 이웃은 가게를 운영하며 어떤 사연을 쌓아 왔을까요. 힘든 시기에 몸도 마음도 지친 소상공인은 물론, 마음 따뜻한 사연 있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 백년가게: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곳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

▲ (사진=그냥동네안경원 부천점) © 팝콘뉴스


정밀함이 가름하는 안경사의 실력

이안경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그냥동네안경원은 1대 이순권 대표가 남대문시장에서 도매로 안경을 판매했고, 이후 2대 이순협 대표가 부천에 자리를 잡고, 소매업으로 안경원을 개업했다. 이후 이안경은 그냥동네안경원으로 상호를 바꾸었다. 바로 곧 3대 대표가 될 이현준 대표 역시 안경사로서 용산에 안경원을 운영하며, 이름을 그냥동네안경원으로 올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냥동네안경원은 부천점과 용산점이 각각 부자간에 운영되고 있다.

이순협 대표가 안경사가 된 데에는 1대 이순권 대표의 영향이 컸다. 이순협 대표는 형인 이순권 대표가 안경원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직업으로 안경사를 택했다. 이후 중간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순협 대표는 이를 이겨내고 다시 안경사로서 힘든 시기를 극복했다. 지금은 전국에서 안경을 잘 맞춰주기로 유명한 안경원의 대표가 됐다. 포항, 부산, 강원도 등 멀리에서도 그의 명성을 듣고, 소개받아서 왔다며 수많은 고객이 안경원을 찾는다.

이 비결은 정밀도에 있다. 안경렌즈는 0.5mm만 각도가 달라져도 렌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영역이다. 그래서 다초점 도수나 난시 각도 등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정확하게 렌즈를 다듬어야 한다.

▲ (사진=그냥동네안경원 부천점) © 팝콘뉴스


다초점렌즈부터 특수 안경까지

특히 이순협 대표 자신이 나이대가 있다 보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자주 찾는 다초점렌즈 등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데, 그는 다초점렌즈를 원하는 모두에게 안경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초점렌즈를 원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연세가 어느 정도 있으신데요. 다만 나이가 너무 많을 때는 다초점렌즈에 적응을 못 하셔서 어지러움을 호소합니다. 이로 인해서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 다초점렌즈에 적응할 수 있을 만한 나이대에 추천하는 편이에요."

또한 그냥동네안경원에서는 시각장애인용, 심한 저시력자용 안경을 맞춰주곤 한다. 이러한 특수 안경은 단순히 시력을 보완한다는 개념을 넘어 사고를 예방하는 취지에서 사용된다. 특수 안경을 쓴다고 해서 시력을 모두 회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안경은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시각장애인에게 관심을 두게 된 데에는 그 이유가 있었다. 20여 년 전 그 역시 과거 부도를 경험하면서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고, 그때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두게 된 이후 장애인협회를 도와 활동하기도 했다. 그 뒤로는 이동이 불편한 시각장애인을 직접 모셔야 안경을 맞춰주기도 했다. 적십자 봉사활동으로 어려운 이웃을 자주 만나며 안경의 필요성을 인식한 그는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1년에 300명씩 무료로 안경을 맞춰줬다. 부천안경사협회와 함께 노력해 부천시의회에서 규정을 만들어서 보건소에 검안 기계를 설치했고, 안경 예약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칫하기는 했지만, 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래 저와 친하게 지내던 시각장애인 분이었는데, 제가 다초점 하나를 해드렸어요. 그러고 난 뒤에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그분께서 '아이고, 우리 사장님 안경 쓰고 보니까 참 잘 생기셨어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동안은 형체만 보이다가 이제 안경으로 얼굴이 제대로 보였다면서요. 안경사라는 직업은 광명을 찾아주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제 직업이 좋습니다."

▲ (사진=그냥동네안경원 부천점) © 팝콘뉴스


3대로 이어질 안경 가문의 백년가게

그는 집안이 어려웠던 시절, 아들 이현준 대표에게 안경사라는 직업을 추천했다. 이후 이현준 대표는 훌륭한 안경사가 되었고, 지금은 오히려 이현준 대표가 이순협 대표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지금은 제가 아들에게 많이 배우죠. 저는 구식으로 배웠고, 지금은 무엇이든 다 신식이거든요. 안경과 관련해서 새롭게 나오는 기술이나 기계는 물론이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법, 전자세금계산서를 끊는 것까지 배울 것들이 많아요. 물론 1년에 한 번씩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열리는 보수교육도 받지만, 그 외의 정보는 아들에게 얻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3대를 이어 백년가게를 지켜갈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2대 대표인 이순협 대표 역시 자신이 할 수 있을 때까지 이곳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한다.

"이 직업은 노동이 필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힘닿는 데까지 제가 일하다가,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못하게 되면 아들에게 관리를 맡겨야죠. 이미 잘하고 있으니 걱정이 없습니다."

이순협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이겨냈기에 오랜 세월 자신의 실력을 믿어주는 고객의 마음도, 안경이 필요한데도 안경을 쉽게 맞추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의 마음도 이해하고,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지혜로움을 갖출 수 있었다. 우리에게 백년가게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지혜로움 때문일 것이다. [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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