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가수 앨범 굿즈 사려 지갑 여는 장·노년층 많아져
자녀들은 부모 대신해 온라인 티케팅 전쟁

▲ 가수 임영웅(사진=물고기뮤직)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가수 임영웅의 인기가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 못지않다.

이달 6일 일산 킨텍스에서 시작해 창원, 광주, 대전, 인천, 대구로 이어지는 임영웅 콘서트의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는 소식이다. 매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고 거래 앱과 사이트에서는 임영웅 콘서트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과 이때다 싶어 원래 금액보다 몇 배 높은 가격으로 표를 되팔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야말로 임영웅 전성시대다.

임영웅을 좋아하는 팬의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50~7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임영웅 콘서트 티켓이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갈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울에 사는 60대 후반의 루비엄마는 자신의 SNS에 "주말에 올케가 조카(올케의 딸)의 인터넷 예매 실력으로 구한 대세 가수님(임영웅)의 콘서트 티켓 2장을 가져왔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현금으로 (값을) 치르고, 이 가수의 티켓을 구하지 못해 우울하게 계신 나의 30년 우정 70대 두 분 언니께 드렸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밑에는 "임영웅 씨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를 묻는 글과 "저희 엄마도 7월 대전 콘서트가 있다고 저와 남동생에게 티케팅을 부탁하셨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9일 뒤에 티케팅인데 떨린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이 같은 임영웅의 인기는 뜻밖의 상황을 만났는데, 그것은 바로 '암표'를 횡행하게 만든 것이다.

임영웅의 콘서트 티켓이 다 팔려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중고 거래 앱에서는 '임영웅 일산 콘서트 티켓 구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쪽지 달라"거나 연락처를 묻는 댓글이 누적됐다.

이처럼 임영웅의 이번 콘서트 티켓을 불법 매매하는 행위가 많은 곳에서 포착되고 있으며, 언론사 등을 통해 제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임영웅 소속사 물고기뮤직 및 콘서트를 주관하는 CJ ENM에서는 "불법 양도 및 암표 적발 시 책임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반면 CJ는 "매크로를 활용한 대량 예매와 같은 비정상적인 예매는 강제 취소까지 하고 있으나, 개인 간 거래까지는 회사가 알아낼 방법이 없고 암표상을 적발하는 일도 어렵다"는 다소 애매한 입장이다.

암표

암표는 인기 많은 영화나 스포츠게임 등의 입장권 그리고 귀경길 기차표 등을 암표상이 미리 사재기한 뒤 현장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에게) 비싼 값에 되팔던 구시대 악습이다.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영화관 주변 암표상 수에 따라 영화의 재미를 점칠 수 있을 정도로 암표상은 횡행했다.

요즘 명품 가방이나 한정판 운동화를 사서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리셀러들이 하나의 직업처럼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이 곧 과거 암표상인 것이다.

다행히 암표 문화는 경찰 단속 및 인터넷 예매 활성화 등으로 많이 사라지기는 했으나 아직 완전히 근절되지는 않았다.

암표는 공정경쟁을 외치는 지금의 사회에서 반드시 뿌리 뽑혀야 할 나쁜 문화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암표상으로 인해 좋은 자리를 놓칠 수 있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조작해가면서까지 표를 선점했다가 웃돈을 받고 파는 행위는 불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켓이 매진되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 또는 스포츠 경기를 현장에서 즐길 수 없다고 해도 절대로 암표를 사는 일은 삼가야 한다. 수요가 끊기면 공급 또한 중단된다.

▲ (사진=인스타그램) © 팝콘뉴스


엄마 아빠의 청춘

먹고 사는 일이 최우선이던 70~80년대만 해도 가정주부, 혹은 나이 지긋한 가장 등이 좋아하는 가수를 보기 위해 십몇만 원 하는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물론 90년대 후반에도 가수 나훈아, 이미자, 패티킴의 디너쇼는 매번 조기 매진됐다.)

하지만 요새는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셀럽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장·노년 인구가 늘고 있다.

인터넷 발달,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좋아하는 연예인의 활동을 접하기가 쉬워지다 보니 과거 TV로만 연예인을 바라봐야 했던 때와는 상황 자체가 매우 다르다.

그러나 이보다는 젊은 층 문화로만 인식되어 온 '팬클럽 활동'이 흉이 아닌 하나의 취미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콘서트를 찾아다닌다든가 팬클럽에 가입하는 일까지도 자연스러워질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보다 앞서 30~40대 가정주부들이 연예인을 흠모해 팬 사인회에 쫓아다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장·노년층의 자녀들 또한 부모의 취향을 존중하고, 때로는 서포트까지 하고 있다. 이번에 임영웅의 첫 콘서트가 어버이날을 전후해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20~30대가 예매 전쟁을 치른 것도 자신들이 아닌 부모 또는 조부모들을 위한 것이었을 터. (물론 임영웅 씨에게는 20~30대 팬도 많다고 한다.)

임영웅 첫 앨범 '초대박'

임영웅의 인기는 콘서트 티켓뿐 아니라 음원 사이트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 그가 데뷔 6년 만에 내놓은 첫 번째 정규 앨범 'IM HERO(아임 히어로)'는 선 주문량만 100만 장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솔로 음반 역사상 최대라고.

임영웅의 이번 앨범에는 가수 이적이 작사·작곡한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비롯해 가수 설운도가 작사·작곡한 '사랑해요 그대를' 그리고 '우리들의 블루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등 다양한 장르의 12곡이 수록돼 있다. 이 곡들 모두 현재 음원 사이트 상위 30위 안에 진입해 있다.

임영웅 앨범 유통사인 드림어스컴퍼니 측은 지난 3일 "지난달 1일부터 예약 판매하기 시작한 앨범의 국내외 선주문량이 2일 기준 100만 장을 넘겼다"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첫날에는 앨범을 구하려는 팬들로 판매 페이지 서버가 폭주했을 정도"라고 밝혔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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