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7.9조 이어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성공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 팝콘뉴스


(팝콘뉴스=정찬혁 기자)삼성전자가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돼 앞선 5G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번 수주는 계약 규모만 1조 원 이상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시 창업자 찰리 에르겐 회장을 만나 함께 산행하는 등 계약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산 동반 산행으로 구축한 신뢰 관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사회 인프라와 직결돼 장기적인 신뢰가 사업 성패를 결정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에르겐 회장을 만나 5G 통신장비 사업에 관한 협력을 직접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예정된 비즈니스 미팅 전날 등산이 취미인 찰리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그를 직접 태우고 북한산까지 이동해 5시간가량 수행원 없이 등산하며 일상부터 향후 협력 강화 방안까지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산행 제안을 계기로 에르겐 회장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이번 수주를 사실상 확정 지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삼성전자의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중 역대 첫 번째 규모인 버라이즌과의 7조 9000억 원 규모 계약 당시에도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을 적극 활용했다. 이 부회장은 베스트베리 CEO가 스웨덴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의 CEO였던 시절부터 친분을 쌓았다.

■ 미국 내 점유율 확대, 글로벌 5G 시장 공략 박차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디시 네트워크의 미국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5G 가상화 기지국(virtualized Radio Access Network, vRAN) ▲다중 입출력 기지국(Massive MIMO radio)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 등 다양한 통신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디시 네트워크는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 등 차세대 통신장비를 도입해 빠른 시일 내 안정적인 전국 통신망을 구축함으로써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됨으로써 세계 최대 통신 시장인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핵심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디시에 공급하는 5G 가상화 기지국은 소프트웨어를 범용 서버에 탑재해 기지국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가상화 기지국의 대규모 상용에 성공했다. 이후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성능과 차별화된 상용 역량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통신망 구축 역량과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새로운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디시와의 협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5G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상용 역량이 집약된 5G 가상화 기지국은 통신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번 디시와의 협력은 이런 노력에 대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통신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의 DNA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시 네트워크 존 스위링가(John Swieringa) 최고운영책임자(사장)는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과 차세대 통신 기술력은 디시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디시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우수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통신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5G 기술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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