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작가, 인생은 소비...소비에 대한 결과물을 창출하는 작가의 삶은 매력적

▲ (사진=김광현 작가 제공)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보연 기자)* [talk! talk! 튀는 인생] 코너는 평범(平凡)함과 비범(非凡)함이 공존하고, 톡톡 튀는 자신만의 개성으로 현시대를 뜀박질하는 청년과의 대화를 의미한다.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던 '그림'

우리는 저마다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며, 제각각 모습도 다양하다. 그러나 인간이란 존재는 타인과 어우러져 살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거짓된 모습도, 참된 모습도 보고 느끼면서 '나'만의 가치관을 구축해간다.

가탁(假託)을 주제로 본인만의 세계관을 캐릭터를 통해 펼쳐가고 있는 김광현 작가는 "집안 내력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되고 싶진 않았지만, 한국화를 전공했다"는 다소 모순적인 말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서른,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 불교 미술 복원 작업 일을 2년 정도 하다가 사정이 생겨 그만뒀다"는 김 작가는 그 이후 미래에 대한 고민이 커져 자신이 제일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써 내려갔다.

"적다 보니 욕심은 끝이 없었다"는 그는 "반대로 굳이 안 해도 되는 걸 지우니 결국 '그림'이 남았다. 하지만 무엇을 그려야 할지 막막함이 밀려왔다"며 "고민 끝에 타인이 날 바라보는 심상적인 얼굴 형태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읊조렸다.

▲ (사진=김광현 작가 제공) © 팝콘뉴스


내가 바라보던 세상은...

디자인을 복수 전공하고, 캐릭터 공모전에서 몇 차례 수상 경험이 있던 김광현 작가는 캐릭터 그리는 걸 즐겼고 자연스럽게 작품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 작가는 "당시 내가 바라보던 세상의 모습은 사람들이 적극적인 개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한걸음 물러서서 내려다보는 느낌이었다"라며 "그렇게 내가 바라보는 군상에 대한 집단적 초상을 캐릭터화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작업 초기엔 대중을 바라보는 관점을 중점으로 캐릭터를 직관적이고 강한 색채로 표현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캐릭터와 내가 일체화돼 표현에도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내 작품이 몽환적이란 평이 많다. 대부분 작품이 머리카락이 길어 여성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도 남성도 아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대상을 바라볼 때 얼굴에서 첫인상을 얻는다"라며 "내 캐릭터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모습이기에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울러 화구와 화풍에 따라 묘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고 작품 설명을 이어 나갔다.

김광현 작가는 "모든 사물의 공간감, 공기 등을 완전히 머릿속 상상으로 그렸었다. 하지만 최근엔 캐릭터의 피부나 질감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나와 캐릭터가 일체화됨에 따라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 (사진=김광현 작가 제공) © 팝콘뉴스


결과물 창출...작가라는 직업의 매력!

2024년 말까지의 전시 일정으로 휴식조차 사치일 정도로 빠른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작가는 자신을 순탄하게 살아온 인물이라고 말한다.

우여곡절이 없는 삶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지극히 그의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렇단 것이다. 이에 김광현 작가는 "내 인생에 관해 장황하게 설명하면 남들이 봤을 땐 순탄하지 않고, 사연이 많은 인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날 봤을 때의 난 큰 힘겨움 없는 삶을 유지해온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게 일반적이진 않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만들어낸 자아 때문인지 김 작가는 직업 만족도가 높다.

"산다는 것의 근원적인 핵심은 소비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삶을 살든 소비하는 삶인 것이다. 나 역시 그림 그리는 시간을 계속 소비하고 그 소비에 대한 결과물을 창출한다. 그 결과물이 또 다른 결과물을 도출하고 내 이름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난 작가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김광현 작가는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어도 내가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진 않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바라는 것이 이뤄진다고 다 좋은 일은 아니다. 안 되는 일이 좋을 때도 있다. 끊임없는 욕망을 채울 순 없으니 최선을 다한 후 결과에 승복하는 삶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물음표 같은 소신을 남겼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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