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것도 용기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편집자 주: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어떤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든 이른바 '취준' 기간은 터널처럼 길고 어둡다. 그런 터널을 빠져나가는 동안 덜 어둡고 덜 춥게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서로의 공부 비법과 어려움, 기쁨을 나누며 가는 것이다. 5분에서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물이지만 긴 시간 위로와 의지가 될 수 있으니 다양한 '취준생 브이로그'를 둘러보자.]

20대 대선을 통해 탄생한 대통령과 정부는 '작은 정부론'을 공약으로 내걸며 공공기관을 정리하고 공공인력을 감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공공기관 등용문이 더욱 좁아질 게 분명해 보인다. 병목현상이 심한 취업 시장에서도 공기업 취업은 더욱 치열한 편이다.

이런 과정을 견디다가 중도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찾는 청년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이번에는 어떤 시점이나 상황에서 포기하는 게 가장 현명한 포기인지 알아보기 위해 공기업 준비 포기자들의 이야기를 모아보았다.

▲ (사진=유튜브 채널 '담새의 취준일기 damse') © 팝콘뉴스


#1 공기업 포기 편-공기업 취업 실패한 4가지 이유, '담새의 취춘일기 damse'

공기업 취준을 포기하고 사기업으로 진로를 전환했다는 '담새의 취업일기'는 취업 실패 원인을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중 첫 번째로 중요한 요인을 '방향성'으로 꼽았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한 가지로 묶어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게 요지다. 공기업도 기업체마다 중요시하는 스펙이 다르다. 토스, 컴퓨터 활용, 경제, 경영, 오픽 등 다양한 스펙을 전부 다 준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목표를 분명히 해야 선택과 집중을 해서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스펙을 선정해서 그 요건을 충족시키는 공기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기업체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큰 요인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였다. 공기업 스펙에서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수학인데 수학에 워낙 자신감이 없던 '담새의 취업일기'는 그만 열패감에 지고 말았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시간 낭비를 줄이고 싶다면 '공기업 비타민'을 검색해서 풀어보고 자신이 수학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길 추천한다. 이 외에도 교통비와 자격증 준비를 진입장벽으로 꼽았다. 이렇듯 공기업 취업에 실패한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한 결과는 역설적으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지점이 된다.

▲ (사진=유튜브 채널 '열현남아') © 팝콘뉴스


#2 30대 취준생이 취업 포기하는 현실적 이유, '열현남아'

'열현남아'는 대부분의 취준 포기 영상에서 혼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과는 다르게 고민 상담소라는 기획 안에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를 등장시킨다. 채널 운영자가 MC처럼 취업시장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현재 취업 준비 중인 사연자가 자기 경험과 주변 상황을 곁들여 전달하는 방식이다. 인터뷰이는 2022년 상반기까지만 도전해보고 이후는 더 이상 공기업 취준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다. 자신을 포함해 주변에서 공기업 취준생들이 가장 좋은 시절이라고 불리는 20대 30대 청춘을 전부 공부만으로 소모하는 게 안타깝다는 게 요지다. 자신이 그동안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서 판을 나가지 못하는 심리가 크다고 분석한다.

또한 자신이 이질감을 느낀 지점에 관해 이야기한다. 스터디 그룹에 속해서 공부하면서 주변 이들이 NCS, 토익 등 근시안적인 비전만을 말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이렇게 근시안적인 좁은 세계 안에만 갇혀 지내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회의감이 들었다. 물론 이런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할 때도 많다. 하지만 취준생이라면 한 번쯤 이런 콘텐츠를 통해 자신을 진단하고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사진=유튜브 채널 '그로쓰현') © 팝콘뉴스


#3 공기업 전기직 취준 포기하며 느낀 점, '그로쓰현'

전기직을 준비했던 '그로쓰현'은 한국전력공사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동안 공기업 특유의 여유로움과 사내 분위기가 좋았고 전문직을 위해 오랫동안 전문성을 갈고닦을 여력이 없어 공기업 정규직 취준을 시작했다고 동기를 밝힌다. 하지만 필기시험에서 반복적으로 불합격 통지를 받고 현실적인 장벽이 크다고 느껴 다시 진로를 바꾸려고 한다. 공기업의 장점을 보고 입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고 그 사람들을 전부 제치고 입사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치열한 삶이 필요할 것이다. 장점만을 보고 과정을 견디기는 어렵다는 깨달음을 주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 (사진=유튜브 채널 '무제 Muje') © 팝콘뉴스


#4 공기업 최종 합격했지만 입사 포기한 썰, '무제 Muje'

대부분의 공기업 취업 포기자들은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지만 '무제' 채널의 운영자는 공기업 취업에 성공했는데도 입사를 포기한 매우 드문 경우다. 본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빅데이터 분석에 흥미가 커서 관련 직무를 찾아보던 중 공기업 취준을 준비하게 됐다. 그러나 입사하고 나서도 자신의 진로가 아니라고 느껴 부모님과 주변 반대를 이기도 입사 포기 서류까지 작성하고 현재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다수가 꿈꾸는 좋은 직종이나 회사라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지 않거나 맞지 않다고 느끼면 과감하게 포기할 수도 있는 것도 일종의 용기다. 포기하는 건 무조건 좌절하는 일이 아니라 용기며 도전일 수 있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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