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지수(IQ), 감성지수(EQ)와 더불어 성장에 중요한 지수인 도덕성 지수(MQ)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한경화 편집위원·천안동성중학교 수석교사)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는 날들이 줄자 학교는 학교폭력 발생 빈도가 소폭 감소하는 기쁨을 잠시 누렸었다. 감염병의 두려움에 집중한 학생들이 학교폭력에서 한 발짝 물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더 증가했고, 학교 밖에서의 폭력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2021년 1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년도 대비 피해와 가해가 각각 0.1%P씩 증가해 1.1%, 0.4%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는 중·고등학생들의 학교폭력 가해, 피해, 목격 경험률이 2020년 대비 변동이 없거나 감소추세를 보인 데 반해,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경험률이 피해, 가해, 목격 모두에서 증가해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현상이 나타났다.

학교폭력의 유형 중에서는 ▲언어폭력(41.7%) ▲집단따돌림(14.5%) ▲신체폭력(12.4%) ▲사이버폭력(9.8%)이 높은 비중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중 언어폭력 비중이 2019년 35.6%에서 2021년 41.7%로(6.1%P↑), 사이버폭력 비중은 같은 기간 8.6%에서 9.8%로(1.2%P↑), 학교 밖 폭력은 24.3%에서 40.6%로(16.3%P↑) 매우 증가한 결과를 보인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호작용이 줄어들어 교우관계 및 갈등 해소가 어려워진 학생들이 등교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에 나오자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들이 표출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연말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 2022년 시행계획'을 심의하고 관련 정책 추진 방향을 논의했었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터라 학교는 학생 생활지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 문제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이 아이들의 정신과 마음에 어떤 요인이 작용해 저러한 비도덕적이고 비인간적인 언행을 하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미국의 아동심리학자 로버트 콜스(미국 하버드대 정신의학) 교수는 '아이들의 도덕 지능(The Moral Intelligence of Children)'이란 책에서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와 더불어 아이들의 성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지수로 '도덕지수(MQ)'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MQ를 발달시켜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고 있다.

도덕성 지수(Moral Quotient)는 사람이 얼마나 양심적인가를 측정하는 지수를 말하는데, 도덕성이 높은 사람은 자아존중감도 높다고 한다. 이는 도덕성이 높으면 공감 지능이나 정서적 회복탄력성이 높아 정서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자아 긍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자아존중감은 자발성과 인지발달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아이의 인지적 정서와 지능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부모 대부분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신체적 발달, 지능 및 정서의 발달 등을 꼽으면서 이것들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인 '도덕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강조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도덕성은 아이의 정서와 인지발달뿐 아니라 지능발달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항상 강조하고 내면화시켜야 한다.

자녀의 MQ 형성은 부모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아이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는 데서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방법을 기르고 변화한다. 따라서 엄마와 아빠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아이들에게 도덕적으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도덕성이 높은 아이로 자랄 수 있다.

과거에는 매우 강조되었으나 현대에는 인식에서부터 다소 약해진 듯한 예의범절이란 덕목도 마찬가지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예의범절도 잘 지킨다고 한다. 언젠가부터 '예의범절'이 나이가 적은 사람이 나이가 많은 사람, 즉 어른들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꼰대'라는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고 예의범절도 슬그머니 고개를 숙여버린 듯하다.

그러나 예의범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본이 되어야 한다. 예의범절은 자신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품행이며, 우리가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일상생활에서 갖추어야 할 모든 예의와 절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예의범절'은 특히 잘 지켜야 한다.

우리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도덕적 범주에서의 예의를 잘 지키면 우리 사회는 평화로운 공동체가 될 수 있다. 공동 현관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에게 건네는 고운 미소나 인사, 부모와 형제, 친구나 동료에게 건네는 상냥한 말과 행동,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며 배려하는 태도 등은 우리가 사회생활 속에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 도리가 되어야 한다.

도덕성과 예의범절은 대인관계를 맺는 데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도덕성과 예의범절을 잘 갖추고 있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긍정적인 관계 형성은 당연히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어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게 해준다. 우리 아이들에게 도덕성과 예의범절을 철저히 가르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학교가 건강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 학교가 건강해지기 위해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사람에 대한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도덕성 지수(MQ)가 높은 사람으로 길러내는 데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건강한 학교 만들기'가 실현되기를 바란다.[팝콘뉴스]

키워드

#한경화 칼럼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