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대신 출근해줬으면 하는 반려인과 그 반려견의 이야기

▲ (사진=네이버 웹툰 '개밥 먹는 남자')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개밥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반려인이라면, 이 만화를 보면서 주인공인 어도남에게 제대로 감정 이입하실 수 있을 겁니다. 회사에 가기 싫은 날이면 반려견인 뚜치가 대신 회사 생활을 해줬으면 상상하곤 하는 어도남인데요. 실제로 뚜치가 회사 생활에 대신 나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네이버웹툰 2020 지상최대공모전 1기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문제작, '개밥 먹는 남자'는 이 작은 상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과거의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땠나요? 음악을 감상하고, 책을 음미하며 산책을 즐기기도 했죠.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문화생활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동영상을 즐기며, 책을 읽기도 하고, 운동도 합니다. 우리의 문화생활 모두가 어느새 스마트폰 속으로 쏘옥 들어갔죠. 그런데 너무 콘텐츠가 많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디지털 문화생활'에서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즐기는 디지털 문화생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이 어려운 도시 남자, 모든 것이 쉬운 도시 댕댕이가 되다


매일 회사에서 이유 없이 혼나고 있는 이 남자, 어도남은 능력이 없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회사에서는 맥을 못 추는데요. 매일 동기와 비교당하는 그를 보며 팀원들은 안타까워하지만, 그만큼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어도남이 팀원 중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는 '모든 것이 어려운 도시 남자'이기 때문일까요.

그런 그가 일하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반려견 뚜치 때문입니다. 유난히도 사료를 많이 먹는 뚜치의 식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일 가기 싫은 회사에 출근해야만 하죠. 참고 참던 그는 결국 대표의 이유 없는 화풀이에 사표를 내버리고 마는데요. 물론 사표는 팀원들 덕에 수리되지 않았지만, 그는 회사에 다시 출근할 자신이 없습니다. 술을 잔뜩 마신 어도남은 뚜치를 보면서 말합니다. '형 소원은 뚜치가 형 대신 출근하는 것'이라고요.

다음날, 어도남은 자신의 영혼이 뚜치에 있고, 뚜치의 영혼이 자기 몸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단순히 술 마시고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출근길에 시향을 했던 향수 '아임펫' 때문이었습니다. 전화해보니 향수를 뿌린 지 하루가 지나면 다시 원래의 몸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함께 하루를 보내게 된 어도남과 뚜치. 어도남은 자신이 바쁘게 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뚜치에게 설명합니다. 뚜치의 입장에서도 이는 억울했습니다. 산책 없이 집에만 있다 보니 사료를 먹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고 말하죠. 그렇게 뚜치에게 무심했다는 것을 깨달은 어도남은 뚜치에게 산책하러 나가자고 합니다.

그리고 산책하면서 지갑을 주워주고 여자에게 연락처를 알려주게 되기도 하고, 편의점에서는 10만 번째 고객으로 상품권을 받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생각하죠. 뚜치가 대신 회사에 출근하면 어떨까 하고요.

그렇게 회사에 출근한 뚜치가 일을 벌이고 맙니다. 평소 어도남이 관심을 두고 있던 전 피디에게 치근대는 동기인 안 팀장을 때려눕히고, 반려되었던 자기 기획서를 잘못 가져가 스폰서에게 인정받고 맙니다.

▲ (사진=네이버 웹툰 '개밥 먹는 남자') © 팝콘뉴스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큰 스케일, 그리고 큰 깨달음


뒤 내용이 어느 정도 상상이 된다고요? 아니요, 상상하지 못하실 겁니다. 이렇게 단순한 하나의 아이디어에 맞춰 모든 스토리가 진행되지는 않으니까요. 끝까지 본다면, 마치 이 하나의 아이디어가 강을 만나고, 바다가 되어 먼 곳으로 흘러가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이 향수 하나로 많은 사람이 바뀌기 때문이죠. 누군가는 단순히 자신 대신 출근해주었으면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대신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길 바라며, 또 다른 누구는 반려동물이 아플 때 대신 아파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몸이 바뀌었을 때, 큰 사고를 당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모두가 아임펫 향수로 인한 이 변화에 만족할까요? 어도남처럼 평소와는 달리 반려견과 몸이 바뀌었을 때, 이상하리만큼 운이 좋게 느껴지는 하루를 보낸 이들은 꽤 많았습니다. 향수의 개발자이자 판매자인 노아라 박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동물들의 특화된 감각에 인간의 지능이 더해진 결과라고요. 그리고는 이 향수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반려동물과의 대화를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반려동물이 말할 수 없으니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냐면서 서로 몸을 바꾸면 서로를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요. 유료로 미리보기를 통해 결말까지 다 보고 나니, 결국에는 이 내용 두 가지가 전체 줄거리를 이끌고, 결말까지 이어지는 핵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사진=네이버 웹툰 '개밥 먹는 남자') © 팝콘뉴스


사연에 따라 장르를 넘나드는 매력


10편 정도까지 보면, 이 웹툰의 장르는 명백하게 코미디라고 생각됩니다. 인간과 반려동물이 서로 영혼이 바뀌면서 상상치 못한 일을 저지르게 되니까요. 그런데, 20화까지 보다 보니 동물권에 대해 생각하게 되죠. 서로의 몸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유기 동물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왔고요. 그리고 30화가 되면,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닌 누군가의 능력으로 얻은 삶에 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 뒤로는 이 향수를 두고 나라 전체가 휘둘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며 그 스케일은 더욱 커집니다.

이렇게 누구나 할 법한 상상으로 스케일이 그렇게 커지는 것도, 그리고 교훈을 주는 것도 당황스럽다고 느껴질 법하지만, 그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웹툰의 장점입니다.

우리는 반려동물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반려동물을 자신의 욕구를 위해서가 아닌 한 생명으로서 존중하고 있을까요? 이러한 생각에 잠기게 하는 웹툰, 개밥 먹는 남자였습니다.

비슷한 웹툰 추천

내 고양이들이 나를 위한 식사를 준비해준다면: 애옹식당

치명적인 뚱냥이의 세계: 냥하무인

디지털 유목민의 한 줄 평

견팔자가상팔자(남, 30대 후반): 집 대신 내 출근을 지켜줘

뚜치뚜치베이비(여, 30대 초반): 엄청난 스케일과 액션으로 이어지는 개그만화[팝콘뉴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