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입사 준비생의 희망 편과 절망 편,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팝콘뉴스=김진경 기자)[편집자 주: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어떤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든 이른바 '취준' 기간은 터널처럼 길고 어둡다. 그런 터널을 빠져나가는 동안 덜 어둡고 덜 춥게 걸어가는 방법이 있다. 서로의 공부 비법과 어려움, 기쁨을 나누며 가는 것이다. 5분에서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물이지만 긴 시간 위로와 의지가 될 수 있으니 다양한 '취준생 브이로그'를 둘러보자.]

▲ (사진=유튜브 채널 '언제나 맑음') © 팝콘뉴스


#1 네이버 쇼핑 면접 발표를 끝으로 업로드 없는 '언제나 맑음'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턴 생활을 3년 동안 한 취준생 '언제나 맑음'은 맑은 결말로 끝난다. 끝이 좋은 걸 알고 시작하는 이야기라서 더욱 마음 편하게 응원하며 볼 수 있는 채널이다.

'언제나 맑음'은 브이로그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사소한 비법까지 공유한다. 필기 공부할 때 펜으로 중요한 부분을 메모하는 것보다 스티커 메모지로 메모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이야기 등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과 경험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법한 공부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발상을 공유한다.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얼굴 피부가 상하는 때에 관해 피부 관리 비법을 공유하며 기초 화장품을 유료 광고로 소개하기도 한다. 엄혹한 기간을 견디는 취준생이라고 해서 추레하고 까칠하게 살 필요는 없고 면접을 위해서도 좋은 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부 관리도 필요한 법이다.

▲ (사진=유튜브 채널 '취린이chirin') © 팝콘뉴스


#2 경제학의 늪에 빠진 취준생 이야기, '취린이chirin'

'취린이chirin'는 또 다른 해피엔딩을 맞이한 취준생의 채널이다. 2021년 10월 서울산업진흥원 최종면접 질문 목록을 끝으로 현재까지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되고 있지 않다. 2020년 7월부터 경제학 공부 브이로그를 시작해 1년간의 과정이 담겨 있어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눈에 준비생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경제학 공부의 어려움, 자소서 준비, 면접 준비 등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준비들에 관한 기초적인 이야기를 별다른 수식어 없이 담백하게 전달한다. 브이로그라는 형식과 본질에 가장 충실한 정직하고 성실한 취준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합격해서 새로운 인생과 장소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그리고 더 이상 취준생이 아니기 때문에 채널이 폐쇄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지금 당장 '정주행'을 권한다.

▲ (사진=유튜브 채널 '정신못차린 취준생') © 팝콘뉴스


#3 컴활 필기 재수하는 수치심도 공유하는 '정신못차린 취준생'

'정신못차린 취준생'은 채널 이름에서도 이미 진하게 느끼지는 화려한 입담과 재치가 특징이다. 댓글 창에서 구독자들이 '정신못차린 취준생'의 영상을 계속 보고 싶어서 취뽀에 실패하길 바란다고 말할 정도다.

37만 회 이상으로 가장 많은 조회수를 얻은 '컴활 필기 4수 브이로그'는 '머니게임'을 패러디해 스릴감 넘치게 편집하는 솜씨가 거의 방송사 영상 편집 기술자 수준이다. '취준생이 대기업 신입사원인 친구들과 노는 방법'은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탠드업 코미디 같다.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열심히 할 수 없는 갖가지 이유가 끊임없이 튀어나온다. 집중은 안 되는데 마침 친구들한테 연락이 온다. 친구들과 노는 걸 멀리해야 하는 취준생의 처지지만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다른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유혹에 지고 만다. 용기를 내서 문자를 확인해봤더니 아직 졸업도 안 한 친구가 취업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흔들리고, 전쟁터에서 홀로 무기 없이 덩그러니 서 있는 기분이다. 그래도 친구들의 취업 소식에 기뻐하고 같이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취준생이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먼저 탈출한 친구들의 인생을 응원하고 축하해주고 싶지만, 아직도 터널 안에 남은 내 인생이 더 소중하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웃고 있지만 웃을 수는 없는 취준생의 난감하고 애매한 처지를 이보다 섬세하면서도 재치 있게 표현해낸 브이로그는 없었다.

이 밖에도 '취준생이지만 인스타는 올리고 싶어', '컴활 10수 대가리가 토익 910점 받은 법' 등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제목과 스토리텔링이 넘친다.[팝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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