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문턱 문·이과 다 높아져... 졸업 유예도 많아"
"걱정되지만 기대도" 목소리도

▲ 21일 서강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한 석사 졸업생이 졸업가운을 입고 친구와 셀프카메라를 찍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학교를 조금 오래 다녔거든요. 졸업한다니 마냥 좋습니다."(서강대 졸업생 김병진 씨)

21일 오전, 서강대학교 정문 앞 알바트로스 탑 앞과 본관 앞잔디밭 곳곳은 학사모를 쓰고 졸업가운을 입은 학생들로 왁자했다. 군데군데 하늘로 학사모를 던지는 학생들이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친구, 가족들과 함께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익숙한 졸업식 풍경이지만, 이날 학교를 찾은 인파는 평소보다는 다소 줄었다. 코로나19로 부분 비대면 졸업식이 진행되면서다.

코로나19로 올해 역시 대부분 대학교가 학부 및 대학원 졸업식(학위수여식)을 부분 비대면 혹은 대면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21일 졸업식을 진행한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역시 각각 부분 비대면,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했다.

2년째 기대를 배반하는 코로나19에 김이 빠졌을 법도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만난 졸업생들에게서는 여느 때 졸업식에서와 같은 설렘과 기대, 불안을 들을 수 있었다.

▲ 21일 연세대 교내 금호아트홀 계단 앞이 졸업사진을 찍기 위한 인파로 붐비고 있다 © 팝콘뉴스

이날 서강대학교는 본관 앞 잔디밭에 포토존 및 일부 학생 등이 참석한 졸업식을 생중계하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졸업식 행사를 대신했다.

인근 연세대학교 역시 졸업식 행사를 완전 비대면으로 돌리고, 학사모와 졸업가운 대여일수를 대폭 늘려 축하 인파를 분산했지만, 학위수여식 당일인 21일에는 학내 곳곳이 졸업 축하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다소 북적였다.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김정래 씨(26, 연세대)는 "(학사모와 가운은) 25일까지 반납하면 된다고 해서 3일째 학교에 오고 있다. 친구들과 한 번 오고, 오늘은 가족들과 왔다"라며 "지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이것(비대면 졸업식)이 최선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졸업식에 대한 아쉬움과 별개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학교생활에 제약이 생기면서 학교생활이나 취업 준비에 제약이 생긴 점은 아쉽다는 전언이다.

유학을 준비 중이라는 석사 졸업생 김 모 씨(26, 서강대)는 "당장 (유학을) 가는 것은 아니어서, 아직 어려움은 없는데, 시험 보거나 할 때 마스크를 껴야 해서 불편한 것은 있었다. 학원도 가기 어려웠다"라며 "먼저 유학을 한 언니가 있는데,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해서, 그 점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녀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서강대를 찾은 이 모 씨(55)는 "학교 다니는 시기가 인생의 황금기인데, (최근 졸업생들이) 제약이 많지 않았나. 교환학생도 갈 수 없었고, 학교 외 활동도 어려웠다"라며 "코로나19가 없었더라면 (싶은 마음)"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높아진 취업 문턱에 대한 불안도 읽혔다. 이날 만난 졸업생들은 대부분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 등으로 진로가 결정됐다고 응답했지만, 동시에 '졸업을 아직 하지 않은' 동기들 중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를 오래 다니다 올해 졸업을 결정했다는 김병진 씨는"본 전공은 기계공학인데, 문과 복수전공을 해, 문과 쪽으로 취업했다"라며 "문과 친구들은 되게 어려운 상황이라고들 한다. 본 전공인 공대 친구들도 쉽지 않다고 하고. 취업 문이 좁아졌다"라고 말했다.

해외 유학 준비생 김 씨 역시 "(친구들 중) 학점도 제일 좋고 스펙도 가장 좋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취업을 못 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따라 취업 전까지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졸업 유예' 등을 선택하는 예도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졸업 후 첫 취업 소요 기간은 10.1개월로 전년동기 대비 0.1개월 늘었다. 휴학 경험을 한 대졸자는 48.1%로 전년동기 대비 1.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래 씨는 "지금 같이 졸업해야 하는데 수료만 해놓고 졸업을 안 하는 친구도 있고, (취업 문제로) 계속 졸업 유예를 하는 친구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는 들렸다.

졸업생 김륭희 씨(26)는 "인턴 생활을 하다 최근 선발되면서 취업 후 졸업하게 됐다"며 "학교를 떠나서 사회로 첫발을 내디디는 것인 만큼, 걱정도 되지만 기대도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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