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종결 제도공백, 언제까지?

해 두 번 넘길 동안 대체 입법 없어
건강보험 적용 논의는 "대체 입법 이후"

권현정 기자 | 기사입력 2022/01/11 [13:23]

임신종결 제도공백, 언제까지?

해 두 번 넘길 동안 대체 입법 없어
건강보험 적용 논의는 "대체 입법 이후"

권현정 기자 | 입력 : 2022/01/11 [13:23]

▲ 2019년 5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팝콘뉴스).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자기 낙태죄 조항의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것은 지난 2019년 4월로 약 3년 전이다. 당시 헌재는 해당 조항의 삭제 시한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입법부가 대체입법을 완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해를 두 번 넘긴 2022년 1월까지도 관련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임신종결이 필요한 시민들이 경제적·의학적·사회적 부담에 여전히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해 두 번 넘겼지만...대체입법 여전히 묘연

 

지난 2019년 헌재의 대체입법 판결 이후 발의된 개정안은 정부안을 합해 모두 일곱 쌍이다.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각각 짝을 이뤄 발의됐다. 차례로 권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안, 이은주 의원(정의당)안, 조해진 의원(국민의힘)안,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안,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안,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안, 정부안 등이다.

 

형법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권인숙·이은주·박주민 의원안 등은 낙태죄 조항 삭제, 조해진 의원안 등은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인한 임신종결의 경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조항 신설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안은 임신 14주까지는 처벌하지 않고 24주까지는 사유에 따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조항 신설이 중심이다.

 

다만, 대체입법 시도가 2020년 10월에야 시작, 정부안은 11월에야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민사회 등과의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헌재가 정한 대체입법 시한이 지나, 이후 국회 내 논의가 동력을 잃으면서 시도 자체가 멈췄다.

 

각 형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들 역시 지난 2021년 2월 형법 개정안 논의가 유야무야된 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꺼번에 소관위(복지위) 논의가 진행되고 후속 논의가 그친 상황이다.

 

■ 미뤄지는 논의에 불법 약물 횡행

 

이에 따라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따라 임신종결을 허용하는 사유를 제 14조를 통해 정하고 있다. ▲강간에 의한 임신 등 사유가 있고 ▲배우자 등의 동의가 있고 ▲약물 등이 아닌 수술을 통한 임신종결에 대해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우선 인공 임신중절 수술 관련 정보를 얻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내 네 곳의 산부인과 전문병원에 온라인으로 문의한 결과, 한 곳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을, 다른 한 곳에서 방문 전까지 수술 비용 등 관련 사안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모두 '임신중절 산부인과' 등으로 검색해 찾은 곳이었다.

 

미프진 등 약물의 정식 도입 역시 미뤄지면서, 여전히 출처 확인이 어려운 음성적인 '직구'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본지가 진행한 낙태죄 폐지 관련 네이버 블로그 기사 아래 달린 댓글을 통해 연결한 한 미프진 판매 업체는 "구매가 가능할까요"라고 묻자 즉각 임신 주차에 따른 약물 복용 종류, 몇 개의 알약이 배달되는지 등을 상세히 알리고 "부작용, 후유증이 없고 과다출혈도 없다", "지금까지 실패한 적도 없다"고 홍보에 나섰다.

 

이전에 다른 고객과 진행한 상담내역 일부를 공유하기도 했다. 

 

당국은 미프진 미소의 빠른 정식 판매를 위한 국내 가교 임상 제외 논의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당초 시한인 지난해 11월을 넘어서며 지지부진 미뤄지는 상황이다.

 

■ 약물 35~50만 원 선, 수술은 70~80만 원...불법 약물로 몰려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이 멈추면서, '안전한 임신종결'의 바탕이 되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 논의도 지연되는 모습이다.

 

2021년 2월 정부안을 포함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논의된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남인순 의원의 "건강보험 적용과 관련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질의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임신 주 수 등) 형법상의 낙태가 허용되는 합법적인 범위에 대해 현재 법안(형법 개정안)이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단에서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개정돼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그런 상황을 논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 서울시내 기준, 임신중절 비용은 70~8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현행 모자보건법이 정하고 있는 사유에 따른 임신종료의 경우, 급여가 약 10만 원 정도로 산정된다.

 

현재 불법 약물의 경우 35~5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불법 약물을 차선으로 선택하게 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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