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학생들 시나리오 작성·수어 해설까지 전 과정 참여

▲ '눈으로 듣는 한양' 상설전시 수어 영상(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팝콘뉴스=정찬혁 기자)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은 청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역사 수어 해설 영상을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청각장애인들의 박물관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 향유 장벽을 낮추기 위해 국립서울농학교(교장 김은숙)와 지난 1년간 수어 전시해설 영상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눈으로 듣는 한양' 프로젝트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영상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해 청각장애인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완성했다. 청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박물관과 농학교는 지난해 3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상설전시 교육-시나리오 작성-수어 연습-영상 촬영 등 총 11명이 18회의 워크숍을 통해 함께 영상을 제작했다.

프로젝트 결과물인 '눈으로 듣는 한양' 영상은 전년도에 새롭게 개편한 서울역사박물관 상설전시 '조선시대 서울'을 소개하는 수어 해설 영상이다. 학생들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만큼 내용이 쉽고 자세할 뿐만 아니라 해설 방식과 화면 구성도 신선하다.

▲ 1년간의 교육과정을 기록한 아카이빙 영상(사진=서울시) © 팝콘뉴스


이번 영상은 1인이 수어를 해설하는 기존 방식을 탈피해, 두 명의 친구가 학교 역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물관에서 전시를 같이 보며 대화하는 상황을 설정해 몰입감과 재미를 더했다.

또한 청각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편안히 즐길 수 있도록 수어와 자막, 풍부한 시각자료로 화면을 구성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윤지우 학생은 "우리가 쓴 시나리오가 어떻게 영상으로 만들어질지 자신이 없었는데, 완성되고 나니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용석 서울역사박물관 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청각장애인이 서울 역사를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이와 더불어 비장애인들도 함께 영상을 즐김으로써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공용어인 '수어' 문화에 대한 이해가 널리 확산하기를 기대한다"라며 "이러한 사례가 쌓여 장애인들의 사회적 활동 참여가 더욱 활성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눈으로 듣는 한양' 영상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청각장애인 단체 등에도 배포해 박물관에 오지 않고도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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