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탈모치료제' 공약에 탈모인 커뮤니티들 '청와대에 심어주자' 반색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대선 주자들의 '탈모 치료제' 공약으로 탈모인이 주로 모여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이 뜨겁다. 2030세대 탈모인 중에는 공약을 발표한 후보에게 '뽑자'는 표현 대신 '청와대에 심자'는 슬로건을 만들어 헌정해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탈모 인구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이 탈모로 고민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중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3만 4780명이며, 이중 20~30대 비중은 약 44%다.

탈모 인구의 증가 속도 또한 매우 빠른 것으로 집계된다. 최근 5년간 20대 탈모 환자가 15%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전체 환자 증가율 10%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탈모는 성별, 연령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유전', '남성' 등이 탈모를 상징하는 단어였으나 요새는 유전뿐 아니라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으로 탈모를 겪는 이들도 많다.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탈모 인구가 늘어나는 데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는 MZ세대 분위기를 감지한 헤어케어 시장에서는 모발 두피 기능성 제품을 개발·출시하는 한편 리뉴얼 등으로 시장 분위기를 좇아가고 있다. 더는 향기와 고운 머릿결을 만드는데 필요한 레시피 만으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아이돌 그룹 엠블랙 출신 미르의 친누나인 배우 고은아는 가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방가네'를 통해 모발이식 과정을 낱낱이 공개해 화제가 됐다.

당시 고은아는 "그동안 머리를 모두 뒤로 넘겨 묶는 올백 머리를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말로 탈모 스트레스를 고백하며 "스케줄이 많아 미뤘는데 드디어 수술 날짜 받았다"고 밝혔다.

병원에 동행한 동생 미르는 누나 고은아보다 먼저 모발이식을 경험하기도 했고, 비슷한 연령대에 같은 직업을 가진 누나의 고민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병원비까지 대신 결제해 줄 정도로 모발이식을 적극 추천했다. 방송에서 시술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은아 씨가 이식받은 모낭은 총 1680모(낭), 모발 개수는 3000모라는 정보를 놓고 비절개 시술을 가정해 계산하면 대략 300~400만 원 정도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모발이식 전문병원에 따르면 비절개로 4000모를 심을 경우 400~500만 원 비용이 든다고 한다.

고은아 외에도 야구선수 출신 배우 윤석민, 홈쇼핑에 단골 출연하는 스타일리스트 김우리, 개그맨 이휘재 등 많은 연예인이 모발이식을 고백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중에게 외모를 어필해야 하는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중에서도 모발 이식 시술을 받고 시술 전후 사진과 함께 만족감을 드러내는 후기를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모발이식 수술은 드라마틱한 외적 변화 및 스트레스 완화 같은 긍정적인 효과만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이식한 자리의 머리카락이 계속해서 빠진다거나 전에 없던 가려움에 시달리는 등 개인마다 다른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다. 무엇보다 모발이식 비용은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감당하기에는 꽤 큰 비용이다. 때문에 이들이 모발이식 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탈모 예방 샴푸를 사용하고 탈모 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43세 A씨는 집안 남성 중에 탈모인이 단 한 명도 없지만 30대에 사업 실패 및 빚 독촉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탓에 수년간 탈모약을 복용했다.

그는 "탈모약은 프로페시아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건강보험 적용돼 저렴해지면 다시 먹을 생각은 있다. 예전에 활동했던 삼탈모라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거기서 사람들이 머리카락 한 가닥이라도 나면 인증샷 올리고 그랬는데 다들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나 같이 머리털 없는 사람에게는 진짜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 대선후보들, 털털한 공약으로 탈모인들에 격렬한 환영

이처럼 털어놓지 못할 고민을 지닌 탈모인들 앞에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맞춤형 공약을 내놓으면 격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이재명 후보는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선심성 공약이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탈모로 스트레스 받는 이들은 "역대 최고 공약이다", "머리털 나서 머리털 다 빠질 때까지 이런 공약은 처음이다" 등 폭발적 반응으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튿날에는 안철수 후보도 탈모인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방법 면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차이를 보였다.

안 후보는 5일 자신의 SNS에 "카피약의 가격을 오리지널약의 30~40%까지 떨어뜨리면 1정당 600~800원 수준이 되고,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지 않아도 탈모인들의 부담을 대폭 경감시킬 수 있게 된다"며 "저렴하고 효과 좋은 탈모 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을 대폭 지원해 신약을 개발하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께서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제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공약 실현 방안을 밝혔다.

이 후보의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대해서는 "곧 고갈될 건보재정은 어디서 만들어 오겠나"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건보재정 및 포퓰리즘 공약 등으로 비난받는 데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6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연간 수십조 원 (건보) 지출 중에 1000억 원 정도 가지고 퍼주기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는 스케일링을 보험 적용해줬다. 엄청난 것이다. 그때는 퍼주기라고 안 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지인 중에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현재도 많다. 정말 고통스러워하고, 약값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며 "젊은 사람 중에서 투약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 연애, 취직, 결혼도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웃을 일이 아니고 정말 그렇다고 한다. 탈모가 아닌 사람은 이해를 못 한다. 정말 큰 상처인데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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