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되는 법
새해에는 순기능적 가족 기능을 회복하자

▲ (사진=픽사베이) © 팝콘뉴스


(팝콘뉴스=김재용 기자)새해 들어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부자 되기, 집 마련, 연봉 높은 회사로의 취직, 연애 성공 등등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것이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주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곳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하면 다소 고리타분한 소리 같지만, 그것이 사실인 것을 어찌하랴. 그것은 가족이다.

무엇보다 가족은 생명 본원의 의미가 있다. 우리가 일상 속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것을 가족의 품에서 해소한다. 내가 만약 돈이 없어서 굶을 처지라면 가족에게 의지해서 생존을 이어간다. 가족에서 내 생(生)이 시작되고 가족에서 내 생(生)이 끝난다. 또한 가족은 개인의 윤리 규범의 근간이 되며, 개인의 자아 성취 구현의 본질적 관계가 된다. 일반 사람들에게 부모는 현재 자기 성격이나 사회생활 속 윤리 규범의 원천이며, 하나의 내적 도덕법칙처럼 존재한다. 이처럼 가족은 개인의 삶에 있어서 본원적이다. 따라서 가족관계가 파괴되면 개인은 여러 가지 심리적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가족의 기능이 파괴되면 모든 면에서 인간의 심성은 위기를 겪고, 가족이 화목하면 인간은 모든 면에서 심성의 온전함을 실현한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치고 화목하지 않은 가정이 없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치고 화목한 가정을 지닌 사람은 없다. 현대인의 심리적 문제의 일차적 원인을 심리학자들은 가족에서 본다. 심리적 이상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주로 병리적 가족관계 속에서 허우적댄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되는 법

우리의 전통 사상인 유교 사상에서도 부자유친의 도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부자유친 하면 부모에 대한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효를 연상하지만 본래 의미는 그것이 아니다. 부자유친은 자녀가 부모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효를 통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부유별 또한 남녀의 차별을 규정하는 게 아니다. 남녀가 서로 다르므로 더욱 존중하고 배려하라는 것이 유교 사상의 본질이다.

우리는 가족 하면 그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가족 구성이야말로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지는 체계이다. 즉 건강한 가족관계가 무엇인지 배워야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동안 가족관계를 배워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가부장적인 가족 문화의 전통 탓도 있지만 당연히 존재하는 것은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도 있었기 때문이다. 공기의 존재는 당연하지만, 사실 그 구성은 엄청나게 복잡한 우주 체계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가족학'을 연구하는 현대의 많은 학자들은 가족도 이와 마찬가지로 본다. 따라서 건강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가족의 특성

앨라배마 대학의 가족학 교수인 닉 스티넷(Nick Stinnet) 박사 연구팀은 세계 27개국 1만 8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종교, 인종, 사회계층, 교육 수준을 모두 포괄한 모든 유형의 가정을 20년간 자세히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는 모든 문화가 공통적으로 지닌 건강한 가정의 6가지 특징이 발견됐다.

건강한 가족의 특성으로는 먼저 가정에의 헌신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헌신은 무조건 물질적인 것을 대주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측면이 강하다. 알 수 없는 미래를 바라보며 죽을 때까지 가족이 모두 함께하겠다는 의지적인 측면을 말한다. 건강한 가정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건강한 가족은 그렇지 않은 가족보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 함께한다고 해서 거창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것이며, 부정적인 것을 함께하는 의미는 아니다.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 어떤 과제를 함께 풀어 가는 것, 함께 캠핑 가는 것, 함께 휴일을 보내는 것 등을 포함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사랑의 표현은 아이들이 필요로 할 때 함께 있어 주고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주는 것이다.

건강한 가정은 가족원들이 정기적으로 서로에게 감사와 애정을 많이 표현한다. 진지하게 칭찬해주고 정서적으로 서로를 세워주고 격려와 확언의 말을 해준다. 한국이나 동양의 가족은 가족끼리 감사와 애정의 표현을 하는 것을 다소 어색해하는 데 이런 습관이 가족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현대 이기적인 성과주의 사회에서는 타인을 칭찬하는 것에 매우 인색하다.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모두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면서도 그 속에서 무언가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이차적 인간관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정서적 결핍을 일차적 인간관계인 가족에서 충족한다면 정서적 결핍에서 비롯되는 반사회적 행위의 충동성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영적으로 헌신된 가족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더 만족해하며 더 건강한 특성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영적으로 헌신된다는 표현은 기독교적인 문화권의 표현이기도 하다. 사실 '영적'이라는 표현은 기독교 문화에서도 상당히 관념적인 표현이다. 이런 애매한 표현이 오히려 실천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영적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니 무엇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이 어려운 것이다. 동양정신치료의 대가인 이동식 선생(前 고려대 의대 교수)은 이것을 우리 식으로 표현해 '자비심, 은총, 베풂' 등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또한 건강한 가정도 위기를 겪지만,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식이 다르다. 가족원은 서로 지원체계가 되어 가족들을 더욱 가깝게 결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가정의 특성은 긍정적이고 좋은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자기 생각이나 욕구 감정 표현을 하는 데 능숙하다. 자기가 듣기 싫은 소리라고 해서 가족의 감정 표현을 막거나 거부하지 않는다. 되도록 경청해주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한다. 가족이 잘못했더라도 무조건 야단치지 않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으로 자기 잘못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건강한 가족의 특성이다. 건강하지 못한 가정일수록 가족끼리의 의사소통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나의 가정이 어떠한 모습인지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역기능적 가정이라면 순기능적 가정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참고자료

『가족상담』. 김유숙, 학지사, 2015

『도정신치료 입문』, 이동식, 한강수,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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