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서 청년층 주택담보 대출기준 완화 의지 밝혀
'청년주택' 6만 호 5년간 공급 계획에 LH보다 싼 '로또 주택' 구상까지 언급


(팝콘뉴스=박윤미 기자) 차기 대권 주자들의 청년 민심 잡기 행보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가 28일 하루 동안 청년과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를 장식했다.

윤석열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청년들에게 대출을 많이 해 주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 발언은 청년층에 대한 주택담보 대출 기준 완화를 뜻하는 것이다.

윤 후보는 "청년은 (상대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주택담보대출비율을 높여도 부동산 대출채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작다"며 "주택시장에 적정한 주택이 공급되게 해서 가격을 안정시키면 집값이 치솟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보유 자산을 다른 쪽 재테크에 쓰지 집을 깔고 앉아있는 데 큰 자산을 쓸 필요가 굳이 없다. 그렇게 해서 전세나 월세 쪽으로 전환이 되면 청년들이 집을 구할 룸이 넓어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연간 10만 호씩 임기 중에 50만 호를 공급할 것"이라며 "청년주택 6만 호, 역세권 첫집주택 4만 호 이렇게 해서 청년주택 6만 호를 5년간 공급할 생각이며 원가로 해서 LH에서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그야말로 들어가는 비용과 금융비용까지만 딱 포함한 것이라 심지어 '로또 주택'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공급하겠다"는 다소 세부적인 구상까지도 밝혔다.

윤 후보는 청년들의 특성을 반영, 직장 밀집 지역에 소규모 원룸형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현 정부가 규제를 통해 민간 공급을 강하게 억제하는 바람에 몰리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집값이 폭등했고, (이로 인해) 필요한 곳에 공급이 되지 않았다는 개인적인 해석을 내놨다. 때문에 윤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서울과 대도시 등 필요한 곳은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윤 후보는 "과거에는 아파트 층수가 낮았지만 (요즘에는)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이 되고 개발이 돼서 고층 아파트들도 살기 좋은 고급주택으로 바뀌었다"며 "저는 규제를 풀어서 필요한 곳에 수요에 맞는 주택들을 대단위로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부동산 가격을 좀 안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사회적 약자, 청년,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부분만 공공개발로서 담당해야 한다"며 "나머지는 민간에 규제를 풀어 신규주택을 건설하도록 해 시장에 공급되도록 유인하면 아파트값이 치솟을 정도의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정리했다.

■ 윤 후보 "중국과 한국 청년 서로 싫어해"

같은 날 윤석열 후보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간담회 중 "현 정부가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써왔지만, 한국 국민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 등 다소 주관적인 발언을 해 여당 등으로부터 다소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윤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하는데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서로가 굉장히 호감을 느끼고 사업이나 문화협력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내고 호의적이었는데 현 정부 들어 중국 편향 정책을 들고 미-중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게 끝났다"고 부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문재인 정부의 어떤 정책이 중국에 편향적이었으며, 어떠한 이유로 한국과 중국 간에 사이가 멀어지게 됐는 지와 같은 납득할 만한 사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당 측에서는 "중국 혐오에 가까운 발언이었다", "외교적 망언" 등과 같은 강한 비판이 일었다.

강선아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즉각 발언대 앞에 섰다. 그는 "미·중 경쟁이 날이 갈수록 첨예화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지도자라면 정교하고 정밀한 발언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은 물론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할 역량이 필수적이다"라며 "안보와 경쟁, 기후 문제 등에 있어 중요한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말 한마디로 이처럼 쉽게 부정해버리는 윤 후보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외교를 감당할 수 있겠냐"라고 윤 후보의 자질을 의심했다.

이에 국민의 힘은 "문재인 정부의 대중 굴종 외교가 국민의 반중 정서를 초래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장영일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당당하지 못한 대중 정책이 결국 한중 관계의 악화와 양국 국민 특히 청년 세대들의 정서적 갈등 심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며 "원인은 문 정부의 외교 실패에 있다"고 윤 후보의 발언이 현 정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했다.

■ 중앙대학생위원회 7인과 비공개 면담

윤 후보는 이날 저녁 시간에도 청년들을 만나 정책 회의를 가졌다. 윤 후보가 만난 이들은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인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영입을 반대하며 시위까지 벌인 청년들로, 면담은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하나 된 국민 모두에게 듣겠습니다'라는 주제 아래 열렸으며 중앙대학생위원회 7인이 참석했다.

이들을 비롯한 수십 명이 반대 시위하던 당시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에 머물고 있던 윤 후보는 "청년의 쓴소리를 듣겠다"며 이번과 같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먼저 말을 꺼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후보는 "추운 날씨에도 여러분이 당사 앞에서 시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분의 성명서도 전달받았다.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진정한 양성평등은 바로 공정을 잃지 않는 것이다. 젠더 갈등을 넘어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치열한 토론이 가능한 민주정당이다"라며 "함께한 청년을 포함해 2030세대의 목소리를 보다 진정한 마음으로 경청하고 여러분들 목소리를 잘 새기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직접 빨간색 목도리를 매주며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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