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번째 취미, '프랑스자수'

▲ (사진=수노아프랑스자수) © 팝콘뉴스


(팝콘뉴스=강나은 기자)*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하고 싶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당연히 필요한 일이겠죠. 하지만 취미를 묻는 말에 잠시 고민하게 된다면, 현재 내 삶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만약 시간이 넉넉한데도 떠오르는 취미 하나 없다면, 새로운 취미에 맛들일 기회가 아닐까요?

예술의 중심지로 알려진 프랑스의 이름이 붙은 프랑스자수는 어떤 모습일까? 흔히 자수를 2차원적인 천에 놓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프랑스자수는 특별한 수놓기 방식으로 인해 동물의 보드라운 털, 꽃잎의 여리여리한 잎맥도 표현할 수 있어 더욱더 예술적이다. 늘 지니는 소품에 활용하면 미적 감각과 손재주를 동시에 뽐낼 수 있는 프랑스자수의 세계로 초대한다.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낸 다채로운 질감 표현


프랑스자수는 십자수와 같은 실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 모습은 십자수와는 전혀 다르다. 십자수가 네모 칸에 딱 맞게 모자이크처럼 그림을 그려간다면, 프랑스자수는 도안대로 따르지 않아도 되고, 나름의 자수법으로 색다른 표현을 한다. 십자수가 한 가지 기법으로 짜인 대로 놓는 자수라면, 프랑스자수는 몇백 가지 기법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훨씬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자수다.

덕분에 프랑스자수는 다른 자수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모습도 재현해낸다. 강아지의 보들보들한 털, 꽃잎의 여리여리한 잎맥, 나무 볏짚의 까끌까끌함까지도 새겨넣는다.

또한, 여러 소품에 자수를 놓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마스크나 에코백 등 모든 종류의 천은 물론, 와이어 위에 자수를 놓으면, 실제 꽃 한 송이처럼 연출할 수도 있다. 입체적인 표현도 할 수 있어 2차원 천에 자수를 넣어 바구니 모양을 완성하기도 한다. 마치 바구니가 튀어나와 있는 것처럼 보여 평면 자수보다 재미를 준다.

▲ (사진=수노아프랑스자수) © 팝콘뉴스


프랑스자수로 미적 감각과 손재주 뽐내기


만약 구멍이 나거나 이물질이 묻어서 입기 어려워지거나 쓰기 어려운 소품이 있다면, 오히려 프랑스자수를 활용할 기회가 생겼다며 기뻐할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와펜을 단 듯, 포인트가 되어주면서도 손재주를 자랑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이러한 기회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면, 포인트를 주고 싶거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을 때 다양하게 프랑스자수를 활용해도 좋다. 티셔츠나 양말 한쪽에 새긴 조그마한 자수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프랑스자수는 작품이 완성되기 전 자수를 놓는 시간마저도 매력적인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프랑스자수를 놓는 시간만큼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흘러가므로 늘 짧게 느껴진다. 그만큼 자수에 있어 집중력이 향상되고,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프랑스자수를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면 성취감이나 집중력을 크게 높일 수 있어 그 반응이 뜨겁다. 2년에 걸쳐 노인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에서 수업을 진행해왔던 수노아프랑스자수 김애경 강사는 현장에서 이런 프랑스자수의 효과를 자주 느끼곤 했다.

"자수는 조금만 능숙해져도 예쁘게 표현이 되다 보니 성취감이 굉장히 높아지죠. 또 이동하지 않고, 간단한 재료로 집에서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수강생 중 프랑스자수를 배운 뒤, 다음 강의 시간에는 혼자서 작품의 진척도를 높여오는 수강생도 있으니, 기초만 접한다면, 혼자서 이어가기 적당한 취미로도 좋다.

프랑스자수에 필요한 것은 자수를 놓을 바탕이 되는 천과 실, 자수바늘이 전부다. 그 외에 절삭력이 좋은 가위나 수성펜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소박한 재료만으로도 화려한 작품을 남길 수 있으니 재료 준비에 대한 부담도 덜어놓아도 된다.

▲ (사진=수노아프랑스자수) © 팝콘뉴스


겨울 취미로 딱, 프랑스자수로 따뜻한 겨울 보내기


프랑스자수를 처음 접한 초보자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프랑스자수 관련 서적을 참고해 프랑스자수를 놓는 방법과 도안을 참고해도 좋다. 또한, 인터넷으로 본인이 놓고 싶은 자수의 도안을 출력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전에 주의해야 할 점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실을 한 가닥 빼려다가 전체 실뭉치를 엉키게 하는 것이다. 프랑스자수에서는 여섯 가닥이 하나로 뭉쳐있는 묶음 중에서 실 두 가닥, 세 가닥만을 사용할 때도 있고, 여섯 가닥 모두를 사용할 때도 있어서 실을 한 줄씩 나누어야 하는데, 먼저 실 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다음으로 도안을 옮길 때도 도안을 잘못 그려두면 수를 놓은 뒤에도 밑선이 다 보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프랑스자수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 몇 가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웃라인 스티치는 주로 선을 표현할 때 쓰이고, 꽃줄기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두 번째로 자주 쓰이는 스티치는 레이지 데이지 스티치로, 꽃이나 잎을 표현할 때 활용되고, 고리 모양을 만들어 수를 놓는 방식이다. 세 번째로는 물고기 뼈의 모습과 닮았다는 의미에서 나온 피시본 스티치로, 주로 나뭇잎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인다.

이제 곧 겨울이 온다. 프랑스자수로 스웨터나 털 가방에 자수 하나를 놓기 시작한다면, 따뜻해 보이는 장식이 더해져 더욱 애착이 가는 옷과 소품이 되지 않을까. 담요를 넣고 손으로 꼼지락 할 수 있는 프랑스자수를 놓는 시간 역시도 올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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