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인파 우려에 이태원·홍대 등 유흥주점 밀집 지역 '특별단속'

▲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이달 중순 서울시에서는 점검을 시행했다.(사진=서울시 제공)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핼러윈데이'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는 데다 그 시기가 '위드 코로나' 시작일과 겹치면서 그동안 주로 실내에서 생활해야 했던 청년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당국 등은 이 시기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할 수 있다며 만반의 대비 중이다.

10월 31일은 핼러윈데이(Halloween Day). 이튿날인 11월 1일은 코로나19 방역체계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되는 날이다. 그간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됐던 운영시간 제한 규제는 이날부터 완화된다. 따라서 이번 핼러윈데이는 그야말로 일상을 염원했던 사람들의 마음에 자유의 불씨를 댕기기에 충분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유흥시설과 콜라텍, 무도장은 자정까지 문을 열 수 있고, 이를 제외한 식당, 카페 등 모든 다중시설은 운영시간 제한이 완전히 풀리면서 24시간 영업할 수 있다.

이에 서울시는 MZ세대는 물론 외국인 등의 인파가 밀집될 것으로 예견되는 유흥시설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이달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총 일주일간 민생사법경찰단 및 법무부 등 12개 기관 200여 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합동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번 점검에 앞서 시는 단속 대상 지역을 대상으로 정부 방역지침보다 강화된 '핼러윈 주간 서울시 특별방역 지침'을 수립하는 한편 지난 12일에는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홍대걷고싶은거리상인회, 한국외식업중앙회와 간담회를 했다.

서울시의 특별방역 지침으로는 ▲업소 좌석 30% 비우기 ▲핼러윈데이 전·후 영업점 종사자 선제 검사 ▲이용객 자율 선제검사 등이 마련돼 있다.

시에 따르면 단속 대상 지역은 홍대 주변과 이태원, 강남역 주변 등 그야말로 MZ세대들의 아지트라 할 수 있는 곳들이다. 시에서는 이번 단속을 위해 식품정책과, 민생사법경찰단, 외국인다문화담당관, 건강증진과의 총 4개 부서가 팔을 걷어붙인다.

단속 내용은 ▲출입자 명부 관리 ▲사적 모임 인원 제한 ▲테이블 간 거리두기 ▲춤추기 금지 등이다. 특히 이용객 밀집도 완화와 관련된 음식점 방역 수칙 준수 여부에 대해서는 중점 점검이 이뤄진다. 밀폐된 장소에서 집단 파티 등을 여는지 등의 여부를 살펴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점검 중 방역 수칙 위반사항이 발견됐을 때는 운영 중단 또는 과태료 부과와 같은 행정조치에 처한다는 방침이다. 이뿐만 아니라 형사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 핼러윈데이 장식품을 곳곳에 배치한 김포의 한 아틀리에(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한국 사회에 놀이문화로 정착한 '핼러윈'


핼러윈은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원래는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치렀던 작은 지역축제였다. 그러나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100만 명의 아일랜드인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핼러윈 축제는 미국 땅에 뿌리 내렸다.

미국의 각 가정에서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호박에 눈, 코, 입 모양을 내 잭오랜턴(Jack-O'-Lantern)을 만들거나 '거미', '거미줄' 같은 모형의 소품으로 집을 장식한다.

핼러윈데이에는 많은 사람이 귀신 분장을 하는데, 이는 악령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귀신 복장과 분장을 함으로써 소위 귀신을 속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핼러윈을 떠올릴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은 바로 어린아이들이 남의 집 문을 두드려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받아오는 것인데, 이를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라고 한다. 원래는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것에서 유래한 풍습이었다.

이처럼 핼러윈은 미국의 축제일 뿐 우리나라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화지만 핼러윈데이를 며칠 앞둔 요즘, 곳곳에서는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인테리어를 중요시하는 카페 등은 물론 1000원, 2000원 하는 가격의 물건을 파는 생활용품 판매점 등에서는 아예 입구에 핼러윈 소품을 쌓아두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집과 학원 등에서도 핼러윈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중이다. 많은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에서는 이번 주 중 '핼러윈 파티 날'을 정해 행사를 치른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주 시청자인 한 TV 채널은 대놓고 핼러윈 분장을 한 어린이들을 출연시키는 등 핼러윈 마케팅으로 한창이다.

▲ 핼러윈데이 준비 중인 한 퍼포먼스 미술학원(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코로나19가 지금처럼 창궐하기 전에는 많은 유튜버들이 이 시기 핼러윈을 즐기는 모습을 앞다퉈 방송에 내보냈다. 이태원에서는 카메라를 들고 축제를 즐기는 유튜버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서는 핼러윈을 태그로 한 게시물이 쌓여가고 있다.

이처럼 핼러윈은 이제 한국에서도 '축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즐기기에 급급한 젊은이들을 걱정하는 일부의 목소리도 유의미하지만, 미국 문화를 추앙한다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하나의 놀이문화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행정당국에서는 이번 핼러윈데이만큼은 최대한 자중해야 한다며 시민 각자의 노력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시민들의 헌신적인 방역수칙 준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도 있는 날"로 보고 "업계의 자율방역과 실효성 있는 현장 단속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핼러윈데이 주간의 모임 자제를 비롯해 마스크 착용 및 방역수칙 준수 등에 대해서 신신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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