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실효성 있는 탈시설 로드맵 요구 기자회견

▲ 2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에서 장애인 탈시설 권리 명시 촉구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에는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상임대표, 김종옥 이사, 전순경 이사 등이 자리해 발언을 진행했다 (사진=전장연 유튜브 캡처) ©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시설폐쇄를 반대하는 (장애인)부모들은 '시설에서 나가면 죽음'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탈시설 계획이 없기 때문입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상임대표)

2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여의도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 등에서 정부에 실효성 있는 장애인 탈시설 계획(이하 로드맵)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부는 2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옥상 투쟁은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 발표에 앞서, 장애계가 지난달 30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속 시위의 연장으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상임대표, 김종옥 이사, 전순경 이사 등이 목소리 냈다.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윤종술 상임대표는"시설폐쇄를 반대하는 (장애인)부모들은 '시설에서 나가면 죽음'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탈시설 계획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현재까지 각 지자체가 장애인 입주민에게 최대 24시간 지원을 제공하는 '지원주택' 등 탈시설 정책을 운용하고 있고, 일부 장애인 거주시설이 자발적 폐쇄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중앙 정부 수준의 정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8년 탈시설민관협의체를 조직하고 로드맵 발표를 기약했으나 발표 시한이 2018년 말, 2019년 상반기, 2019년 하반기, 2020년 11월, 올해 8월로 연달아 미뤄지면서 장애계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최종안에 장애계가 요구해 온 '탈시설 명시', '시설 지원 중단'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장애계가 지적에 나선 상황이다.

윤종술 대표는 "오늘 오후면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애인이 지역사회에 살 수 있게끔 하는 (지원) 내용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내용으로 통과된다면, 그 책임은 장애인 부모, 가족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등 장애인 부모가 탈시설 정책 마련 반대에 나서는 데 대해서도 시설생활에 대한 수긍이 아니라, 정부가 자기 책임을 정확히 선언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윤 대표는 "(장애인 부모들 사이에서) 아이가 나보다 하루 먼저 죽는 것을 꿈꾼다는 말이 흔하다. 잘못된 세상"이라며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장애인 자녀가)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24시간 지원체계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2일 주디 휴먼 미 국무부 장애인인권특별보좌관, 유럽자립생활네트워크, 발리더티 등 해외 장애계가 국내 탈시설 로드맵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외 장애계는 "로드맵에 시설 소규모화에 그치는, 시설 유지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탈시설을 장애인의 기본 권리로 인정할 것, 탈시설 용어를 법률에 사용할 것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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