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 모여 따뜻한 희망 그려가는 (사)큰별나눔봉사회

▲ 큰별나눔봉사회 회원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박윤미 기자)* 울타리[fence]: 모든 사람이 가족과 이웃이 되는 이야기들.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부모와 가정, 학교 같은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간혹 울타리 없는, 누구보다 울타리가 필요한, 울타리 밖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스스로 울타리를 걷어찬 이들도 있습니다. 코너 [울타리]는 그런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독자들의 관심이 그들에게 필요한 울타리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설한 코너입니다. 기사를 읽는 동안만큼은 마음의 울타리를 활짝 열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7년 늦가을, '(사)큰별나눔봉사회 장학금 전달식'이 있던 날, 장학금을 받은 10대 소년은 봉사회 회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고모, 오늘 의미 있는 하루를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이 방황하던 시기에 고모를 만나 좋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친구들이 좋은 고모를 둔 저를 부러워해요. 저도 고모가 하시는 일 옆에서 지켜보며 꼭 고모 같은 좋은 사람이 돼야지 하고 다짐하고 있어요."

4년이 지난 지금, 그 소년은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약속처럼 좋은 방향을 보며, 큰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큰별나눔봉사회 회장 박경숙 씨는 당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복기하며 "(언제 봐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감상에 빠진 것도 잠시. 박 회장은 급히 스마트폰을 두드렸다. 그리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지난달 개최한 '청소년의 달 장학금 행사'에 (사)큰별나눔봉사회에서 추천한 청소년 몇이 대상자로 선정됐던 터라, 그날 관련한 일을 봉사회 식구에게 묻기 위해서다.

지난달 25일 강서경찰서에서는 '청소년의 달 장학금 행사'가 개최됐다. 코로나19로 시국이 혼란스러운 만큼 최소한의 인원만 초청한 가운데 열린 비대면 행사였지만 (사)큰별나눔봉사회에게 이 행사는 널리 자랑하고 싶은 경사였다.

그도 그럴 것이 큰별 봉사회에서도 회원과 후원자 등의 도움으로 매년 자체 장학금 전달식을 열고 있지만, 이렇게 외부기관에서 그것도 경찰서에서 큰별이 추천한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는 일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정현우 과장과 정용근 팀장이 지역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두고 (사)큰별나눔봉사회와 뜻을 같이하면서 만들어질 수 있었던 자리였다는 게 박경숙 회장의 자랑을 곁들인 전언이다.

박경숙 회장은 "우리 큰별의 여러 가지 활동이 외부로 알려지며, 도움을 주고자 하시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 애들(장학금 받는 청소년들)이 강서경찰서에서 이렇게 장학금 받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 (사)큰별나눔봉사회 박경숙 회장, 강서양천교육청 심금순 전 교육장과 함께(사진=팝콘뉴스) ©팝콘뉴스

(사)큰별나눔봉사회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 결성된 순수한 봉사모임이다. 어른 노인 할 것 없이 사정이 어려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다.

그중 가장 주력하는 것은 '청소년 장학사업'.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강서구의 지역 특성이 봉사회의 발족의 단초였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큰별의 전신이 1999년 결성된 '가정방문간호사들의 자조모임'이라는 사실만 놓고 봐도 알 수 있다.

"가정방문 간호를 다니다 보니 어려운 애들이 의외로 많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지역에 돈 많고 훌륭하신 분들하고 연결도 시켜주고, 학원 원장님 만나서 '얘 공부 좀 시켜주세요' 부탁도 하면서 이렇게 계속해 왔다. 그때 그 애들이 자라서 대학도 나오고 취직도 하고 결혼해 아기 낳았다고 인사도 오고, 어떤 애들은 큰별 봉사회 회원을 하겠다고 하는데 어찌나 감동인지. 신경 안 썼으면 비뚤어졌을 애들이 다 어엿한 사회인이 돼서 자기 앞가림하고 밥 벌어 먹고사는데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그 아이들 지금은 다 내 아들딸이고 조카다."

실제로 청소년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던 많은 청소년이 큰별 회원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가거나 취직했다. 이후 가정을 꾸려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청소년들을 돕는데 나서고 있다. 박경숙 회장은 바로 이러한 포인트가 '큰별'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혀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던 아이들도 큰별을 만나 방황을 끝내고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때면 심신이 고된 순간에도 힘을 낼 수 있다고.

큰별은 올해 늦가을에도 매년 그랬던 것처럼 연중 가장 큰 행사인 '장학금 전달식'과 '청소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없었던 터라 올해는 회원 모두가 학생을 만나 눈 맞추고 악수하며 덕담하는 평범함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행사에 후원자들을 초청해 "여러분의 도움이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킬는지 기대하시라"는 장담 또한 할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

▲ 코로나19로 행사 없이 장학증서와 장학금만 전달했던 (주)큰별나눔봉사회. 당시 장학증서다. 왼편에 박경숙 회장의 편지가 눈에 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박경숙 회장은 "누가 보면 나 혼자 애들 장학금 주고 그런 줄 알겠다"며 "큰별은 우리 회원들이 정말로 열심히 함께 해주고 있어서 이만큼 올 수 있었던 모임이고, 또 다른 모임과는 다른 점이 내가 간호사다 보니 하나로한방병원, 서울안심내과, 한국의료재단, 홍익병원, 치유본한방병원, 메트로치과 등 많은 의료기관이 후원해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 일을 20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잘 자란 우리 애들(청소년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쪽에는 큰별 봉사회 식구들의 '열정' 그리고 후원자들의 '진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큰별 봉사회 장학증서에는 박경숙 회장의 편지가 동봉돼 있었다.

거기엔 "첫째: 나(큰별 봉사회)와 인연이 되어주어 고맙고, 둘째: 많은 장학금을 못 주어 미안하다. 하지만 이런 인연으로 너희가 자라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르치고 싶어 몇 년 전부터 이런 행사를 하게 되었단다. 앞으로 너희의 고모, 이모가 되어 줄 수 있어 지금 행복하다"는 그녀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