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발 든 사람들이 '괜찮다'고 얘기할 수 있는 영화 됐으면"

▲ 25일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까치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왼쪽)과 권우정 감독 ©팝콘뉴스

(팝콘뉴스=권현정 기자)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영화제 등 국내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권우정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까치발'이 긴 기다림 끝에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까치발'은 딸 '지후'의 까치발이 뇌성마비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진단에 엄마 '우정'이 느끼는 불안과 죄책감을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인 동시에, 장애아이와 사는 다른 부모들과 진행한 질문과 답변을 담은 인터뷰집이다.

25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까치발'의 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와 권우정 감독이 참석했다.

권우정 감독은 "처음에는 발달장애어머니들의 팟캐스트 다큐, 혹은 인터뷰 다큐를 생각했다. 그러다 '왜 내가 이 엄마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는지'가 궁금해졌고, 관객들의 질문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밖으로 향하던 카메라를 집안으로 돌리면서 (제작된 영화)"라며 영화의 시작을 소개했다.

영화는 엄마 우정이 딸의 '까치발'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권우정 감독의 카메라는 딸의 얼굴에서 딸의 발로, 다른 부모들로 향했다가 엄마 앞에 선 '딸' 우정을 거치고 나서 다시 딸 지후의 얼굴로 돌아간다.

권우정 감독은 "한국 사회 모녀가 갖게 되는 애착, 갈등, 상처 같은 게 있지 않나. 그런 걸 한 번 정리하지 않으면, 그 불안을 아이에게 똑같이 투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머니를 찾아간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 모두가 어떤 관계 속에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지만 불안하게 '까치발'로 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까치발 든 사람들이 '괜찮다'고 얘기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부싸움이나 엄마 우정이 딸 지후에게 화를 내는 장면 등을 가감 없이 담은 것도 영화의 특징이다.

권우정 감독은 "(가편집본을 여러 차례) 모니터링을 했는데, 엄마들 인터뷰 내용이 '좋은 말이지만 '내 삶'과 관계가 없는 것 같다'는 얘기가 들리더라. 인터뷰하며 나는 위로를 받았는데, 당장 지금,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안 들리는 것 같더라"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기까지 갈등의 과정을 나를 통해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장면의 속뜻을 밝혔다.

또, 영화 속 엄마 우정이 헤매는 과정을 통해 "엄마가 곧 아이의 모든 것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김일권 시네마 달 대표는 "사람이 사람을 완벽하게 돌볼 수 없는 게 당연한데, 엄마는 무결점의 신과 같은 존재여야 한다는 이데올로기가 있다. 개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사회·시스템이 그런 관계를 지향해가는 게 좋지 않냐고 묻는 다큐"라고 부연했다.

영화 '까치발'은 오는 6월 3일 개봉 예정이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