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서울 지역 신규 특수시설 설립 이끌어내

▲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진학교' 건립을 위해 애쓴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사진=팝콘뉴스).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자녀들의 학교 가는 '일상'을 지켜주기 위해 무릎까지 꿇고 호소했던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영화화됐다.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위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감독 김정인)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학교 가는 길'을 연출한 김정인 감독을 비롯해 영화에 출연한 학부모 이은자, 정난모, 조부용, 장민희, 김남연 씨가 참석해 영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큐멘터리 영화 '학교 가는 길'은 지난 2017년 옛 강서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부모들은 장애인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호소했고, 당시 2차에 걸친 주민 토론회는 지상파 뉴스에 보도될 만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학교 가는 길'은 "장애인 나가"라는 고성과 야유에도 "지나가다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라며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었던 어머니들의 모정과 발달장애인의 현실이 있는 그대로 영상화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3월, 강서 특수학교 '서진학교'가 문을 열었다. 17년째 멈춰 있던서울 시내 신규 특수시설 설립을 이끌어 낸 것은 사회 부조리에 맞선 용감함과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만들어 낸 기적이다.

이날 시사회가 끝나고 당시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던 이은자 씨는 "국회의원 김성태가 아닌 아버지 김성태로서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

또한 영화에 출연했던 장민희 씨는 "영화 '학교 가는 길'이 비장애인과 발달장애인들이 서로 상생하기 위한 마중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 번씩 봐주셨으면 좋겠고 또 보지 않으시더라도 역사에 남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부용 씨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볼수록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라며 "싫어하는 이유는 결국 낯설고, 잘 모르고, 두려워서 인 것 같다. 선입견과 편견은 자꾸 만나면서 이해하게 되고, 결국에는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인 감독은 "저 역시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토론회 뉴스를 접하게 되면서 2차 토론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온갖 비난과 고함이 오고는 현장에서 조곤조곤 자신의 의견을 강단 있게 말씀하시는 어머님들을 보고 저분들을 주인공으로 꼭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영화 제작 배경에 대해 밝혔다.


당연하게 여겨져 온 등굣길이 누군가에겐 오랜 쟁취를 통해 얻어야만 하는 소중하고 특별한 일상임을 알리는 '학교 가는 길'은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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